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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8월 6일) 1,485명!

8월 6일 NHK에 따르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6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4,64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33명으로 사망률 2.27%이다. 일본 전국에서는 밤 11시 현재 신규 확진자는 1,485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45,00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048명으로 사망률 2.32%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43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23명, 해외유입이 20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14,499명, 사망자 누계가 302명으로 사망률 2.08%이다. 

 

요새 일본에서 코로나 19로 사망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3일 6명, 4일 5명, 5일 6명, 6일 6명이다. 그런데, 사망자에 대한 보도는 아주 살짝 하고 있어서 찾아서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다. 사망자가 증가하는 걸 사람들이 몰랐으면 하는 모양이다.

 

동경도의 확진자 누계가 한국의 확진자 누계를 넘어섰다. 동경도의 PCR 검사 추세를 보면 이번 주에 들어서 확실히 줄었다. 지난주에 비하면 하루 1,000건 이상 확 줄었기 때문에 신규 확진자가 400명을 넘는 일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요새 양성률이 6.9%라고 한다. 동경도의 PCR 검사를 보면 그동안 3,000대에 머물러 있다가 7월 22일 4,793건으로 가장 많은 날이었다. 그 후로 연휴이기도 했지만 많아도 22일보다 하루에 1,000건 이상 적었다. 지난주는 7월 27-31일까지 평일에는 4,000대를 유지했다. 주말에는 물론 확 줄어든다. 이번 주에 들어서는 8월 3일 3,720건으로 가장 많고 4일은 2,570건이다. 지난주보다 하루에 1,000건 이상 줄어서 양성률을 보면 앞으로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가 줄 것이라는 걸 알 수가 있다. 

 

지난주 금요일 동경도가 최다를 경신했던 날(다음날 다시 경신했다), 7월 31일에 동경판 '질병센터'를 10월에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지난주는 PCR 검사를 늘려서 코로나 19 사태에서 고이케 지사의 치적이 될 동경판 '질병센터' 창설을 발표하는 무대를 빛내기 위한 준비였나 싶을 정도다. 그 후로도 신규 확진자가 줄지 않고 양성률도 높은데 왜 동경도의 PCR 검사가 줄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고이케 지사는 자신의 목적에 맞춰서 맞춤형으로 신규 확진자 발표를 조절한다는 기사가 종종 나왔다. 가만히 보다 보면 그런 패턴을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지난주 동경도의 PCR 검사의 확대는 다른 목적이 또 하나 있었다. 중앙정부에 대해 다시 '비상사태 선언'을 요구하기 위한 조건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코로나 19의 신규 확진자 수를 '정치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 일본이며, 동경이다. 워낙 검사가 적고, 지금까지 각종 '은폐'와 '조작' 의혹이 있고 일주일에 정해진 패턴을 보이는 이상한 추세이기 때문이다.

 

오늘 신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은 다음과 같다. 오사카 225명(최다 경신), 아이치 140명, 후쿠오카 137명, 가나가와 119명(최다 경신), 치바 76명, 오키나와 73명, 사이타마 65명, 효고 61명 등의 순이다. 

 

8월 6일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날이다. 일본에서 8월은 애국심이 고조해서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기도 하다. 매스컴에서는 매해 정해진 루틴처럼 분위기를 조성한다. 8월초부터 오늘을 향해 원폭 투하에 대한 피해를 강조하는 특집 방송을 집중적으로 보도한다. 그래서 오늘 히로시마 평화 기념식전에서 피크를 맞이하는 것이다. 대대적으로 보도하지는 않지만 9일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날이다. 또 하나의 피크는 8월 15일 패전 기념일이다. 일본 무도관에서 전몰자 추도식이 열리며 천황부부가 참석한다. 가까운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참배하는 정치가와 유족들, 우익들과 일반 시민들이 모여든다. 참고로 일본 무도관과 야스쿠니 신사는 같은 역에서 출구가 다를 정도로 인접해 있다. 하지만, 양 쪽은 길을 사이에 두고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는 것처럼 다르다.  

 

아베 총리는 두 달 가까이 기자회견도 하지 않고 국회를 열지도 않아 언론에서 '히키코모리'라는 표현을 쓸 만큼 나오지 않았다. 평시라면 오늘 식전을 마치고 바로 여름휴가에 들어갈 시기이다. 지금은 일본에서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되어 신규 확진자가 1,500명대로 나오고 있어서 비상시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행방이 묘연했다. 오늘 드디어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면서 언론에서 예고편을 날렸다. 기자회견에서 중대발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 나도 그동안 충분히 쉬면서 오늘 발표할 중대한 내용을 만들었겠지 싶어서 궁금했다. 어떤 내용일까? 막상 오늘 기자회견을 들었더니 새로운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그동안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자신이 하는 정책마다 비판을 받고 지지율이 낮은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기가 막히다. 아베 총리의 중병이라는 것은 중 2병이었나 싶었다. 사람들은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해서 불안한 시국에 거진 두 달만에 기자회견을 했는데, 사람들을 향한 메시지는 없고 자신이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서 말하다니 기사를 보면서도 믿기가 힘들다. 없던 힘도 다시 빠진다. 이게 현재 일본 지도자의 민낯이었던 거구나.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한국의 전 대통령과 어쩌면 이렇게 닮았나 싶다. 그러면서도 다시 '비상사태 선언'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귀성을 제한하지 않으며 Go To 캠페인도 그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화제가 집중한 것은 16분이라는 시간이다. 내용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 라디오로 들으면 테이프에 녹음한 것을 듣는 것 같은 것으로 내용을 다 외우고 있다. 나는 이전에 한국의 전 대통령이 실은 인간이 아니고 한국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AI가 아닌가 의심한 적이 있다. 내가 느끼기에 살아 있는 인간 같은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도 혹시 일본에서 비밀리에 AI를 만든 것이 아닐까? 어떻게 기계처럼 똑같은 말을 반복할 수 있을까?

 

이틀 전에 가토 후생노동상은 다시 '비상사태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매스컴에 나가서도 같은 말을 했다. '비상사태 선언'과 같은 중차대한 일을 하루나 이틀 사이에 번복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니, 지금 아베 정권에서는 매일 같이 바뀌니까, 바뀔 수 있기는 하다. 동경도에서는 '비상사태 선언'을 중앙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한편 동경도 지사는 아베 총리와는 반대로 귀성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비상사태 선언'도 독자적으로 할 기세이다. 가정에서 감염이 가장 많아졌다고 고령자와 동거하는 집은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고령자와 치약을 별도로 사용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현재 도시권에서 코로나 19가 통제되고 있느냐'는 여론조사에 94%가 '통제되고 있지 않다'라고 했다. '통제되고 있다'는 4%에 불과했다. 

 

동경도에서 귀성을 자제해달라는 요청도 일찍 했어야 한다. 이번 주말, 내일부터 연휴라서 여름휴가를 받아 귀성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예약을 취소할 수도 없는 타이밍이다. 미리미리 선제적으로 해야 하는 걸 미루고 미뤄서 내일부터 연휴가 시작되는 전날에 이런 발표를 한다. 그러면, 귀성을 자제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일본 정부과 지자체의 엇박자를 보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른다. 아베 정권내에서도 소통이 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비상사태 선언'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총리와 장관이 정반대의 발표를 하다니, 이게 뭔 일인가? 일본이 무정부 상태인 걸로 보일 정도다. 일본에서 코로나 19 사태의 수습은 어떻게 될지 요원하기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