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맑지만 기온이 낮은 추운 날씨다. 최고기온 10도 최저기온 -3도다. 최저기온이 낮으면 낮을수록 밤이 되면 추워진다. 동경에서는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정말로 드문데 이번 겨울은 추운 모양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빨래를 하고 회오리바람으로 더러워진 베란다도 청소했다. 일요 행사인 청소를 마치고 다시 낮잠을 자기로 했다. 요새는 틈만 있으면 잠을 잔다. 이불속이 따뜻해서 밖에 나오기가 싫다. 그래도 시간에 맞춰 끼니는 때워야 하는지라 찬밥을 뜨거운 물에 말아서 반건조 명태를 구워서 먹었다. 아무리 냄새가 덜 나는 명태에 환기선을 돌려도 청소를 한 날 집안에 생선 냄새가 밴다. 창문을 다 열어서 환기를 시켜도 냄새가 남았다. 청소한 날에 생선을 굽는 실수를 한다.
오늘 침대에서 뒹굴면서 미국 문학 작품 해설 책을 읽었다. 그 책에 나오는 작가의 작품은 오래전에 읽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그런데 미국의 역사적 배경과 시대 상황에 대한 해설을 읽으니 꽤 재미있다. 사실 요새 도서관에 가도 책이 별로 없고 읽을 만한 신간도 잘 없다. 도서관 상황을 보면 이런 것도 코로나 영향인지 모르지만 일본 출판 업계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
일본이 여러모로 정말로 갈 데까지 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은 일본의 상황에 대해 다양한 통계에서 일본이 막다른 길에 있다는 걸 알려줬다. 일본 매스컴에서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보도하지 않는다고 그런 상황이 변하지는 않는다. 일본 정부나 매스컴에서 일시적 방편으로 '혐한과 혐중'으로 눈 돌리기를 해서 성공한 것으로 보였지만 그건 다른 문제를 만든 것이지 해결 방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은 옛날부터 늘 그런 식으로 문제를 회피해 왔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문제를 공표할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문제가 없는 걸로 하면 문제를 해결할 필요도 없는 거다. 문제가 있다는 사람 자체가 문제이기에 그런 인물을 제거하면 된다.
일본 대학에서 오래 가르친 경험으로 보면 작년보다 올해 학생들이 정말로 힘겨워하고 있다.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몰라도 마치 자신들이 헤어날 수 없는 올가미에 걸린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 먹이사슬에서 가장 약한 입장에 처한 것 같다. 사실, 학생들에게는 죄가 없다. 어른들, 이나라 지도자들이 만든 문제이다. 그런 일이 쌓인 결과 모두 학생들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모양이다.
지금 대학생들은 온전히 '아베 시대'에 성장한 학생들이라서 기본적으로 아베에 대해서 비판적이 될 수가 없다. 아베에 대해 비판적이 된다는 것은 자신들 인생을 부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더욱더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것처럼 느끼는 모양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힘을 내라고 하지만 학생들이 '희망'을 보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내가 아무리 학생에게 힘을 주는 강사라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학생들이 힘이 없으면 어떻게 하기가 힘들 것 같다. 이 정도로 학생들이 풀이 죽는 사태는 상상도 못 했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학생이기 때문에 가계를 책임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래를 심각하게 걱정하지도 않는다. 가장 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다가올 세계는 자신들에게 좋은 일은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런 분위기를 느끼기에 현재 이 순간을 즐기지도 못하고 기가 죽어서 아이들이 힘이 없다. 이런 건 특정 통계의 수치 때문이 아니다.
일본과 다른 나라를 비교한 조사 결과를 통해서 일본의 처한 상황을 알 수 있는 책을 빌려왔다. 글을 쓸 때 자료로 쓰기 위해서다. 대부분 지표가 한국보다 나쁘다. 학생들을 비교한 것은 더 나쁘다. 이런 통계는 내가 한국 학생들을 접해서 비교하지 않고 일본 학생들만 봐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남학생과는 달리 여학생들이 활기가 있다. 정치적인 견해에 대해서도 이전이라면 남학생들의 전유물이었던 의견을 내는 것도 주로 여학생이 되었다. 아마, 여학생들은 처음부터 마이노리티였기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도 남학생만큼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건가?
여학생들이 활기를 띄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근래 2년 정도 보면 여학생들이 화장을 잘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여학생들이 대부분 화장을 하고 있었는데 근래는 화장을 하지 않고 더 보이쉬해졌다. 그런 말을 하면 여학생들이 좋다고 한다. 나는 이런 상황이 여학생들이 더 건강해진 걸로 보고 있다. 사회를 의식하거나, 남학생의 눈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사실, 남학생의 눈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다.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으려고 할 뿐 남학생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의식은 없는 걸로 안다. 하지만, 항상 여성은 남성의 눈을 의식하면서 행동한다고 세뇌해서 그런 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아마 의식한다면 같은 여학생을 의식하지 않을까 싶다. 여학생들에게는 남학생은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남학생들도 심드렁하게 앉아서 그런가 할 뿐이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계획을 들으면 커플이 일루미네이션을 보러 간다거나, 여학생끼리 모여서 파티를 하는 모양이다. 친구들이 다 커플로 시간을 보내서 자신은 계획이 없다는 학생들도 있다. 나는 그런 게 아마 보통일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라고 학생들이 일시적으로라도 들뜬 기분으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NHK에 따르면 12월 19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3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82,55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72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7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30,32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391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주말이어서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6,23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565,09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722명으로 사망률 0.84%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84.7%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4.7%, 60세 이상 인구의 93.9%이다. 2차 인구의 81.9%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2.6%, 60세 이상 인구의 92.7%이다. 추가접종은 인구의 22.5%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26.1%, 60세 이상 인구의 56.6%이다. 오늘 사망자가 78명이나 발생했고 중증자도 1,025명으로 과거 최다를 경신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453명, -6.8%이다. 정말로 오랜만에 한 달 이상만에 처음으로 지난주와 비교해서 신규 확진자가 줄었다.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되어 신규 확진자가 줄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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