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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일본 데모를 응원!

2018/03/13 일본 데모를 응원!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한 날이었다. 어제까지 도서관이 쉬는 날이라 수가 없었다. 오늘 새책이 들어왔겠지 싶어서 기대를 하고 갔다. 책도 책이지만 신문을 읽고 싶었다. 어제 데모가 신문에 실렸는지 궁금해서다도서관에 가기 전에 페북을 열었더니 동료가 블로그를 올려준 것에 감사하다는 인사와 #RegaindemocracyJP 한국에서 일본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계속 오고 있다는 알려줬다친한 직원에게 주려고 가는 길에 농가에서 파를 샀다. 집에서는 봄에 입을 레이스 상의와 아보카도를 하나 챙겨서 갔다. 직원이 옷을 보더니 너무 비싼 것이라서 받지 못하겠다고 한다. 싸구려는 아닌데, 스타일이 아니라서 안입게 되더라고... 그래서 입어 줬으면 좋겠어 하고 넘겼다.

 

신문을 보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이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기사를 썼다. 한국에서 북미회담에 관한 설명을 하러 간 특사 뉴스를 보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전체적으로 아베 정권과 모리토모 학원에 관한 것이었다. 아사히가 힘이 빡 들어갔다. 사운을 건 모양이다. 이럴 때 사운을 걸어야지, 지리멸렬하게 언제까지 정권의 눈치를 보느냐고... 아사히 다음으로 지면을 많이 쓴 것은 마이니치였다. 요미우리는 그렇게 지면을 많이 쓰지 않았다. 산케이는 평소에 보지 않는 신문이지만 오늘은 비교하기 위해서 봤다. 기사에 쓴 사진을 보니 산케이가 어떤 기분인지 알았다. 아베 정권이 퇴진하길 바라는 것 같다. 사설에 북한의 교묘한 수에 속으면 안 된다는 것이 있어서 속으로 너나 자기 속셈에 속지 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특사 뉴스는 실린 것 같았지만 주의해서 찾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실렸다.

 

어젯밤 총리 관저 앞에서 데모를 했다는 기사가 실린 것은 도쿄신문뿐이었다. 도쿄신문에 실린다면 다른 신문에도 실릴 수 있는 걸, 다른 신문에는 데모 기사가 없었다. 도쿄신문에도 기사가 나지 않았으면 어제 데모도 묻히는 건가?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의 권력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을 알았다. 기가 막혀서 욕도 안 나올 정도다. 일본의 총리는 여당 대표가 맡는 것으로 총리의 권한이 그렇게 세지 않았다. 문제가 있으면 금방 내려오는 자리이기도 해서 총리가 너무 자주 바뀌어 사람들이 잘 외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같은 당이 계속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이전에 잘못한 것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거나 비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물림을 하니까.

 

일본 총리에 대해 인식이 크게 바뀐 것은 2000년대에 들어와 고이즈미 총리 시절부터다. 고이즈미 총리는 탤런트 같은 인기몰이를 하던 인물이었다. 대중의 마음을 잡는 언변과 용모로 자민당 내에서 지지가 많지 않았지만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는 식으로 지지를 얻어냈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 시절에 일본을 근본적으로 많이 망가뜨렸다. 영국에서 대처 수상이 해서 망한 신자유주의 경제를 도입해서 비정규직을 왕창 만들고, 민영화를 많이 했다. 국민들은 잘 몰랐지만 정말 나쁜 일이었다. 국민들에게는 지금도 인기 있는 총리이지만 일본을 망가뜨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북한과도 극적으로 관계 개선을 할 것처럼 평양을 방문해서 큼지막한 쇼를 했다.

 

동시에 납치를 문제시해서 북한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고 북한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때에 납치문제를 담당했던 것이 아베 총리다. 정말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할 용의가 있었다면 납치문제도 다르게 풀렸을 것으로 본다. 그다음에는 정부와 매스컴이 합동해서 북한을 비난하는 쪽으로 돌아서서 온 국민을 총동원해서 북한을 비난하는 것을 국민 오락으로 삼았다. 나중에 나오는 혐한이나, 혐중의 기반도 그때에 벌써 연마한 전술이 있는 것이다.

 

1차 아베 정권이 아닌 장기 집권화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들어와서 총리와 관저의 권력이 너무 커졌다. 아직 전체를 파악하지 못했는데 거의 대통령제에 맞먹을 정도로 커진 것 같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관료 국가이다. 분권이 잘 되어 있어서 총리나 정치가가 시원치 않아도 관료기구가 제대로 국가를 운영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일이 벌어진 것은 재무성의 고급관료가 총리 부인 즉 총리의 눈치를 봐서 제멋대로 문서를 위조하고 문제가 되는 문서를 15 폐지나 없애 버렸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밝혀지겠지만 오늘 현재 그렇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생각하면 있을 수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관료기구가 무너졌다.

 

왜냐하면 고위층 관료의 인사권을 총리 관저가 갖고 있어서 잘 보이려고 했단다. 세상에 관료의 인사권을 총리 관저가 갖고 있다니? 분권이 아니라, 독재로 가는 길이네. 그러면 다른 쪽 사법부나 경찰도 마찬가지? OMG! 일본을 아주 파멸시키기로 작정을 한 것인가? 아베 정권에 들어서 아베노믹스로 경제가 좋아졌다고 자화자찬한다. 경제가 전보다 나쁘지 않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은 너무 힘들어졌다. 이전에 엥겔계수를 소개한 적이 있다. 평균 수입에 23%나 된다는 걸 알았을 때, 역시나 했다. 일본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다. 생각해 보시라, 한국에서 수입에 23%나 먹는 것에 쓴다는 생활의 질을...... 물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

 

일본 정치가들은 국민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길 바란다. 그래야, 우민화 정책을 계속할 수 있으니까. 투표할 수 있는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췄지만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는다. 정말로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면 얼마든지 제도적으로 가능하다. 실은 국민들이 정치를 모르고 관심을 갖지 않길 바라는 것이다.

 

아베 정권이 되어 일본에서는 헤이트 스피치에 헤이트 데모가 만발했다. 정권이 극우를 옹호해서 그런 범죄가 일상이 되고 말았다. 양아치 같은 극우에게 힘을 줘서 사회를 파괴시킨 것이다. 매스컴도 정권과 극우의 눈치를 보느라고 그동안 매일같이 혐중 기사가 하루에 적어도 두꼭지, 혐한 기사가 적어도 세 꼭지가 나왔다. 매일 먹는 식사처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복했다. 북한을 조롱하고 비난하던 갈고닦은 실력으로 한국과 중국을 비난했다. 한국이 붕괴한다고 30년 전부터, 중국이 붕괴한다는 걸 얼마나 떠들었나? 일본에서는 북한을 비롯해서 한국과 중국이 붕괴하는 것이 시간문제로 알고 있다. 일본에서는 북한을 비난하고 조롱했다는 인식이 없다. 중국과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베 총리가 외교를 잘한다고 거짓말을 해왔지만 지난번 평창올림픽에 가서 실력을 보여줬다. 잘한다는 외교 실력이 그 정도다.

 

아베 정권의 가장 크게 의지하고 있는 것은 북풍이다. 이 것도 북한이 일본을 공격한다고 거짓말을 계속해서 일본에서는 완전히 믿고 있다. 정말로 북한이 일본을 공격하려 했다면 벌써 했겠지.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의사가 없었다고 본다. 정상적인 사고로 보면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 자신들이 폭망 하는 길로 갈 리가 없다.

 

올해에 들어서 남북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남북한이 힘을 모아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멋있게 끝냈다.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일본 매스컴에서는 흠을 잡지 못해 난리였다. 일본 매스컴 기사만 읽으면 평창올림픽은 엉망진창으로 객석도 텅텅 빈 것이다.

 

그중에서 좋았던 것은 고다이라 선수와 이상화 선수의 우정, 컬링팀의 선전과 상대팀을 존중하는 태도였다. 둘 다 여성들이다.

 

그리고 3월에 들어 일본의 예상과는 달리 남북 정상회담에 있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일사천리로 정해졌다. 남북을 중심으로 주변 국가 세계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정권을 가장 강력히 뒷받침하던 북풍이 거짓말이라는 것도 북한이 나서서 증명하고 말았다.

 

어젯밤부터 #RegaindemocracyJP 한국에서 일본 데모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메시지가 올라오고 있다. 한국이 했다, 일본도 할 수 있다. 그 걸 본 일부 사람들이 바뀌었다. 일본에 갇혀서 다른 세계, 이웃나라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웃나라의 응원을 듣고 고마워한다. 일본 사람들이 일본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면 할 수 있다. 아베 정권에 들어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길만이 일본이 살아남는 길이다. 이웃나라들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걸로 어떤 관계를 맺고 희망을 걸 수 있나? 정신 차려라!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여올 것이다.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일본이 건전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RegaindemocracyJP로 일본 시민과 연대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린다.

 

 

오늘 찍은 동백꽃 사진을 올린다. 데모 기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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