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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아베 총리는 불사조?

6월 13일 NHK에 의하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4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5,49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4명으로 사망률 5.71%이다. 일본 전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45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는 18,16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940명으로 사망률 5.17%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49명으로 그중 5명은 해외유입이고 44명은 지역감염이다. 지역감염은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다. 확진자 누계가 12,051명, 사망자 누계는 277명으로 사망률 2.3%이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맞아 주로 집에서 지내면서 뉴스를 보고 있으면 내가 귀신에 홀린 것이 아닌가? 할 때가 많다. 뉴스에서 보도하는 것과 실상의 차가 너무 많은 점도 있지만, 일본 정부에서 하는 일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걸 보면 사태가 심각해지는 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한편, 언론 플레이를 너무 잘해서 내 기억을 의심할 때가 많다. 

 

오늘 [아베 총리 연속 집무 140일에]라는 제목의 기사가 떴다( https://news.yahoo.co.jp/pickup/6362417). 아베 총리가 코로나 19 대처를 하느라고 쉬는 날도 없이 140일이나 연속 집무를 했다는 기사 제목을 보면서 아닌데? 아베 총리가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되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밤 회식을 하고 있다고 회의 참석은 5 분하고 회식은 장시간이라는 보도를 본 것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는데? 내가 이상한가 했다. 비상사태 선언을 하고 집에서 쉬는 동영상을 호시노 겐과 제멋대로 콜라보한 걸 올려서 욕을 먹은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그 기사가 아베 총리를 따뜻하게 감싸는 느낌인 것도 있었지만, 댓글이 많아서 유심히 봤다. 기사가 올라온 것이 오후 5시 23분이었는데, 일찍부터 댓글이 많았다. 6시간 지난 현재 달린 댓글이 11,110이나 된다. 가장 위에 올라온 댓글이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그래도 살아 있는 사람이니까, 코로나도 안정이 되었으니 좀 쉬었으면 좋겠다"에 '좋아요'가 80,523이다. '반대'는 13,767이었다. 다른 댓글도 대부분 아베 총리를 따뜻하게 위로하고 찬양하는 댓글들이다. '좋아요'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반대도 좀 있다. 일본에서 보도가 "역시, 아베 총리가 있어서 일본은 코로나 19를 극복했다"로 둔갑하고 있다. '아베 총리 만세'다. 외신에서도 "일본은 코로나 19를 극복한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도 한다. 아베 총리가 좋아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회식을 하는 생활로 돌아가는 모양으로 일본에서 어느새 코로나 19는 '종식'이 된 느낌이다. 그동안 국민에게는 '외출 자제'와 음식점에도 '휴업 요청'을 했기 때문에 아무리 아베 총리여도 회식을 하고 돌아다닐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언론에 의해 국난을 극복하고 위대한 과업을 완수한 모양새가 된다.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대통령의 노고를 국민이 평가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는 기사가 나올 리가 만무하다. 지지자가 걱정하거나, 응원하는 댓글에도 이렇게 많은 수의 '좋아요'를 본 적이 없다. 참고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아베 총리의 배는 된다. 그래도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대놓고 빠는 기사도 없지만, 지지하는 댓글에 이렇게 몰려서 '좋아요'가 나오지도 않는다. 아베 총리에 대한 기사나 댓글을 보면 지지율이 낮은 것이 거짓말처럼아베 총리가 아니라, '아베 왕'인 느낌이 든다. 아베 총리만이 아니라, 다른 기사를 봐도 일본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아베 총리가 좋아하는 회식이 문제가 된 기사를 좀 봤다. 140일 연속 집무에는 좀 무리가 있는 게 아닐까? 일본의 코로나 19 사태를 쭉 관찰했던 입장에서 몇몇 변곡점이 있었다. 1월 중순에 일본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 1월 하순에 우한에 있던 일본인을 귀국시켰다. 2월 3일에 코로나 19 감염자가 승선했던 크루즈선이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다. 그 후 매일처럼 크루즈선에서 감염이 확대되어 갔다. 거의 같은 시기에 일본에서 코로나 19 감염으로 첫 사망자가 나왔다. 크루즈선에서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어 갔지만 일본에서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의 대응이었다. 승객들이 자국으로 귀국하고 일본인 승객도 하선해서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귀가하도록 한 것이 2월 중순에서 하순이었다. 오키나와에서 홋카이도까지 일본 열도를 관통하는 감염자가 나온 것도 2월인 걸로 안다. 그런 2월에 아베 총리가 밤에 회식이 없던 날은 3일뿐이었고, 그중 2일은 사저로 조기 귀가했다. 

 

코로나 19의 감염이 확산되는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대책회의에도 나가지 않고 아베 총리의 우아한 생활은 계속되어 밤에 고급 레스토랑에서 회식을 거듭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이 3월 15일이었다( https://lite-ra.com/2020/03/post-5312_3.html). 그런 아베 총리가 드디어 [회식도 쉬고 손님을 맞는 것도 줄여서 코로나 19 대책에 '솔선수범'을 하고 있나?]라는 기사가 났다( https://www.jiji.com/jc/article?k=2020041100138&g=pol). 나는 그 기사를 읽었을 때, 코로나 19로 인해 전국 휴교령을 내려서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전쟁이 났을 때, 총리가 회식을 쉰다는 걸 기특하다는 듯이 쓴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 세상이 아니라, 저 세상이랄까 구름 위에 계신 분이라서 회식을 쉬는 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처신이 된다는 걸 알았다. 국민들이 전염병에 걸리고 사망하는 시점에서도 말이다. 그 기사가 난 것은 4월 11일로 코로나 19로 인해 전국 비상사태 선언을 한 것이 4월 7일이었다. 이미 코로나 19의 감염이 확산된 시점이어서 비상사태 선언이 너무 늦었다고 하던 시기였다. 마트에서는 사재기로 물건이 동이 나고 난리가 난리가 아니었다. 그 뒷날, 아베 총리가 외출하지 말고 집에서 지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자택에서 우아하게 지내는 동영상에 호시노 겐과 제멋대로 콜라보하는 식으로 동영상을 올려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아베 총리가 우아하게 집에서 지내면 국민들이 불안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게 4월 12일이었다. 기사에는 주말에도 1시간이나 2시간 집무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140일 연속 집무가 되는 모양이다. 아베 총리가 바쁘게 보낸 것은 두 달 정도가 된다. 코로나 19 대책으로 바쁜 것이 아니었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 19 대책을 하느라고 격무에 시달렸다면 지지율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고 상승했을 것이다. 아베 총리가 열심히 한 것은 코로나 19 대책이 아니었다. 코로나 19 대책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정권 유지에 대한 일을 더 열심히 했다. 아베 총리가 격무에 시달린 것은 자신과 관련한 부정부패 사안에 대한 국회에서 답변이다. 5월 중순까지는 구로카와 씨와 관련된 일도 있었다. 어느 새, 아베 총리가 코로나 19로 인한 격무로, 140일이나 연속 집무에 시달린 것으로 둔갑했다. 역시, 언론 플레이로 '조작'의 달인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지금 분위기도 아베 총리가 있어서 일본이 코로나 19를 극복했다. 아베 총리가 나라를 구했다는 것이 되고 말았다. 다시 아베 총리가 없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지켜보고 있던 나도 놀랄 정도다. 아베 총리는 불사조가 아닌가? 이제는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