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9 학기말 스트레스
오늘(수요일) 동경은 맑았습니다.
그래도 밖에서 지내서 추웠습니다. 요새는 학기말이라 아주 바쁩니다. 평소에는 하는 일이 단순합니다. 강의를 중심으로 생활을 하지요. 그런데 학기말이 되면 강의도 잘 끝맺어야 하지만, 채점과 출석도 합계를 내서 강의가 끝나기 전에 학생들에게 보여줍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점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시킵니다. 나중에 점수가 나쁘거나 출석이 모자라서 떨어지는 걸, 미리 알게 합니다. 학생들 중에서는 나중에 자기점수가 부당하다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면 그런 학생들은 내가 자기를 싫어해서 떨어뜨렸다고 개인적인 감정문제로 생각 하더군요. 그 중에는 점수가 높은 학생도 자기가 생각했던 점수보다 낮으면, 자신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 했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도 그 자리에서 학생 자신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선택할 여지를 많이 줍니다. 그 걸 제대로 파악을 못하는 학생도 많지요.
실은 어제도 그런 학생이 있어서 골치가 아팠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요. 그래서 과자를 사다 먹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그 학생에게 좋은 건지 고민 했습니다. 저는 문제 제기를 하는 학생에게도 학생에 따라 진지하게 대응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학생들 중에는 자신이 무얼 말하고 있는지 모르면서 수업내용이나 수업을 하는 방법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 자체나 수업진행 능력자체를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열심히 합니다. 숙제도 잘하고 자기가 스스로 공부를 해와서 봐달라는 학생입니다. 그 반에서는제일 높은 점수를 받겠지요. 근데 평가를 분야별로 나누면 전 분야 최고점수가 아닙니다. 열심히 많이는 하는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자기가 제일 잘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 겨울방학에 과제를 냈는데, 지금까지 배운 거로는 과제를 못한다고, 배우지도 않은 걸 과제로 냈답니다. 실은 11월 초부터 겨울방학 과제를 의식한 수업을 했는데도, 자기가 뭘 배웠는지 모르는 거지요. 거기에다 자기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부정을 했다고 고자질을 하더군요. 학생이 하는 걸 믿지 말라고, 학생들이 하는 걸 의심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도 학생이 부정행위를 하는 건 대충 압니다. 그러나 최고점수를 받는 학생들은 부정을 해서 받을 수 없습니다. 학생들을 잘 보고 있는 사람들은 압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선생을 속인다면, 어느 정도는 속아주는 척하는 것도 선생이 할 일이 아닐까 봅니다. 내가 범죄자 단속하는 경찰도 아니고, 학생들을 범인처럼 의심하고 단속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학생들에게 주의를 줍니다. 내가 부정행위를 알고 있다는 걸… 저도 학생을 오래해서 학생들이 하는 부정의 범위도 대충 압니다. 그런 범위를 넘어선, ‘범죄형’은 강력히 대처 합니다. 이 학생의 문제점은 주위를 제대로 못본다는 것과 일본어 독해 능력이 떨어집니다. 쉽게 말하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요새 일본학생들 일본어 능력이 심각하게 부족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오스트라리안 스터디스 시간에, 토픽이 ‘호주의 문학’이어서 다문화주의가 아주 잘 표현된 단편소설을 시간 중에 읽으라고 했습니다. 학생들이 평소에 책을 안읽어서 독해력이 약합니다. 제대로 읽어내질 못합니다. 읽어내는게 아주 얕습니다. 좋은 걸 먹어도 소화를 못해서 피와 살이 되는게 적은 거지요. 그러니 영양상태가 불량합니다. 문학부 수업, 저는 사회과학이지만, 일본에서는 문학부에 속합니다. 대학강의는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학강의 만이 아닌 모든 공부에 기본 바탕에 언어가 기초입니다. 학생들 언어능력 미달로 강의가 전달이 안됩니다. 일본(어)은 콘텍스트에 의존도가 아주 높은 하이콘텍스트 스타일 문화입니다. 서로가 공유하고 있는 정보가 다르면 이해가 안 됩니다. 말이 안통하지요.
그 전에는 알기쉬운 강의를 한다는 정평이 있었는데, 요새는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