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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총선 투표했다

오늘 동경에서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가 97명으로 사상 최대를 갱신했다. 저녁 8시 30분 현재 NHK 보도에 의하면 오늘 전체 신규가 218명이며 신규 감염자가 200명이 넘는 것은 3일 연속이라고 한다. 크루즈선을 합치면 3,425명이 되었다. 그중에서 동경도가 684명으로 두 번째인 오사카부 278명의 두 배 이상된다. 그 외로 치바가 190명, 가나가와가 184명, 사이타마 110명 등으로 수도권에 집중해서 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체의 3분 1을 차지하고 있다. 동경에서도 23구, 도심에 감염자가 많다고 한다. 오늘 발표에 따르면 세타가야가 44명, 미나도 쿠 39명, 스기나미 쿠 28명, 시나가와 쿠 24명, 신주쿠 쿠 22명의 순이다. 동경에서 심각한 것은 다이토쿠 병원, 국립 암센터, 게이오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에게 집단감염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동경도지사는 아베 총리에게 '비상사태 선언'을 촉구해서 아베 총리가 '비상사태 선언'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아베 총리나 동경도지사가 국민을 향해서는 도쿄올림픽이 연기되자마자 코로나 19 대응으로 급변해서 '동경 봉쇄'부터 '감염 폭발' 등 무시무시한 말로 압력을 가해서 국민은 '사재기'를 하고 있다. 아베 총리도 '폭발적 감염 확대'를 연달아 썼지만, 무서운 말이나 압력이 코로나 19에는 듣지 않는 모양이다. 금방이라도 '비상사태 선언'을 할 것처럼 포즈를 취했지만 카드를 만지작 거리기만 할 뿐이다.

 

의료현장에서는 '비상사태 선언'을 빨리 해달라고 한다. 적어도 동경 의료현장에서는 국가나 지자체가 '비상사태 선언'을 하지 않으면 의료현장 자체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일본 적십자 병원 의사가 병상이 가득 차서 '의료 붕괴'가 일어나고 치료할 환자를 선택해야 될 상황이 코앞이라고 한다. 이 글도 미국을 경유해서 올라왔다. 의료현장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를 보고 정말로 화가 난다. 일본 정부나 동경도는 그동안 뭘 했나? 도쿄올림픽에 올인하면 코로나 19가 자신들을 피해 가는 줄 알았나? 매스컴을 총동원해서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그렇게 '의료 붕괴'를 외치고, 그래서 PCR 검사를 하면 안 된다고 한국이 멍청하고 아둔한 것처럼 조롱하고 비웃었다. 마치 세계에서 일본만 유일하게 감염 확대를 억제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현명하고 똑똑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처럼 잘난척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걸 믿고 낙관적일 수 있었고, 나도 믿고 싶었다. 남을 조롱하고 비웃을 시간에 그렇게 똑똑한 자신들을 위해서 준비했어야지. 사람들이 죽어가게 생겼다. 그나마 검사를 받고 병원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은 다행이다.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베 총리나 고이케 도지사가 선뜻 '비상사태 선언'을 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인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그 책임을 지고 싶지 않기에 카드를 만지작 거리지만 '비상사태 선언'을 못하고 있다. 어차피 그들은 책임을 질 수가 없다. 바로 엊그제 동경도지사가 밤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 확보한 병상 수를 말했는데, 결국 그것도 거짓말이었나? 아베 총리부터 지자체장이나 일본 정치가들 거짓말이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인간의 목숨과 직결된 전염병을 두고 이렇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믿기지가 않는다. 무능하고 악덕한 정치가는 인간의 생명과 돈을 놓고 언제까지나 저울질한다. 인간이 살아야, 돈이 있는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으면 더욱 심각하게 망한다. 그런 간단한 이치도 모르는 게 아니겠지? 

 

아베 총리가 이번에는 마스크로 큰 웃음을 줬다. 면 마스크를 쓰고 나왔는데 아무리 봐도 사이즈가 작다. 아동용이 아닌가? 평소에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마스크에 대해서 잘 모르는 모양이다. 허긴 일본 지자체에서는 지금도 마스크를 하지 않고 밀폐된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코로나 19 방역회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면 마스크를 일 가구에 두 장씩 배부한다는데, 설마 아베 총리가 한 마스크와 같은 것은 아니겠지? 마스크가 좋아 보이지 않던데, 빨아서 재사용하니까 기왕이면 품질이 쓸만한 것이 좋다. 그리고, 일 가구 두 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적다. 

 

오늘 도쿄는 며칠 만에 날씨가 맑았다. 아침부터 빨래를 두 번이나 하고 이불과 담요, 베개를 말렸다. 침대 매트리스도 다 세워서 말려 침대 세팅을 다시 했다. 이런 날은 집에 있어도 아주 바쁘게 움직인다. 빨래나 이불을 널 장소가 부족해서 베란다를 활용해서 몇 번 돌려야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맑고 기온이 올라갔지만 그동안 추웠고 바람도 불어서 그다지 따뜻하지 않았다. 

 

어제는 동경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동경 봉쇄'가 어쩌고 하는 시국이 아니었다면 천천히 가도 되는데 '동경 봉쇄'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첫날에 투표하러 갔다. 만약 '동경 봉쇄'가 되어 투표를 못하면 정말 화가 날 것이다. 먼저 가서 하는 게 좋다. 최단으로 가는 방법이 게이오센으로 사사즈카에서 도에이 신주쿠센으로 갈아타서 신주쿠에서 오에도센으로 가는 것이었다. 나는 오에도센을 싫어해서 타면 안 되는 노선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려놨다. 역에 도착해서 지상에 나가는데 가까운 역정도 거리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홈도 아주 깊어서 끝없이 내려가고 올라간다. 그러나, 최단이라니 탈 수밖에 없다. 게이오센을 탔더니 차량에 사람이 적었다. 낮이라서 그런지 내가 탄 차량에 20명이 드문드문 앉았다. 마스크 미착용률을 세어보니 4명으로 20%였다. 그래도 사람이 워낙 적고 거리가 있으니까. 신주쿠에서 미로와 같은 길을 걸어서 오에도센에 탔더니 사람이 꽤 많아서 대부분 좌석이 다 찼다. 여기서도 마스크 미착용률을 세어봤다. 눈으로 볼 때는 10%인가 했는데 세어보니 15%였다. 여기는 사람도 많았지만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 옆에는 사람이 앉지 않았다. 차량이 옛날 타입이라서 창문을 조금 열고 환기를 하고 있었다. 옛날 차량이 아니면 전철이나 버스도 창문을 열 수가 없다. 

 

한국대사관 영사부가 있는 아자부주방 역에 내려서 지상으로 나가는 긴 길을 걷고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뒤에서 오는 청년이 재빠르게 나를 추월하고 앞서간다. 나중에 투표하는 장소에 갔더니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투표했다. 어제는 날씨가 춥고 비가 와서 외출하기가 싫은 날씨였다. 그런데, 투표하러 뛰어가는 젊은 청년을 보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투표하는 사람들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에 직행해서 신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받아서 기표한 용지를 봉투에 넣고 봉해서 투표함에 넣는 방식이다. 비례 정당 밖에 투표를 할 수가 없다. 신분을 확인하느라 줄 서는 데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 투표용지를 받고 손 소독을 했다. 첫날에 날씨가 나빠서 그런지 내가 간 시간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금방 끝났다. 시내에 오랜만에 나가서 쇼핑도 하고 싶었지만 비가 오고 추워서 도저히 다른데 들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계속 마스크를 하고 있으니 숨 쉬는 것만으로도 쉽게 피곤한 느낌이 들었다. 개중에는 마스크를 하지 않고 떠드는 젊은 커플이나 남학생과 아저씨가 마스크를 턱에다 걸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아베 총리나 고이케 지사가 엄포를 놔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을 탓할 수 없으니 내가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큰 역에 와서 마트에서 식료품을 사고 집에 오는데 비가 본격적으로 와서 옷이 많이 젖었다. 가벼운 비에는 젖지 않는 옷이었지만 비가 많이 와서 많이 젖었다. 집에 와서 옷을 벗고 말리는데 옷을 참 많이 입고 간 걸 알았다. 날씨가 추우니까, 전철은 평소에 난방을 많이 하는데, 환기하느라고 따뜻하지 않았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자동차가 많이 빠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 아사히신문 디지털에 실린 [가루이자와에 모인 수도권 넘버 차 '코로나 피난'을 우려]라는 기사가 떴다. 동경에 코로나 19 감염자가 늘고 '동경 봉쇄'한다는 말이 돌자, 가루이자와는 별장 지대인데 별장으로 '피난' 간 사람들이 많아서 지역주민들이 전염되지 않을까 걱정한다는 내용이다. 지역 마트 매상이 50% 이상 증가했고 별장 관리인의 증언도 있었다. 역시, 그렇구나. 내가 사는 아파트 사람들이 별장을 가지고 있을 걸로 보진 않지만 '동경 봉쇄'를 하기 전에 다른 지역으로 '피난'간 사람들이 있다는 '가설'을 입증해주는 기사다. 

 

투표하러 가는 날, 따뜻한 날씨면 입고 싶은 코트가 있어서 꺼내놨다. 하지만, 어제는 비가 오고 추워서 도저히 그 옷을 입을 수가 없다. 그래도 나름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은 '녹색당'인데, 투표는 '더불어' 집안이다. 그런데 이번에 '열린'을 찍었다. 비례 정당 밖에 찍을 수가 없는데, '더불어 시민당' 후보를 알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내 표가 사표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찍었다. '열린 민주당'을 찍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여기까지 한다. 투표하러 갈 때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확실히 알게 옷을 입었다. 선거까지 지지하는 정당의 컬러를 중심으로 옷을 입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런 한편, 요전에 '뉴스공장'에 나온 더불어 민주당 이해찬 당대표를 보니 병색이 짙어서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 걸 보고 말 그대로 목숨 걸고 민주당이 '사투'를 하고 있구나.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게 너무나 절실하다는 게 전해져서 눈물이 났다. 민주당에게만 절실한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게도 문재인 정권을 지키는 것이 절실하다. 이번 선거처럼 미국 아카데미가, 세계적으로, 우주가 민주당을 돕는 선거도 없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핑크색 점퍼를 입은 분들 생명력이 강하다. 무조건 핑크를 지지하고 찍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도 많다. 김어준 공장장도 '죽을 각오'로 평일에 '뉴스공장'을 하면서 '다스뵈이다'를 주 3회나 녹화한다. 김 공장장과 이해찬 의원님께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조국 수호가 돼야 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번 선거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외국에 사는 사람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내 한 표는 행사했으니 숙제가 끝난 느낌이 든다. 다행이다. 이제는 '동경 봉쇄'가 된다고 해도 괜찮다. 

 

날씨가 좋으면 입고 싶었던 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