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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일본, 동경 도의원 선거와 고이케의 승리

NHK에 따르면 7월 4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518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6,501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239명으로 사망률 1.27%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485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806,69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4,860명으로 사망률 1.84%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주말이어서 새로 통계가 올라오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743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60,08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026명으로 사망률 1.27%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5,347,197 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은 수도권뿐이다. 동경도 518명, 가나가와 226명, 치바 141명,, 사이타마 124명 순이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은 없지만 합계 5명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가 202명 늘었다. 동경도에서만 132명이 늘었고 가나가와, 치바, 사이타마에서 는 것이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가 1,009명으로 전체의 68%나 차지한다. 

 

동경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어제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세르비아 보트팀 5명 중 1명이 공항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4명도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대기 시설에서 격리 중이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542f954df972611e1b666ef8699da24a28906e42). 며칠 전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했다가 선수단에 합류한 우간다 팀 코치에게서 다시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ad275a2cebe095d3833beb127f370c24a8bbe7e8). 그는 같은 호텔 다른 층, 객실에서 따로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후생노동성은 요양시설 퇴소 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도 2차 감염 리스크가 낮아서 다시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이즈미사노시로 올 때 버스에 동승한 시직원이나 운전사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일도 없다고 한다. 그래도 그를 따로 대기시킨 상태이다.

 

어제 오전에 일어난 아타미 시 산사태로 인해 80여 가구가 붕괴된 사고로 현재 사망 3명, 20명을 수색하고 있는 중이다. 산사태가 난 시점은 시에서 '피난 권고'가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4aa22aaf46a78f8b7200dc77f2e306646cd02f44).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행정이 하나하나 다 챙길 수 없으니까, 자신들이 알아서 각자 피난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다. '피난 권고'가 내리지 않으면 피난장소가 열리지 않기에 각자 알아서 피난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이런 댓글을 보고 시에서 '피난 권고'가 내리지 않아서 피난을 하지 못했다는 핑계도 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이럴 때는 행정이라도 원망해야지 하늘을 원망하라는 말인지, 현재 피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다른 재해를 당한 피해자에게 너무 모진 말인 것 같다. 설마, 이런 재난을 당하는 것도 일본에서 말하는 '자기 책임'이라는 건 아니겠지? 댓글이 그렇게 보이고 만다. 

 

오늘은 토요일에 비도 와서 늦게 일어났다. 낮에 컴퓨터를 켰더니 스가 총리가 나와서 아타미 재해 현장에 사람을 많이 투입해서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뉴스가 있었다. 나는 그 화면을 아주 냉랭하게 보고 있었다. 그 사고는 어제 오전에 일어났다. 인명구조에도 골든타임이 있을 것이다. 24시간 이상이 지난 다음에 이런 지시를 아주 그럴듯하게 하는 걸 보면서 왜 어제가 아니었나? 어제가 토요일, 오늘은 일요일이다. 스가 총리는 국회의원 숙사에서 지내서 멀리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 어제부터 준비해서 오늘 그런 기자회견을 한 것인가? 아니면 오늘 동경 도의원 선거 투표를 의식해서 늦게나마 이런 기자회견을 하는 건가 하면서 보고 말았다.  

 

동경도 지사가 발열 상담 건수가 1,000건이 넘는다면서 감염 예방에 신경을 써 달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45fe2276ec60f844fc407b1038f31bd17d80d484). 참고로 동경도에서는 감염 확대 국면에도 PCR 검사를 적게 한다. 홈페이지에 가서 봤더니 6,803.6건 검사에 양성률 5.6%로 나온다. 검사는 항원검사도 포함된 것으로 검사수에 신규 확진자를 보면 양성률이 맞지 않는다. 한국과는 검사수에서 10분 1인 걸로 보인다. 올림픽을 하는 도시 동경에서는 한국보다 더 많이 철저하게 PCR 검사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동경도 지사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감염 확대로 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것과 같다. 

 

오늘은 동경도 도의원 투표가 있는 날이었다. 투표율이 동경도 선거 관리 위원회에 따르면 42.41%로 지난번보다 8.87% 낮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9b5ea4d673025f488a3cd27782581c454e74fc3c). 오늘은 날씨가 나빠서 투표율이 낮은 이유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뜨겁다고 했다. 자민당이 제1당을 다시 탈환하느냐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입헌 민주당과 공산당은 동경올림픽 중지를 내걸고 혐력하고 있어서 기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저조한 투표율이라면 조직표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표를 많이 얻었을 걸로 예상된다. 고이케 지사가 속한 도민 퍼스트회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으로 보고 있다.

 

남은 의석 수가 2명인 현시점 결과를 보면 자민당 33명, 도민 퍼스트회 31명, 공명당 22명, 공산당 19명, 입헌 민주당 14명, 무소속 4명, 생활자 네트워크 1명, 유신회 1명이다. 자민당과 공명당 합쳐도 55명으로 과반수인 64명에 미치지 못했다. 자민당은 출구조사에서 40명을 예상했지만 그보다 못했다. 그래도 이전 25명에서 33명은 선전한 걸로 봐야 한다. 도민 퍼스트가 46명에서 이번 31명으로 줄었다. 공명당은 예상보다 늘어서 후보자 전원 당선했고 공산당도 의석 수를 늘렸다. 이번에 가장 약진한 것은 14명이나 당선한 입헌 민주당이다. 입헌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당명이 바뀌었기 때문에 지난번 선거에서는 다른 당명으로 당선한 후보들도 있다. 이번 결과는 공산당과 입헌 민주당이 선거 협력으로 이룬 결과이다. 하지만, 둘을 합쳐도 자민당의 숫자와 같다. 물론, 국회와 도의회는 다르지만 가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의 전초전으로 보기에 중요한 선거였다. 이번처럼 자민당과 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어렵고 코로나 상황과 동경올림픽을 앞둔 상태라는 임팩트가 있어도 투표율이 낮다. 사람들이 관심이 없거나 아예 체념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고이케 동경도 지사이다. 고이케 지사는 지지난주부터 건강상태가 나쁘다는 이유로 쉰다고 했다. 과로로 병원에 입원해서 일주일 이상 입원했다. 지난주에 퇴원해서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출근하지 않았다. 이번 입원에 대해서 '정치적 퍼포먼스'로 보는 사람들과 장기간 피로가 쌓였을 것이라는 '동정론'으로 나뉘었다. 나도 고이케를 지지하지 않지만 코로나 국면에서 '과로'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입원하는 타이밍이 너무나 절묘해서 약간 의심했다. 왜냐하면 동경도에서 다시 감염 확대로 돌아서서 동경올림픽 개최에 반대가 들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걸 피하고 자신의 입지를 견고하게 하기 위한 책략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설마 자신의 건강상태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는 않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퇴원해서 하는 말을 듣고 '정치적 퍼포먼스'였다는 걸 알았다. 고이케가 퇴원해서 예정에 없었던 기자회견을 열고 "몸이 좋지 않아서 중요한 기간에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어디선가 갑자기 쓰러질지 몰라도, 그렇게 되면 원하는 바라는 생각하고 앞으로 매진하겠다"라고 했다. 10일이나 쉬고 와놓고 하는 첫마디이다. 아, 입원을 자신의 건강상태보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알았다. 고이케가 건강이 악화된 것에는 20년 동안 기르던 강아지가 죽었다는 이유도 나왔다. 나도 강아지가 죽으면 상실감이 클 것으로 본다. 이제는 집에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겠지. 하지만, 지금까지 어느 정치가가 자기 강아지가 죽은 걸로 '동정표'를 얻는 재료로 썼을까? 강아지가 죽었다는 것까지 동원하는데 아무도 그에 대해 비판할 수가 없다. 그전에 놀란 것은 고이케가 퇴원했다는 것이 뉴스 속보로 전해졌다. 일본에서 이 정도로 건강상태에 주목하는 인물이라면 천황과 총리 정도가 되지 않을까? 키우던 강아지의 안부까지 관심을 가진 인물이 지금까지 있었을까? 고이케가 최고로 효과적인 타이밍에 입원한 걸로 급격히 지지도를 높이고 몸값도 최고로 올리고 말았다. 그런데, 정말로 오죽 내세울 것이 없으면 건강상태나 강아지의 죽음으로 '동정표'를 받을까 한다. 참고로 선거 공약을 하나도 지키지 않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도 아주 유능하게 보인다는 것은 '연기'가 뛰어나다는 거다.

 

자신이 만든 도민 퍼스트회에 대해서도 이번 선거에서 직접 응원하는 식으로 지원하지 않으면서 마지막에는 지원을 하면서도 연설을 하지 않는 식으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https://news.yahoo.co.jp/articles/a69e175fb7c8cf1acca3d2876ad561c282617a00). 퇴원해서 바로 선거 응원을 다 돌 수 있을 정도면서 사람들 앞에서는 아직도 몸이 회복되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대단한 '정치적 퍼포먼스'의 대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잘하면 국정으로 돌아가 일본 최초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예감이 든다. 사실, 고이케의 입원과 퇴원에 도의원 선거일정과 너무 잘 맞아떨어지고 언론 보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걸 보고 모종의 시나리오가 완성되어 그에 맞게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병원에 입원해서 '동정표'를 샀기에 동경의 코로나 대책이나 감염 확대에 대한 책임을 묻지 못하게 되었다. 동경올림픽 개최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이제 동경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 인기를 얻고 그걸 발판으로 삼아 국정으로 돌아가 자민당으로 복귀해서 일본 최초 여성 총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현실감 있게 보인다. 실은 그녀는 도민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야심만을 위해 정치를 한 느낌이다. 이번 도의원 선거에서 완승한 것은 고이케이다. 

 

고이케와 협력하는 인물은 니카이 간사장이다. 니카이 간사장은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다. 이대로 스가 총리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까? 물론, 자민당이 이길 것이다. 사람들이 투표를 하지 않기에 조직표를 가진 자민당과 공명당이 유리하다. 자민당이 이겼다고 스가 정권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재등판하려고 준비운동을 마친 아베 전 총리가 재등판해도 힘들 것 같다. 자민당 내에서 지지세력과 애국시민들이 지지할지 몰라도 다른 시민들 반발이 심할 걸로 예상된다. 아베의 기사에는 이제 거의 욕으로 도배가 된다. 자민당 내 다른 인물은 아베가 다 밟아놔서 뒤를 이을 인물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고이즈미 환경상은 이제 웃기는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고노는 여전히 애국시민에게 지지를 받지만 완전 여기저기로 튀는 인물이다. 이번 스가 내각에서 그의 실력이 드러났다. 일본에서는 자민당 수뇌부의 구태의연한 나이 든 아저씨들 얼굴만 봐도 신물이 난다. 고이케가 여성으로 쇼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하고 좋게 보인다.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와 대립하고 비상사태 선언을 주도하면서 강한 캐릭터로 아베와 대항했던 고이케가 있다. 거기에 지금 일본 입맛에 맞게 극우이다. 고이케는 자민당 내에서도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는 평이 있다. 그래서 자민당에서 나와 도민 퍼스트회를 만들어 동경도 의회에 돌풍을 만들었다. 이런 정치적인 퍼포먼스만은 아주 능수능란하다. 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면 정치가로서 뽑으면 안 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박근혜에게 '불쌍하다'고 표를 주지 않았나? 일본에서도 '동정표'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박근혜보다 화려한 쇼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고이케의 '열연'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