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지지율 급락

5월 23일 NHK에 의하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5,13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71명으로 사망률 5.27%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26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는 17,281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838명으로 사망률 4.85%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23명으로 그중 4명은 해외유입이며 지역감염이 19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11,165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가 266명으로 사망률 2.38%이다. 요전에 동경도에서 확진자 40명이 누락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어떻게 되었나 봤더니 21일 치 확진자 누계에 슬쩍 47명이 더해졌다. 누락이 40명이라고 하더니 거의 50명이었다. 지금 같은 추세로 가면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한국보다 적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오늘 뉴스를 보니 니시무라 코로나 19 담당 장관이 동경을 비롯한 수도권 비상사태 해제를 25일로 맞추는 것 같다. 오늘 신규 확진자가 적다면서 동경이 비상사태 해제 기준에 맞춰지는 걸로 해서 비상사태 해제로 갈 모양이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이 재미있었다. 일본 사람들도 나처럼 보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요새는 동경보다 바로 옆 가나가와현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집단감염도 나왔다고 한다. 동경이 비상사태 해제 기준에 맞추는 걸로 해도 가나가와현에서 다른 움직임이 있다면 수도권은 비상사태 해제를 못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미 시나리오가 25일 해제하는 걸로 짜여 있어서 가나가와현이 기준에 맞지 않아도 비상사태 해제로 갈 것 같다. 댓글에도 있었지만, 그러면 비상사태 해제 기준이라는 게 의미가 없다. 어차피 '정치적인 판단'으로 비상사태 해제를 할 것이면서 어디까지나 전문가의 견해를 따르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번 14일에 39개 지역을 비상사태 해제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기준에 맞지 않는 곳이 있어도 같이 비상사태 해제를 하고 말았다. 자신들이 정한 기준을 맞추지 않으면 기준이 소용이 없다.

 

가나가와현이 가장 확진자가 많은 동경도 옆이라, 동경도와 비교하면 적었지만, 오사카부 다음으로 3위에 해당한다. 5월 23일 현재 가나가와현 신규 확진자가 5명에 확진자 누계가 1,325명, 사망자 누계가 75명으로, 사망률 5.66%이다. 그래도 25일 비상사태 해제로 갈 것 같다. 4위는 홋카이도로 오늘 신규 확진자 9명, 확진자 누계가 1,039명에, 사망자 누계가 79명, 사망률 7.6%로 사망률이 높다. 5위가 사이타마현으로 확진자 누계가 999명으로 사망자 누계는 46명, 사망률 4.6%이다. 25일에 수도권 비상사태 해제로 가지만 홋카이도는 남을 것 같다. 수도권의 비상사태 해제를 25일로 앞당기는 것은 마치 코로나 19 방역에 성공한 인상을 주지만 지금 일본 아베 정권을 둘러싼 정국이 25일 비상사태 해제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 긴박해졌다. 실은 코로나 19로 인한 비상사태 선언을 5월 말까지 연장한 상태이니 5,6일 앞당기거나 5월 말까지 간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걸로 본다. 동경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신규 확진자가 줄면, 사람들도 그렇구나 이렇게 안정세로 가면 비상사태 해제를 해도 되겠다고 공감할 것이다. 지금 비상사태 해제를 가장 서두르는 것은 아베 총리이지 싶다. 비상사태를 해제해서 국민들 관심이 정치에서 멀어지는 걸 노리는 걸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의 조사에 의하면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해서 27%라고 한다( https://headlines.yahoo.co.jp/hl?a=20200523-00000045-mai-pol). 지금까지 가장 낮았을 때가 2017년 모리토모 학원과 가케학원의 문서 조작과 은폐가 드러났을 때로 26%였다고 한다. 당시 모리토모 학원의 특혜와 관련해서 재무국에서 문서를 조작했는데, 문서를 작성한 직원이 자살을 했다. 아베 정권의 부정부패에 관련된 몇 사람이나 자살자가 나왔지만 정권은 끄덕이 없었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하나만으로도 정권이 날아가고 가케학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베 정권의 그림자라고 할까, 지지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니까, 아베 총리를 바지사장으로 오래 총리의 좌를 지키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주길 바랐다. 그동안 아베 정권 지지율을 보면 내가 실감하는 것보다 항상 너무 높았다. 내 주변에서는 아베 정권을 지지한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으니까. 그래서 오늘 자세히 봤더니 유선전화와 무선전화 비율을 반반으로 하고 있었다. 지금 이 시대에 유선전화가 걸려오면 받으면 안 된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휴대폰이 보급되었다. 그런 사회 실정이 반영되지 않은 조사 대상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27% 나왔다는 것은 실제로는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아베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면 단골 메뉴로 한국 때리기, '혐한'으로 다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런 '기적'을 몇 번 연출했는지 모를 정도라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역량은 대단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 이번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표면적 이유는 아베 총리가 꼼수를 써서 다음 검찰총장으로 앉히려던 구로카와 고검사장이 도박 마작으로 사표를 쓰고 사임한 것이다. 거기에 검언유착도 알려졌다. 구로카와 씨의 경우 보통은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파면을 당한다. 하지만 친아베라고 마지막까지 특혜를 준 모양새가 되었으니 국민들이 화가 날만하다. 세상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나빴던 경제가 곤두박질을 쳐서 매일 같이 오래된 노포들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레나운이라는 100년 이상된 의류 메이커도 파산했다. 실은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자살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상황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자신의 측근을 검찰총장으로 만들려고 검찰청법까지 손을 대서 정년을 연장시키려고 했다. 아베 정권이 해도 해도 너무했기 때문에 지지율이 급락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부풀려졌던 것은 정치를 잘하거나 경제를 좋게 해서가 아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해져서도 아베 총리가 대책회의에도 거의 참가하지 않고 저녁에 언론사 사장들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회식을 자주 긴시간 즐기고 있었다. 나중에는 국민에게 외출 자제와 휴업 요청을 하면서 총리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회식하는 걸 줄였다는 것까지 기사가 날 정도였다. 아베 총리는 매주 언론사 사장들과 돌아가면서 회식을 한다고 했다. 정권에서 언론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어서 아베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가 나올 수가 없었다. 아베 정권을 비판했다가 극우 세력과 정권에 찍히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 사람들의 신뢰를 받았던 공영방송 NHK를 장악해서 정권의 나팔수로 만든 것도 아베 정권이다. 요새 NHK가 아베 정권을 받드는 기사를 자주 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가 코로나 19 대처를 세계적으로 봐도 잘했다. 그러니 선두에 서서 세계를 향해 일본의 방식을 알려줘야 한다는 식이다. 물론, 거기에 맞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지금 일본에서는 코로나 19에 대해서 일본인은 코로나 19에 강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그런 논조에 동의하면서 확산되어 간다. 그렇다면 코로나 19에 감염해서 사망한 사람들은 그런 유전자가 없는 외국인이었나?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19 확진자에 외국인이 많아서 병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헛소문도 돌았다. 일본 인구 전체에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2%가 안된다. 그런데 무슨 큰일만 나면 외국인이 뭔가 했다는 헛소문이 항상 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그런 헛소문이 잘 먹힌다. 심리적으로 나쁜 일은 다 외국인 탓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모양이다. 여기에서 외국인은 주로 재일동포를 뜻한다. 일본인이 코로나 19에 강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처음부터 코로나 19로 휴교령이나 비상사태 선언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앞으로도 비상사태를 해제해도 마스크나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방역도 할 필요가 없다. 일본인이 코로나 19에 강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일본은 대단하다는 '자화자찬'의 일종이다. 

 

근래 일본의 '자화자찬' 붐은 '혐한' 다음으로 온 물결이었다. '자화자찬'하는 책을 보면 도저히 낯뜨거워서 읽을 수가 없을 정도다. 예를 들면 태고로부터 일본인은 어쩌고 저쩌고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존재라고 쓰여있다. 세계가 일본에 열광한다고 한다. 거기에는 정해진 것처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싫어하는 나라로 되어 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해설을 한 적이 있다. 미안하지만 세계가 한국을 미워해야 할 만큼 한국이 알려진 나라가 아니다. 지금까지 한국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자보다 알려진 인물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자기네 나라를 침략했거나, 역사적으로 원수지간이 아니면 다른 나라를 그렇게 싫어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싫어한다는 것은 넷우익들이 넷 공간에서 만들어 낸 소설 같은 이야기다. '자화자찬'은 일본이 역사적으로 정책을 펼쳐왔던 일이기에 일본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겸손하다'라고 한다. '샤이'해서 '자화자찬'은커녕 자신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한다. 일본이 정책의 일환으로 '자화자찬'을 했던 역사가 길다.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자화자찬'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에서 비상사태 선언은 언론의 보도를 규제할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나는 코로나 19 사태에서 꽤 넓은 범위에서 보도규제가 있었던 걸로 보고 있다. 이번 아베 정권의 지지율 급락은 코로나 19 대처에 대한 실망감이 아닐까? 물론 한국 때리기와 '혐한'으로 소생하려고 하겠지만, 지금까지 해온 일이 다 엉터리였다는게 많이 드러난 상태라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면 당장 교체할 상대가 없어서 지지세력이 금방 아베 총리를 물러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지세력의 마음도 아베 총리에게서 떠난 모양이다. 다음 타자로 관심이 쏠린 것은 오사카부의 요시무라 지사이지만, 아베 총리처럼 국정에서 캐리어를 쌓은 것이 아니라 아직은 기반이 빈약하다고 볼 수 있다. 지지세력의 이익을 대변해 줄 적당한 다음 타자가 아베 총리의 뒤를 잇게 될 걸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언제까지 갈지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