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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아베 총리와 혐한 콘텐츠

NHK에 의하면 5월 22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3명으로 확진자 5,136명이 되었다. 사망자가 오늘 7명이 늘어서 누계는 263명으로 사망률 5.12%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25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7,25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827명으로 사망률 4.79%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가 20명으로 그중 해외유입이 9명, 지역감염이 11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11,142명이 되었다. 사망자 264명으로 사망률 2.37%이다. 동경도의 사망률이 5%를 넘었다. 확진자는 한국의 반도 안되는데 사망자 누계는 한국과 1명 차이다. 한국과 비교해서 확진자에 비해 사망자가 많다. 일본 전국과 한국을 비교해도 인구비례 확진자는 일본이 적지만 확진자 비례 사망자가 많다. 단순히 사망자 수가 일본이 한국의 3배를 넘었다. 인구비례로 해도 일본이 더 많은 게 아닌가?

 

오늘 일본은 아베 총리의 친구 구로카와 동경 고검 검사장의 사퇴로 떠들썩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검찰청장으로 만들려고 내각에서 제멋대로 정년 임기를 연장하고 국회에서 검찰청법을 개정까지 하면서 막 밀다가 유명인을 비롯한 시민들의 반대 서명이 500만이나 모이고 말았다. 시민들의 반대 서명이 아무리 모여도 그 정도는 얼마든지 아베 정권에서 뭉갤 수 있다. 그런데 이번은 코로나 19 사태를 맞아 일본 정부가 제대로 한 일이 없다. 비상사태 선언을 하고 연장하면서 정부에서 하는 일도 없이 국민에게 외출 자제나 휴업 요청 등 요구만 했다. 아베노마스크는 코로나 19에 유용한 것보다 염장을 질러서 스트레스를 준 측면이 훨씬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노마스크가 여러 가지 화제를 제공하면서 끈질기게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아직, 언제 배부될지도 모르면서 대단한 활약상이다. 마치 아베 총리의 신기를 증명이라도 하는 것 같다. 구로카와 씨의 도박 마작이 발각되어 사표를 썼다. 원래 고위직 공무원이 도박 행위를 한 것이 발각되면 구속되어 수사를 받아야 한다. 거기에 기자들과 같이 상습적으로 했다는 걸로 검언유착도 발각했는데, 그에 관해서는 보도가 별로 없다. 오늘 아베 총리는 구로카와 씨의 사표를 수리하고 사퇴를 발표하면서 임명을 한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말은 없었다. 역시, 아베 총리는 꼼수와 조작에 관해서는 달인의 경지를 넘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구로카와 씨의 죄질로는 파면에 상당하는데 사퇴하면서 퇴직금을 다 받을 수 있다. 거기에 대해 사람들은 특혜를 받는다고 화를 내고 있다. 어디까지나 특별대우를 하고 있다는 걸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아베 총리는 아직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베 총리 지지기반이 벌써 아베 총리를 버렸다는 걸 말이다. 아베 총리를 총리직에서 끌어내리기는 힘들어도 1차 때처럼 어느 날 갑자기 사퇴하지 않을까?

 

 

동경 부근의 대학은 봄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갈 모양이다. 4월부터 시작한 대학도 있지만 대부분은 5월 중순부터 온라인 강의가 시작되었다. 대학도 온라인 강의에 대한 시스템을 정비하고 그에 따른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시스템도 대학에 따라 달라서 새로운 시스템에 따라 가느라고 정신이 없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에 관해서만 전문가이지 온라인 강의를 하는 시스템에 금방 적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통은 다른 사람에게 묻거나 실수도 하면서 익숙해 가는데 이번에는 바로 강의를 해야 한다. 나도 이번 주까지 겨우 기본적인 세팅을 하고 다음 주부터 조금은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3시간, 시간으로는 4시간 반이나 있는 날이었다. 보통 집에서는 화면이 좀 큰 컴퓨터를 쓰고 있다. 온라인 강의를 위해 대학에서 카메라와 마이크가 장착된 노트북이 왔다. 내가 대학에 요구한 것은 헤드셋과 웹카메라였는데, 가격으로 치면 5배나 비싼 노트북을 보냈다. 처음에는 아이패드를 보낸다고 했는데, 와이파이가 없다고 하니 노트북이었다. 대학에서 와이파이를 쓰지 말아 달라는 말도 들었다. 노트북은 화면이 작고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온라인 강의용으로만 쓴다. 오늘 2교시가 끝나고 3교시까지 시간이 좀 넉넉했다. 컴퓨터를 켰으니까, 내친김에 학생들에게 제공할 자료라도 보려고 유튜브에 한국이라고 쳤더니 나오는 추천 동영상이 섬네일을 보기만 해도 '혐한'이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는 것만 쫙 나온다. 세상에, 내가 뭘 검색하려고 했지. 이런 '혐한' 동영상을 보려고 한 게 아닌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설마, 그럴 리가 없어. 다시 한국관계 다른 걸 넣어 본다. 그래도 섬뜩한 섬네일로 무장한 '혐한' 동영상만 올라온다. 유튜브에 내가 듣는 한국 라디오 프로그램 이름을 넣어도 전혀 관련이 없는 '혐한' 동영상이 나올 뿐이다. 그래서 한국어 관련을 검색했더니 정작 한국어 관련은 몇 개 밖에 나오지 않고 끔찍한 섬네일의 '혐한' 동영상이 더 많이 나온다.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너무 놀라서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3교시 수업 시간이 넘은 줄 알고 당황해서 게시판에 좀 늦었다는 걸 쓰고 봤더니 늦은 게 아니었다. 내가 너무 놀라서 가슴이 벌렁거려 정신줄을 놓은 거다.

 

평소에 내가 쓰는 컴퓨터에서 유튜브는 알고리즘으로 주로 내가 보는 것이나, 내가 볼만한 것이 올라온다. 그런데, 아무도 쓰지 않았던 새 노트북, 일본 유튜브에서 한국 관련은 '혐한'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 볼걸 생각하니 상태가 심각했다. 나는 어쩌다가 새 컴퓨터를 가지고 검색하다 보니 발견한 것이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도 섬네일을 본 것만으로도 가슴이 벌렁거리는 '혐한' 동영상이 판을 치는구나. 같은 급으로 가슴이 벌렁거리고 잠도 못 잔 동영상은 '혐한' 데모 영상이었다. '혐한' 데모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재일동포나 한국인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한국에서 보는 것과 달리 주변에 일본 사람에 둘러싸여서 살고 일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영상만으로도 대단히 공격적이다. '혐한' 데모 영상만으로도 큰 상처를 줄 수가 있다. 오늘 내가 본 '혐한' 동영상 섬네일을 보면 한국은 도저히 사람이 살아서는 안 되는 '지옥'이었다. '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을 정도로 묘사되었다. 한국에서 말하는 북한은 양반이다. 지구에 '지옥' 같은 나라가 있다면 바로 한국일 것이다. 

 

나는 그런 '혐한' 동영상의 섬네일을 본 것만으로도 보면 안되는 걸 본 느낌이 들었다. 작년 일본에서 돈이 되는 것은 '혐한 비즈니스'라고 했다. 몇 년 전인가, 한국의 배외주의에 관한 논문을 쓰면서 새로 나온 자료를 찾으려고 한국 관련을 검색했더니 구글에서 10페이지 정도까지 '혐한'에 관한 것이라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걸 검색하면 이런 정보밖에 접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나처럼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다른 사람이면 학생이 아니라도 그런 정보를 받아들이는 게 자연스러운 환경이다. 그렇게 '혐한'의 시각에서 작성된 자료가 많은 사람에게 스며들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기존 미디어를 많이 보지 않고 유튜브 같은 걸 많이 본다. 일본에는 워낙 '혐한' 마켓이 거대하니 '혐한' 동영상을 비롯한 혐오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가장 큰 시장이 된다.

 

3교시에 학생들에게 그 말을 했다. 만약에 AV를 많이 보고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건 일반 사람이 봐도 되지만 저건 너무 자극적이다라고 할 수 있다. AV를 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전체가 접해서는 안 될 걸로 본다. 내가 책에서 얻은 지식에 의하면 AV에 '치한 시리즈'가 있다고 한다. '치한'을 하는 사람들은 교과서처럼 그런 AV를 본다고 한다. AV를 보는 것까지는 범죄가 아닐지 몰라도 전철에서 '치한' 행위를 하면 범죄다. '치한'으로 잡혀서 AV에서는 괜찮았다고 해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AV에서는 여성들이 '치한'을 만나서 '성폭력'을 당하길 원한다고, 여성들이 싫어해도 내심은 기뻐한다고 잘못된 정보를 전한다. 내가 '혐한' 동영상 섬네일을 보고 느낀 것은 같은 거다. '혐한' 동영상을 믿고 한국인을 차별적으로 대하면 범죄가 된다. 설사, 범죄로 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같은 거다. 혹시 한국에 대해 알고 싶거나 확인하고 싶은 게 있으면 나에게 질문을 해라, 가능한 답변을 하겠다. 나처럼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은 근거를 가지고 말한다. 

 

상상해보길 바란다. 일본 여성에 관한 정보가 모두 AV에서 나온다면 일본 여성을 어떻게 대할까? 만약에 일본 여성에 대한 정보가 AV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다면 그런 왜곡된 정보에 의존해서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한편, 일본 여성 쪽에서 보면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욕이다. 한국에 대한 정보가 '혐한' 정보로 손쉽게 얻을 수 있고 널리 알려져 있다면 사람들이 그에 의존하게 된다. 일본이 그런 세상이 되었다는 걸 뜻한다. 나처럼 매주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 걸 일로 삼는 사람이 아닌 보통 사람들은 책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본에서는 '혐한'이 트렌드가 된 지 오래되었다. 이전부터 마이나였던 경향이 메이저가 되어 일본 경제 전체가 불황인 가운데, 유사 이래 불황이라는 출판 업계에서 잘 팔리는 책이 '혐한' 서적이다. 베스트셀러를 서점에서도 많이 받아서 판다. 나는 AV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아닐까? 결코 자랑스러운 문화가 아니라서 사람들이 인정하기 싫어하지만, 일본 문화인 것은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이지메'가 아주 일상적으로 보통 일이다. 대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자신이 '이지메'를 당했다는 학생과 '이지메' 당하는 걸 봤다는 학생이 꽤 있다. 그중에는 '이지메'를 했다는 학생도 있다. 학생들이 '이지메'는 일본문화라고 할 정도다. 이것도 네거티브한 측면이지만 '이지메' 원조국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혐한'이나 '혐중' 콘텐츠에 관해서도 일본에서는 역사와 전통이며 세계 최강의 생산력을 자랑한다. 오죽하면 '혐한 비즈니스'라는 말이 성립할까? 일종의 '혐한 콘텐츠'의 산업화로 업계가 형성되어 있다. '혐한 콘텐츠'를 양산하는 공장도 있다. 정권이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할 정도로 주류, 메인스트림이다. 이제는 일본을 존중해서 '혐한'이 일본문화라는 걸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일본에서 '혐한과 혐중'은 '애국심'의 다른 말이다. 일본에서 '애국심'은 소싯적 암행어사의 마패보다 더 큰 권력이 있고 자랑스러운 행위다. 일본 넷우익이 자랑스러운 일본문화의 새로운 장르, '혐한'을 비롯한 '혐오 콘텐츠'를 완전히 구축한 모양이다. 세계 최고의 쿨 재팬이다! 

 

오늘 경주시장이 일본 지자체에 방역물품을 지원해서 한국 시민들이 화를 내고 있다. 화가 나는 것은 일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https://headlines.yahoo.co.jp/hl?a=20200522-00000016-cnippou-kr). 일본 언론에서는 그에 대한 제대로 된 기사 한 줄이 없다. 다 예상했던 일이다. 그동안 일본 언론에서 한국에 대해 지원하라고 옆구리를 찌르며 간본게 몇 번이나 된다. 만약 한국에서 지원을 했다면 일본 언론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서 물고 뜯으며 '혐한' 축제가 한바탕 벌어졌을 것이다. 일본, 일본 언론이 치고 빠지는 걸 아주 잘한다. 한두 번 당하는 것도 아니면서 한국 언론에서는 번번이 같은 일을 반복한다. 한국 언론에서는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인사말을 한 걸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일본 언론은 거론하지 않아도 한국 언론들이 동조해서 날뛰었다. 그에 대해 정작 경주시에서 지원하자, 그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쓰고 있다. 일본에는 한국 기사를 가져다 실린 기사 댓글에는 '혐한'이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일본 입장에서 생각하면 왜 한국이 일본을 돕는지,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싫은 상대에게 지원을 받았다는 생각만 해도 자존심이 상하고 분통이 터질 일이다. 그렇기에 일본 사람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지원이 하나도 반갑지 않다. 오히려 '혐한'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뿐이다.  지금 일본에서는 일본인이 타고난 유전자 덕분에 코로나 19에 강하다고 한다. 열심히 PCR 검사를 하고 치료해야 하는 한국인과는 차원이 다르다. 왜 돈과 마음을 써서 도와주고 욕먹을 짓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개인적으로 기부를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아마, 일본의 '혐오 콘텐츠'가 국민적으로 환영받고 활보하는 것에 대해서 세계 여러 나라의 인종주의자를 비롯한 극우들은 일본을 동경할 것이다. 넷우익이 장악한 인터넷과 미디어도 함께, 정권까지 완전히 극우가 장악해서 국민이 극우화 한 국가는 세계에서 일본 정도가 아닐까? 일본은 21세기에 들어서 세계에서 가장 극우화한 국가로 우뚝 섰다. 이 분야에서는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선두주자이다. 앞날이 막막하지만 말이다. '혐한 정권'이라고 불린 아베 정권,  아베 총리가 장기집권으로 이룩한 최대의 업적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