2011/01/09 풀뿌리 사회변혁???
오늘 동경 날씨는 맑고 따뜻하다.
내일은 성인의 날이라, 연휴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 끝나가는 방학을 아쉬워하며 천천히 일어나서 어젯밤 읽던 책을 마저 읽고 요가를 하고 늦은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겨울 따뜻한 햇볕이 아까워서 이불을 말리고 빨래를 했다.
작년에 졸업해서 일본 소학교(초등학교) 선생이 된 졸업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기네 학교에 18일 한국에서 초등학교 선생들이 견학을 온단다. 자기는 급식담당인데, 급식 메뉴를 한국어로 번역해 달라는 전화다.
응, 알았어, 컴퓨터 이메일 주소로 보내.
아이들이 한국어 발음으로 메뉴를 알리고 싶으니까, 메뉴의 한국어 발음도 알려주세요.
발음을 어떻게 쓰면 되겠니?
일본어로 써 주세요.
알았어, 해서 보낼 테니까, 그거 보고 다시 전화해.
다른 선생님이 필요한 서류도 한국어로 작성하고 싶대요. 컴퓨터에서 한글을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건, 니가 컴퓨터를 켜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전화해, 그래서 같이 하자고.
예, 알았어요.
아이가 신이 나서 전화를 끊는다.
이 졸업생은 학생 때부터 대학 가까이에 있는 소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자녀들 일본어 학습을 도우는 활동을 했다. 졸업논문도 일본 초등교육에 있어서 미비한 외국인 아동교육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초등학교 선생이 되어서 교육현장에서 뭔가를 해나가려고 모색하는 중이다.
나는 그 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대학에서나 사회인을 상대로 교육을 해보니까, 초등교육이 아주 중요하게 느껴져. 그리고 요즘 일본사회를 보면 초등교육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할 가정교육이랄까, 그런게 제대로 돼있지 않아서 초등교육 책임이 더 무거워진것 같아.
우선 니가 어떤 선생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그리고 지역을 파악해, 어떤 교육을 해 나가야 할지. 거기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근데 사실을 뭔가 실제로 해나가야지 모든게 명확해 지는 것 같아.
내가 보기에는 일본 초등교육에서 새롭게 해 갈수 있는 분야는 참 많은 것 같아. 예를 들어 국제교류 프로그램 같은걸 만든다면 내가 경험했으니까, 내가 도울수 있어.
선생님 진짜예요? 사실 좀 고민했어요. 별 생각없이 선생이 되어서, 나 같은게 선생이 되도 되나, 그러고.
너는 자신이 희망하고 노력해서 선생이 된 거야,
그리고 고민했다는 건 좋은 선생이 될 징조라고 생각해.
나는 항상 니 편이야. 알았어, 같이 고민하자고.
이 친구가 힘을 얻었나 보다. 마치 날아갈 것 같다.
나한테는 너희 같은 학생이 희망이야, 세상이 조금은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야지,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서로가 신뢰해서 좋은 방향으로 모색해야지. 너는 그런 걸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입장이잖아. 내가 항상 응원하고 있어 (우선 작은 것 부터 시작해서 어린아이를 통해서 부모와 지역으로 천천히, 확실히 무언가를 해보자고).
선생님 알았어요. 제가 선생님 학생이었다는게 참 다행이에요.
그래, 고맙다. 졸업하고 나서도 뭔가 힘이 되줄 수 있다는게 다행이지.
그리고 졸업하고 나면 선생과 제자가 이니고 ‘친구’가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