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9 학기말 로봇 구함
오늘도 동경은 맑고 좋은 날씨였습니다.
그런데 기온은 낮았나봅니다. 저는 하루종일 방에서 햇빛 바른 창가에 앉아 일을 해서 날씨가 추운줄 몰랐지요. 저녁 때 밖에 나갔더니 주위 사람들이 완전히 중무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추운 날씨인 줄 알았지요. 온종일 집에서 컴퓨터 상대로 일을 하다 저녁에 토마토 해물 스파게티를 먹으려고 봤더니 스파게티 면이 없어요, 마침 나가보니 석양이 질 무렵이라 보러 공원에 갔지요. 후지산이 깨끗이 예쁘게 보여서 그걸 보고 슈퍼에 갔지요. 스파게티와 과자를 샀습니다. 스트레스에는 과자가 필요합니다. 추운 바깥공기를 쏘이니 기분전환이 됩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컴퓨터를 켜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점수를 입력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오후까지 계속 재미없는 화면을 보면서 신경을 집중했더니 눈도 피곤하고 왠지 피곤합니다. 그리고 나서 새학기에 쓸 책들을 주문했습니다. 영수증을 학교이름으로 받아야 해서 시간이 걸립니다. 어떤 건 영수증 써서 보내달라고 메세지를 쓸 데가 없습니다. 그러는 중에 지진이 나서 꽤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그래도 하던 일을 계속했지요.영수증을 못받은 건 납품서로 처리를 하던지, 골치가 아픕니다. 여기는 3월말이 연도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2월초부터 두 달 집을 비울 예정이라 모든 일처리를 지금 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키고 아침을 먹어가면서 메일을 체크하고 일을 시작했지요. 그리고 나서 계속 기계적인 일을 했더니, 로봇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일본이 여러모로 기술은 발전을 한 나라이지만, 워낙 보수적이고 새로운 걸 도입하는 리스크를 두려워해서 일처리도 효율적으로 못합니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학생들 성적을 컴퓨터로 입력을 하는 것도 정말로 요근래 일입니다. 한 대학은 올해부터 도입했습니다. 아직도 컴퓨터로 입력을 안하는 데도 있고요.
학생들 출석 체크를 하는 것도 학교에 따라 달라서 최근에 빌딩을 새로 지으면서 자동으로 체크하는 걸 도입한 데도 있습니다. 또 핸디 터미널로 일일이 학생증을 읽는 방법도 있습니다. 문제는 수강생이 백 명이 넘는 수업에서 기계적으로 출석체크를 못하는 데도 있다는 겁니다. 학생들 출석을 체크하고 자료를 나눠주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걸 한사람이 다 못합니다. 학생들이 전혀 협력적이 아니거든요. 저는 로봇개발을 했으면 학교에서도 채점을 끝낸 답안지를 로봇이 집계를 하고 입력을 해줬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출석체크 같은 수업진행을 도와주는 것도 로봇이 있으면 좋겠고요.
실은 일본 대학은 그다지 출석을 중요시 하지 않았고 널널했답니다. 제가 학생 때도 시간마다 출석을 체크하는 수업은 몇개 아니였거든요. 강의 기간도 짧아서 일년에 대학은 육개월 정도 밖에 없었지요. 그래도 공부하는 사람은 공부를 했고, 안하는 사람은 안했지요. 제가 다녔던 데도 역사가 있는 명문 사립중 하나인데저희 때가 학력이 아주 높았답니다. 어쩌다가 저는 그 중에서도 좀 실력있는 사람들이 몰리는 그룹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있던 사람들은 대기업이나 신문사를 비롯한 매스컴계통에서 일을 합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우수한 사람들이 매스컴에서 일을 합니다. 그래도 학교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10% 정도라고 했습니다. 학교공부는 열심히 하지않아도 뭔가 하나 씩은 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책을 많이 읽었고요. 그러니까 기초체력이 있었지요.
요새는 학교에서 출석을 체크하는게 당연합니다, 강의도 학기당 15번을 채우라고 합니다. 방학기간도 짧아졌고요, 그렇다고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습니다. 아예 책을 안읽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일본말이 안통하지요.
저는 학기말에 일을 도와주는 우수한 로봇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