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0 일본, 성인의 날
오늘은 일본 성인의 날이다.
날씨는 맑지만 좀 춥다.
내일부터 학교가 시작된다.
학생 중에도 올해 성인이 되는 학생이 적지 않다.
일본에서는 성인의 날에 각 곳에서 성인식을 한다. 성인이 되는 아이들은 기모노나 슈트, 드레스 등 정장을 입고 성인식에 참가한다. 물론 성인식은 가까운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 전에는 성인식 때 기모노 정장을 입고 사진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금도 기념사진을 찍는다. 특히 여자일 경우는 후리소데라는 미성년, 미혼여성이 입는 소매가 긴 기모노를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 사진이 선볼 때 쓰이기도 했다. 여자들은 성인이 된 기념으로 비싼 기모노를 부모가 사주고 그 걸 친구 결혼식 때등 정장을 하고 나가야 할 때 입는 옷이기도 했다. 결혼을 하면 기모노 염색을 다시하고 소매를 짧게 고쳐서 결혼한 여성이 입는 기모노로 바뀐다. 성인이 된 기념으로 부모가 사주는 기모노는 비싸고 좋은 것을 사서 처음에는 옅은 색이었다가 점점 짙은색으로 염색을 다시 하고 바느질을 다시 하면서 평생 입어간다고 생각했다. 기모노는 뜯어서 빨며, 빨면 다시 바느질을 해서 만든다.
요즘은 기모노를 사는 것 보다, 렌털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거기에는 기모노가 비싸기도 하지만, 그 전보다 기모노를 입을 기회가 적다는 이유이다. 기모노는 입는 것도 자신이 입을 수 없고, 부속품이랄까 부수되는 것들도 많고, 머리도 기모노에 맞게 세트를 해야 하고 옷 손질도 비용이 많이 든다. 보관을 잘못하면 얼룩이 생기고 벌레에 먹힌다. 그리고 행동도 많이 제한된다. 그런 이유로 기모노를 사서 입기보다 렌털을 해서 입는다. 그리고 다른 이유는 기모노보다 서양식 드레스를 입는 게 많아졌다. 예를 들어 친구 결혼 피로연에 갈 때도 익숙치 않은 기모노보다 서양식 드레스가 편한 것이다. 기모노를 입을 기회가 드물어졌기 때문에 성인식이나 대학 졸업 때 만이라도 기모노를 입으려는 학생들이 많다.
일본에서는 아이가 태어나 자라서 만 20살을 어른이 된다는 성인으로 친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어른으로서 자유와 책임을 얻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한 10년 전부터인가 일본에서는 성인식 식장에서 성인이 되는 사람들이 각종 난동을 부려서 뉴스가 되었다. 그 건 한 두 해로 그친 게 아니라 해마다 단골 뉴스가 되었다. 그로 인해 어떤 곳에서는 성인식 자체를 안 하기로 했다.
나도 처음에는 성인식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태를 믿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극히 일부 사람들이 일으키는 소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보면 극히 일부가 아니고 젊은 아이들이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걸 느낀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각큐호카이(학급붕괴)’라는 말이 있다. 그 전에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있다고 했었다. 학생들이 말을 안들어서 도저히 수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각큐호카이가 있다.
나는 경험하지 않았지만, 내가 강의를 하는 대학에서도 그런 수업이 있다고 한다. 물론 학생들은 선생을 봐 가면서 태도를 정한다. 이건 단순히 어느 선생이 나쁘다거나 어느 학생이 나쁘다는 게 아닌 사회적으로 그런 문제가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다. 그리고 그 전에는 대학에 그런 아이들이 입시에서 걸러져 들어올 수 없었으나, 지금은 그런 아이들까지도 대학에 다닌다. 물론, 그런 아이들도 대학을 졸업해서 취직한다. 운이 좋아 취직을 하더라도 사회적응을 제대로 못한다. 얼마없어 회사를 그만두고, 직업을 전전하거나,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이 되기도 한다.
나는 학생들이 그런 태도를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교육이 아닐까 한다. 학교교육 이전에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교육은 가정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 많다. 부모들이 노력에도 불구하고 말을 안 듣는 아이들도 있다. 한국에서도 젊은 아이들이 부모말을 안 듣는 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학교에서 한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이 몇 명인가? 일본에서의 학교교육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가정교육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오늘 성인식 뉴스를 보니 성인식을 맞이하는 인구가 124만명으로 196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라고 한다. 1970년 성인의 약 반수라고도 한다. 개별적인 인터뷰를 보니, “상식을 가진 어른”, “자립할 수 있는 어른”, “책임감을 가진 어른”이 되고 싶다고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말로 표현해야 하는 세상인 것이다. 그리고, 요즘은 어른들도 ‘상식’이 없고 ‘자립’을 못하며 ‘책임감’이 없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나도 20살이면 자신들이 책임능력이 있는 어른이라는 자각을 가져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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