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오늘부터 주말까지 연휴다. 코로나 19 뉴스도 나오지만 체감하는 사회분위기는 슬슬 바뀌는 상태다. 뉴스로는 코로나 19가 현재 진행형인데 실제로 느끼는 사회분위기는 코로나 19가 끝난 것으로 상당한 차가 있는게 일본답기도 해서 재미있다. 일본 뉴스 포털에 보면 매일 평균 '혐한' 뉴스는 적어도 2-3 꼭지를 볼 수 있다. '혐한' 뉴스를 보면 항상 한국에서 금방 큰 일이라도 날 것 같다. 도저히 정상적인 국가라고 볼 수가 없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악하기 그지없는 한국을 망하게 하는 화신인 것처럼 느껴진다. 일본 매스컴의 창작 능력이 대단하다. 매일같이 '한국 때리기'를 하면서 정작 자신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근래 '혐중'은 아베 정권이 중국과 관계 개선한다는 제스처를 보여서 표면적으로 '혐중' 기사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런 점 일본 매스컴은 확실히 일본 정부 의향과 입맛에 따라 적절하게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 사태를 맞아 한국의 대응에 대하여 평가했다가 다시 깎아 내렸다가 일본 매스컴도 롤러코스터처럼 바쁘다. 결국,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수상관저의 지시로 후생노동성 직원이 깎아내리는 트윗을 날렸다가 정정해야 했다. TV에서 비판했던 전문가라는 여성도 정정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 19 대응에서 더 이상 한국을 공격하는 것은 '혐한'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반발을 살 형세가 되었다. 어디까지나 일본 정부가 한국처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이런 움직임은 일본에서 매일같이 바뀐다. 하지만, 기사를 보면 방향성이 보여서 지금 어느 쪽을 향했는지 볼 수가 있다. 지금 중국에서 새로운 확진자가 거의 없는 코로나 19가 안정된 좀 더 있으면 '종식'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왔다. 기본적으로 '혐한' 못지않게 '혐중' 정서가 강한 일본에서 이런 걸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 오늘 기사를 봤더니 중국을 '돌려 까기'하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었다. 중국이라는 이웃나라가 코로나 19를 잡았다면 대단한 일로 평가해주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싶은데 일본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안정되고 '종식'이 된다면 너무 기쁘다. 중국에서 '종식'이 된다면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종식'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본 일본의 중국 '돌려까기' 기사는 미국이 중국을 증오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19를 "Chinese Virus"라고 불렀다면서 트럼프 정권만이 아니라 미국인 일반의 '혐중'정서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코로나 19로 인해 '대통령 선거'가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든 '악의 근원'이 중국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인을 빌려서 중국에 대한 일본의 감정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극우들이 코로나 19를 '우한 폐렴'이라고 부르듯 일본에서도 '武漢肺炎(부칸 하이엔)'이라고 부르는 정치가와 사람들이 있다. 아직도 한국에서 중국을 입국 금지하지 않아서 한국에 코로나 19가 유입되었다고 중국을 입국 금지하라는 사람들과 결이 같다. 일본에서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과 달리 주류다.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안정될 때 일본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를 했을 때 일본에서는 환영했다. 아베 총리가 방역이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전문가의 조언도 아닌 독자적으로 내린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했지만 일본에서는 기분이 좋았다. 거기에는 일본이 코로나 19만이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한국과 중국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한국이나 중국에 대해 오랫동안 '혐한과 혐중'으로 '공격'을 해온 것은 일본인데도 불구하고 도착된 인식이다. 그러나 코로나 19를 빌려 한국인과 중국인을 입국 금지했으니 속이 시원하다. 어제 보도를 보면 한국인과 중국인 입국 금지가 2주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국인과 중국인 입국 금지를 실시하기 시작한 것이 3월 9일로 어제로 10일 경과했다. 그동안 일본에 온 한국인과 중국인은 극소수로 보인다. 거기에 기한을 정한 3월 말까지는 아직 2주 정도 남았다. 중국이 안정세를 보이고 한국도 확진자가 두 자리이다. 이번 입국 금지의 연장도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또 하나 중국을 '돌려까기'한 기사가 있었다. DIAMOND 온라인 [코로나 대책을 중국에 배운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왜 감염 확대가 멈추지 않나]라는 기사다. 중국은 '코로나 발생국'으로 비난을 받았지만 지금은 '세계의 모범'으로 평가한다고 한다. 중국의 '재빠른 스피드'와 의료현장의 인원과 물자 부족을 거국적으로 해결, 이동의 자유를 막은 일당독재 정치체제와 경제력 이런 결단을 받아들인 '국민의 인내력'이 중국 방역 조치의 특징이다. 그래서 아베 정권이 코로나 19 대책 기본방침을 발표했을 때 중국에서는 '왜 적극적으로 검사하지 않나?' '기업 활동을 계속하게 하나?'라고 했다. 중국과는 다른 방식이었기 때문이다(여기서 슬쩍 일본이 잘했다는 내용을 집어넣었다). 3월이 되어 유럽과 이란에 코로나 19가 확대되기 시작하자 '중국이 세계의 모범'이 되었다. 그래서 중국 방식을 적극적으로 채용한 것이 이란과 이탈리아다. 하지만, 이란과 이탈리아는 모든 걸 중국처럼 할 수가 없었다. 그 결과 환자과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다. 이란과 이탈리아는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에 협력 각서를 주고받은 관계다. 결론은 중국의 '모범사례'를 택한 이란과 이탈리아였지만 중국과 같은 결과가 되지 않았다. 코로나 19가 만연해서 심각화하는 독일과 영국에서는 중국과 다른 발상의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을 '까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코로나 19든 뭐든 상관이 없다. 중국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고 중국이 나쁜 것도 아닐 것이다. 다른 나라를 앞세워 중국을 깠으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한국은 지구 상에 없는 모양이다. 아니, 일본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비판'이었나?
아베 총리의 코로나 19 대책을 '정치적인 판단' 한 것에 대해 지지층이냐, 아니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는 조사 결과를 아사히신문에서 발표했다.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을 '평가한다'와 '평가하지 않는다'가 41%로 같다. 아베 정권 지지층에서는 66%가 '평가한다'이며 지지하지 않는 층은 67%가 '평가하지 않는다'로 갈라진다. 아베 총리가 독단적으로 내린 전국 초중고 휴교에 대해서도 '평가한다'가 60%이다. '평가하지 않는다'가 30% 이지만, 지지층은 '평가한다'가 81%로 높은데 반해 지지하지 않는 층은 12% 밖에 없다. 뚜렷하게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를 3월 9일부터 실시했는데 이 타이밍이 적절했다고 보느냐?'에 '적절하지 않다'가 64%로 높고 '적절하다'는 26%였다. '지지층은 '적절하다'가 41%이다. '적절하지 않다'는 게 지지층이 아닌 사람들이 81%로 높고 지지층도 52%나 된다. 한국인과 중국인의 입국 금지에 대해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결코, 한국과 중국에 대한 '호의'가 아닌 걸 잊으면 안 된다.
아베 총리의 코로나 19 대책 중에 일본 사회에 큰 혼란을 가져왔던 '전국 초중고 일제 휴교'와 '한국인과 중국인 입국 금지'가 전문가의 의견과 방역에 상관이 없는 과학적 근거도 없는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후생노동상이 어제 '전문가 회의' 결과 지역에 따라 감염 리스크가 적은 곳에서는 그동안 자숙했던 활동을 재개해도 된다고 한다. 초중고 휴교령이 3주도 가기 전에 해제된다. 초중고 휴교령에 대해 사회적으로 반발이 강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일본에서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될 경우 책임을 '전문가 회의'로 돌리려고 하는게 아닐까? 그렇다면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는 '정치적인 판단'으로 연장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사히신문의 조사 결과를 봐도 '적절하지 않다'가 64%다. 휴교령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 숫자보다 더 높다. '혐한과 혐중'을 기본으로 하는 사람들이 봐도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한국의 상황은 관계없이 일본 정부는 입국 금지를 유지하고 싶은 모양이다. 일본 국내는 코로나 19가 끝나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매스컴도 그런 방향이다.
그래서 오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까지 산책하면서 주위를 관찰했다. 큰 역이 있는 강가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을 것 같아서 보러 갔더니 산책하는 사람들이 나름 있었다. 마스크 미착용율이 3분 1 정도다. 얼마 전까지 긴장해서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내가 사는 동네로 와서 벚꽃이 피기 시작한 공원을 중심으로 산책하면서 마스크를 한 사람들을 봤더니 반 정도다. 큰 역 주변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층은 젊은 대학생들이 많았다. 내가 사는 동네는 나이 먹은 고령자층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말을 듣지 않는 젊은 학생은 둘째치고 고령자가 마스크를 하지 않고 다니는 것은 매스컴의 보도를 통해 코로나 19 감염에 대해 긴장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시그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내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중국의 코로나 19가 '종식'되어 간다는데 믿을 수가 없다. 중국에서 다시 일본에 재유입되는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중국 사람들이 코로나 19가 무서워서 일본에 오지 않을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여기고 있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도 긴장을 풀고 때와 장소에 따라 마스크를 쓰는 걸로 하고 있다. 밖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았을 때는 지나치는 사람이 신경을 쓸 것 같아 스카프로 코와 입을 가리고 지나간다.
주위에서 코로나 19에 대해서 느슨해지는 분위기와 달리, 일본 대학에서는 개강을 연기하고 있다. 아직 결정 나지 않은 대학도 있지만 2주정도 연기 될 것 같다. 이제는 도쿄올림픽과는 상관없이 한국과 중국에서 유학생이 와서 개강부터 수업에 참가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국과 중국에서 유학생이 오면 2주 자가격리를 요구할 텐데, 유학생까지 입국 금지를 하면서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하겠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휴교령이 내렸던 초중고는 재개한다. 뒤죽박죽 땜빵하는 식으로 반발이 심한 것은 일찍 끝내고 말못하는 외국인은 연장하는 느낌이다. 동경에서는 벚꽃이 피면 코로나 19가 끝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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