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14 눈 오는 날
오늘 동경 날씨는 아침에 비가 오더니, 금방 진눈깨비로, 그리고 곧 함박눈이 되었다.
그냥 비가 오는 날일 줄 알았는데, 비가 눈이 된거다. 그리고 눈이 소복소복 쌓여간다. 동경에는 눈 오는 게 드물다. 그건 기온이 높기 때문에 눈보다 비가 되기 때문이다. 눈이 내린다면 밤에 내렸다. 아무래도 밤에는 기온이 낮으니까. 작년에도 1월 하순에 눈이 왔었다. 오늘은 연휴다. 따뜻한 방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서 눈을 보는 거라, 한껏 들뜬 기분으로 눈이 쌓여가는 걸 보고 있었다. 눈 오는 날에 힌트를 얻어서 새로운 니트 디자인도 하나 그렸다. 겨울 땅에 눈이 들어갔다. 그런데, 눈이 오늘 계속 내려서 밤에 얼면 곤란하다. 동경은 눈에 익숙하지 않아서 교통이 제대로 기능을 할지 모르겠다. 당장 내일 아침에 역까지 가는 것도 걱정이다. 그러나, 내일 일은 내일 걱정을 하고 오늘은 방에서 눈 오는 날씨를 즐기기로 했다. 이런 날은 고구마를 쪄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데, 고구마가 없다. 이 없으면 잇몸이라고, 이건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다. 감자를 찌고 있다. 감자를 찌면 실내 기온이 올라가고 맛있는 냄새가 나서 여러모로 좋다.
사진은 위에서 아래로 시간차로 찍은 것이다.
첫 번째 사진은 비가 오는 날씨, 밤새에 새순이 많이 자란 것 같다. 나무에 새가 앉았다가 사진을 찍으려니 새가 눈치를 챘나 보다. 새가 날아가는 순간이다. 아침에는 각종 새들이 많이 몰려온다. 그리고 새들이 짹짹거린다. 아침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뜰 때, 괜찮은 곳에서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여기를 택한 것이긴 하다. 비 오는 날씨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함박눈이 되어 눈이 쌓여갔다. 눈이 조금 쌓이니 앞집에서 아이가 썰매를 들고 나와 썰매를 탄다. 마당은 아주 야트막한 언덕인데도 신나게 썰매를 탄다. 혼자서 타려니 그다지 재미가 없는 모양으로 조금 타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눈을 치우는 사람도 있다. 베란다 뒤쪽에서 보이는 공원 숲 나무에도 눈이 많이 쌓였다. 그리고 창문 앞 나무에도 눈이 소복이 쌓여서 마치 꽃이 핀 것 같다. 완전 눈이 쌓였다. 어쨌든 오늘은 눈 오는 날을 즐겨야지. 세상은 연휴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