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일본은 동경을 비롯한 수도권과 홋카이도까지 전국 비상사태 해제를 선언했다. 그동안 비상사태 해제를 하기 위한 기준이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수도권, 홋카이도는 어제 15명이나 신규 확진자가 있었는데 그냥 화끈하게 한꺼번에 해제를 하고 말았다. 가나가와현도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문제없다. 결국, 모든 것이 '정치적인 판단'이라서 원래는 기준도 필요 없었지만 아무것도 없으면 그냥 막 대충 하는 인상을 주니까, 기준도 만들고 내세워서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온갖 잘난 척을 다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는 기준 따위는 일절 무시하는 것이 일본 스타일? 아베 총리 스타일? 오늘 비상사태 해제를 하면서 하는 말이 '일본 모델'이라는 말을 썼다. 그동안 아무도 모르던 '일본 모델'이 비상사태 해제하는 날에 맞춰서 등장하는 스케일을 보라, 나는 '한국 모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일본에서는 스스로 '일본 모델의 힘'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자랑한다. 한국 언론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자화자찬'을 한다고 하지만, 일본의 아베 총리를 보면 '자화자찬'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사실을 사실대로 평가하는 것은 '자화자찬'이 아니다. 국민에게 잘했다는 것도 '자화자찬'이 아니다. 아베 총리처럼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자기가 잘한 걸로 없는 걸 만들어서 하는 것이 '자화자찬'이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 가 아니라, 자랑을 할 수 있고 없고 가 중요한 것 같다. 오늘 아베 총리를 보면서 실감했다. 자랑하면 잘한 것이고 끝이다.
5월 25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8명으로 확진자 누계는 5,160명이다. 사망자 누계는 288명으로 사망률 5.58%이다. 일본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21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7,34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864명으로 사망률 4.98%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6명으로 그중 3명은 해외유입, 13명은 지역감염이다. 확진자 누계는 11,206명으로 사망자가 267명, 사망률 2.38%이다. 조금 있으면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한국보다 적게 나와서 한국을 다시 비웃고 조롱하겠지? 코로나 19 사태에서 한국은 일본과 경쟁하는 일이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다. 일본에서는 한국을 의식해서 후생노동성이 통계를 가지고 장난치면서 WHO에 보고하는 일도 있었지만 말이다. 코로나 19든 뭐든 일본과 엮이지 않는 게 가장 좋다. 일본에서 매일 같이 한국에 대한 내용을 방송에서 다루고 있지만 솔직히 질린다. 일본 자체에서 신선한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도대체 몇 년을 우려먹고 있는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최장기 집권의 아베 총리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일본 국민들도 행복할게 아닌가? 오늘 아사히 신문에서 23-4일 전국 여론조사를 했더니, 아베 정권 지지율이 29%로 제 2차 아베 정권 발족 이래 최저라고 한다( https://news.yahoo.co.jp/articles/95d4193a4a18b9cab6b4747f476685349b6eef1f). 그래도 자민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68%라고 한다. 지금까지 아베 정권에서 지지율이 낮았던 것은 2018년 모리토모/가케 학원 문제에 비판이 높았던 시기에 31%였다고 한다. 코로나 19 대책으로 아베 총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모양이다. 한국에서 아베 총리를 추앙하는 무리들에 대한 지지율과 비슷하다. 일본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을 높거나 낮아도 존중한다. 그런데, 왜 한국에 아베 총리를 추앙하는 무리들이 국회의원으로 뽑히는지 의문이다.
그렇지만 아베 총리는 '불사조'다. 호락호락하게 정권을 내줄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아베 총리가 후계자가 될만한 사람은 싹을 다 잘라서 자라질 못한다. 자민당내에서도 반대파는 살아남질 못 한다. 그래서 아베 정권은 다 '친아베'로만 구성되어 있다. 아베 정권이 붕괴되든 말든 자민당이 아닌 당이 집권여당이 되는 것은 상상도 못 한다. 그렇기에 아베 총리는 이번에도 어떻게든 살아날지도 모른다. 지금 국민들이 트윗에 #사요나라 아베 총리를 하고 있어도 상관이 없다. 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가 '소화의 요괴'라고 했는데 손자인 아베 총리는 별명이 뭐가 될지 몰라도 존경하는 할아버지를 넘어 서고 있다. 아베 총리는 여러모로 역사상 길이 남을 인물인 것은 틀림이 없다.
오늘 수도권은 비상사태 해제로 갈 줄 알았다. 가나가와현이 기준에 미달하고 동경도의 PCR 검사도 적지만 무시하고 해제한다. 그런데 홋카이도까지 해제할 줄은 몰랐다. 홋카이도에서는 정부의 방침은 받아들이나 자체적으로 이달 말까지 비상사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이건 홋카이도 지사가 하는 게 맞다. 정부에서 다른 지방에도 대입하지 않는 해제 기준을 가지고 홋카이도만 빼는 것보다 지자체가 결정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동경도는 정부의 비상사태 해제에 맞춘 것처럼 조절한 느낌이 든다. 비상사태 해제를 하기 전에 동경도 지사는 5월 말부터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게 극장이나 학원, 쇼핑 몰, 자동차 학원 등이 영업을 재개할 수가 있고 스포츠 시설에서 관객석에 수용인원 100명까지 이벤트도 가능하다. 지자체나 정부는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동경이라는 대도시에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서 간격을 두고 장사를 해야 한다면 소규모 가게는 망할 것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먼저 해제한 지역에서도 단계를 밟아서 조금 있으면 1,000명 수용 이벤트가 가능하다고 한다. 일본 프로야구도 무관중으로 개막했다가 관객을 넣는다고 발표했다. 그런 기사에 달린 댓글은 축제 무드다.
아베 총리가 대단한 점은 바로 직전에 있었던 과실을 금방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 있다. 오늘 비상사태 해제를 하면서 '일본 모델의 힘'으로 한달 반으로 거의 수습이 되었다고 한다. 아마 '일본 모델'이라는 것은 그동안 매스컴에서 주야장천 설파하던 일본 민족의 우수성, 마스크를 하며, 악수나 허그를 하지 않고 젓가락으로 식사하며,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생활습관, 목욕 등이다. 요새는 일본인의 유전자가 코로나 19에 강하다는 설도 나왔다. 또 일본어가 우수해서, 일본어는 침을 튀기지 않아서 코로나 19가 전파하지 않았다고도 한다. 아베 총리는 "희망이 보인다"라고 하는데 어떤 희망인지 묻고 싶다. 일본의 '희망'을 '절망'으로 바꾼 장본인인 것 같은데, 아리송하다.
내가 보기에 일본에서 코로나 19 대처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아베 총리가 무능하고 일본 정부가 대책이 없다는 걸 안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각자도생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사재기 광풍'만 몇 번이었나? 거기에 일본은 일인 가구가 많고 사회적 관계가 희박해서 인간관계가 적어서 고립된 경향이 있는 게 코로나 19에서는 확산을 막은 게 아닐까? 또 하나는 사회적 압력이다. 주위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이 알려지면 해코지를 당하거나 이지메를 당한다. 비상사태가 해제된 지금도 외부에서 오는 차량에 해코지를 한다( https://news.yahoo.co.jp/pickup/6360644). 이런 것은 주위라면 감염에서 회복해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관계가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감염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
그래도 비상사태가 해제된다니 해방되는 기분이다. 나는 거진 히키코모리 생활을 계속하면서 더욱 더 주의해야 하는 생활이 되겠지만 말이다. 드디어, 오늘 비상사태 해제가 되는 날에 맞춰서 아베노마스크가 도착했다. 사진을 찍었는데 요새 휴대폰 사진을 컴퓨터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두 장인데 사이즈도 미묘하게 다르고 바느질도 직선이 아니라 약간 대각선에 품질도 이전에 내가 65엔에 샀던 마스크보다 더 나쁜 것 같다. 사이즈가 하나는 9.5센티에 13.5센티인데 다른 하나는 9센티에 13센티였다. 미묘하게 다른 사이즈가 아니라, 같은 제품인데 차가 난다. 오늘 홋카이도에서 유기농 아스파라거스가 한 상자 도착했다. 홋카이도 대학에 근무하는 후배가 보낸 것이다. 나도 잘 받았다는 엽서를 써서 저녁에 우체국에 가서 우체통에 넣고 왔다.
'일본 모델의 힘'은 대단하다. 아무 대책을 하지 않아도 코로나 19를 극복하고 만다. 그런 논리라면 앞으로도 코로나 19를 일본에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금 비상사태 선언이 너무 늦었다고 했는데, 실은 일본은 비상사태 선언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 나온다. 아베 총리의 리더십에 관해서도 신박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리더십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전문가와 의료진이 전면에 서서 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완전 거짓말이다. 전문가와 의료진이 전면에 나온 걸 본 적이 없다. 2월에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에 탔던 전문가가 하는 말은 뭉개고 말았다. 그동안 과학적인 근거는 도외시하고 전문가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쓰고, 항상 '정치적인 판단'으로 일관했다. 온통 거짓말 투성이인 것도 '일본 모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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