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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의료붕괴 직전인가?!

오늘 NHK에 따르면 4월 3일 밤 9시 20분 현재로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는 89명, 총 합계는 773명이라고 한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감염자가 325명으로 처음 300명 대에 진입했다. 전체적으로는 크루즈선을 합해서 3,813명이 되었다. 동경도 감염자 89명 중 55명, 60%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고 한다. 아베 총리를 비롯해 동경도 지사나 다른 정치가들도 4월에 들어서 마스크를 쓰기로 했는지 일제히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솔직히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한 것부터 늦어도 너무 늦다. 어제 오사카부 지사의 기자회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오늘부터 동경도 지사는 정례 기자회견을 시작하는 모양인지, 정례 기자회견이 있었다. 동경도 지사가 마스크를 쓰고 나왔는데 마스크를 쓴 걸 처음 봤다. 기자회견장의 좌석도 하나씩 건너서 앉게 신경을 썼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4월부터 시작하려고 기다렸나? 하는 마음이 든다. 아베 총리부터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지만, 동경도 지사도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 거기에다 기자회견 중 두 번이나 숨을 쉬겠다며 마스크를 벗고 다시 쓰기를 한다. 마스크를 퍼포먼스용으로 썼으니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동경도 지사의 기자회견을 보면 코로나 19를 빌려서 자신의 선거운동을 하는 걸로 보인다. 동경도 지사 선거는 대항하는 후보가 현재 없고 자민당이 밀어주니 재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동경도에서 오늘 저녁부터 매일 라이브로 방송도 시작한다고 했다. 코로나 19에 관해서라고 하는데, 정확한 정보와 상황을 알려주는데 굳이 동경도 지사가 직접 방송을 해야 하는 걸까? 동경도 지사는 이런 긴급사태에 해야 할 일이 많은 게 아닌가? 코로나 19에 대한 콜센터도 개설한다고 했다. 이제야 겨우 코로나 19 대처를 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어제도 오사카부 지사의 기자회견을 보다가 열 받아서 도중에 끄고 말았다. 코로나 19라는 긴급사태를 빌려 기자회견에서 자신들이 하는 일을 선전하는 걸로 보였기 때문이다. 

 

동경에 사니까, 동경도 지사의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 중에 메모한 것을 소개한다. 병상수를 750 확보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확보했다는 병상수보다 아직 발생한 감염자가 적은 데 의료현장에서는 병상이 부족하다면서 곧 의료붕괴가 일어난다는 목소리가 올라온다. 의료현장에서는 벌써부터 그런 목소리가 있었는데, 정치가는 의사협회 '개인적 견해'라고 일축하고 말았다. 도요게자이 온라인에 올라온 기사를 보면 동경도 의사회 회장이 하는 말이 "우선 의료현장에 보러 오라"라고 한다. 의료현장에서는 '의료 붕괴'가 목전이라고 정부에 '비상사태 선언'을 동경도에 '동경 봉쇄'를 요청하고 있다.

 

동경도에서는 숙박시설을 확보해서 경증과 무증상은 거기서 격리하도록 다음주부터 운용하게 될 것 같다고 한다. 그 비용에 대한 말은 없었다. 병원에는 중증환자만 입원하도록 병상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의료현장에서 하는 말과 달리 '의료 붕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정치가는 자신들이 하는 걸 부풀려서 말하는 경향이 있으니 의료현장에 있는 사람들 말이 더 신빙성이 있다. 

 

요즘은 코로나 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많다. 오늘 동경도 지사도 있었지만, 그 뒤에 일본 간호협회가 '의료현장의 위기'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 장에 들어오는 기자 모두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고 본인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 나중에 질의응답을 할 때는 마스크 착용을 하겠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실례'라는 측면이 있어서 마스크 쓰기를 주저하는 모양인데 이럴 때니까, 나이 든 간호사가 솔선해서 마스크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일본에서는 쉬운 일이 없다.

 

간호협회의 기자회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문직 간호사가 부족하다"

"간호사가 4배 필요한데 인원이 부족하다"

"의료장비와 시설, 인재가 부족하다"

"간호사가 격무로 의료 붕괴 직전이다"

간호협회의 기자회견에 대해서 그야말로 '정치적인 판단'으로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이상하다. 의료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의료 붕괴' 직전이라고 하는데 정치가들은 아직도 여유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할까? 지금까지 일본에 30년 이상 살아서 간호협회가 기자회견한다는 걸 본 적이 없다.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나왔다는 것은 의료현장에서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허긴, 의사협회장이 하는 말을 가볍게 '개인적인 견해'라고 스가 관방장관이 일축했다. 간호협회의 기자회견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할까? 

 

오늘 동경은 맑은 날씨에 최고기온이 18도였지만 바람이 불어서 춥게 느껴졌다. 최저기온이 3도였기 때문이다. 아침에 현미밥을 하고 된장찌개를 끓여서 두둑하게 먹었다. 이런 상황에 배불리 먹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왠지 허기진 느낌이 든다. 집에서 뉴스를 보고 있다가 오후에 들어서 생각하니 내일과 모레는 주말이라서 마트에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마트에 가려면 오늘 가는 게 사람이 적어서 좋다. 마트에 갔다가 야채 무인판매에 들러서 친한 이웃을 만나 강아지와 강가에서 산책을 했다. 마트에는 거의 대부분 물건들이 채워진 상태였다. 조금씩 빈 곳도 있었지만 '사재기'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실, 벌써 '사재기'를 많이 해서 새삼스럽게 사서 둘 곳도 별로 없을 것이다. 나는 '사재기'를 하지 않아서 요즘 나오는 감귤류 한 봉지와 말린 새우 한 봉지, 무염 베이컨을 한 팩 사고 봄나물을 두 단 샀다. 감귤류를 좋아해서 집에 아홉 가지나 있는데 열 번째로 새로 나온 걸 샀다. 부엌이 옅은 노란색에서 짙은 오렌지색까지 다양한 노란색과 금귤부터 자몽까지 크고 작은 감귤류가 환하게 비추고 있다. 

 

친한 이웃을 만나면 요새 일본 매스컴(TV)에서 코로나 19에 대해서 어떻게 보도를 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알 수 있다. 친한 이웃은 처음에 1월 하순부터 쭉 불안해 하다가 3월에는 낙관적이었다. 매스컴에서 보도하는 세계에서 일본만 유일하게 감염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는 걸 믿고 기분 좋게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고령자에게는 위험하니까, 조심에 조심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 분위기가 계속되다가 요새 분위기가 변한 모양이다. 중국에서 안정되었다,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에도 "신뢰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더니, "중국과 한국은 안정되었다면서?" 묻는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한국에 있으면 안심이 된다. 불안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격리에 들어가도 케어를 해준다. 그에 비해 일본은 불안하다고 했다" 내 말을 듣고 이웃은 더 불안해진 모양이다. 이웃이 불안할 필요는 없다. 벌써 오래전부터 조심에 조심을 하고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 외부에서 전염시키지 않으면 감염될 우려가 없다. 하지만 이웃은 걱정이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이 문제"라고 한다.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많고, 다음이 50대, 세 번째가 20대로 네 번째 60대와 차가 별로 없다. 그런데 매스컴에서 '몰지각한 젊은이의 일탈'로 알려져서 '젊은 사람들이 문제'로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젊은 남성보다 나이를 먹은 남성들이 마스크 미착용률이 훨씬 높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무신경하다. 그리고 젊다고 '몰지각'하지도 않으며 나이를 먹었다고 '지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동경도 지사의 기자회견이나 관련보도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일본 정부나 동경도의 대처가 너무 늦다. 언제 적부터 일인데 지금에서야 격리시설을 준비한다는 말이 나오느냐고 했다. 하지만, 이웃은 정부나 동경도, 정치가가 하는 일에 대한 비판은 일절 없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 그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이 못 박힌 모양이다. 일본에서는 자신들의 정부가 가장 무섭다. 개인이나 단체, 기업도 마찬가지다. 정부에 찍히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 어떤 불이익을 당해서 인생을 그르칠지 모르기 때문에 무섭다. 그렇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정부를 비판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법치국가? 그런 것이 중요한 건가? 근래 일본에서 가장 빈번하게 '표현의 자유'라고 했던 말은 '혐한과 혐중'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였다. 이웃나라를 비난하고 사회적 약자를 이지메 하는 걸 '표현의 자유'라고 했다. 물론, 그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범죄에 해당하는 '헤이트 스피치'였다. 

 

일본 정부를 비롯해 매스컴에서도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하지 않기에 현지에 살면서도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코로나 19에 대해서 정부가 발표하는 수치를 신뢰할 수가 없다. 검사를 왜 안하는지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만약에 코로나 19에 감염이 된다면 어떻게 되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오늘 한 시간 정도 외출해서 본 것은 순찰을 돌고 있는 경찰차다. 경찰차를 세 대는 본 것 같다. 이 부근에서 경찰차가 돌아다니는 걸 보는 일은 드물다. 경찰차가 수시로 순찰을 돌기로 했나? 뭔가 움직임이 있다. 

 

공원 벚꽃나무 아래 주의가 있었다.
부탁, 코로나 19 감염증 확대 방지를 위해서 당분간 꽃구경을 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합니다.
꽃구경을 하라고 거기에만 테이블과 의자를 고정해놓고 있는 곳이다.
 좋아하는 벚꽃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