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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일본, 젠더 의식이 정반대인 여학생과 남학생

오늘 동경은 맑고 무난한 날씨였다. 오늘이 연내 대면 수업 마지막 날로 내일 온라인 강의가 끝나면 연내 강의가 끝나서 2주일 정도 짧은 방학이 된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지내고 학기말 강의가 조금 남았다. 그다음은 학기말 시험과 리포트를 받아서 채점을 하게 된다. 성적평가를 해서 입력하고 나면 학기말이 된다. 학생들도 빨리 시험이 끝나고 방학이 되는 걸 기다리지만 선생들도 방학을 기다린다.

 

오늘은 기시다와 아베 전 총리가 갈등을 빚고 있다는 걸 쓸 예정이었다. 그런데 피곤해서 쓰려면 밤이 너무 늦을 것 같아 다음 기회에 쓰기로 하자. 

 

연말이 다가오고 학기말이 다가오면 학생들과 가까워지는 것도 있지만 주고받으면서 설왕설래를 하는 것도 있다. 요새 학생들이 자료를 제시해도 못 믿겠다는 식 반응을 보이거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해서 보낸 걸 확인하고 의견을 낸 것에 대해 상처를 받았다는 학생도 있다. 

 

어느 남학생이 코로나로 한국 아이돌이 일본에 '돈 벌러' 오지 못해서 한국 경제가 힘들지 않으냐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한국 아이돌이 일본에 와서 콘서트를 하면 일본 경제에도 공헌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자국 연예인이나 아티스트가 다른 나라에서 활동을 하면 '돈 벌러' 갔다고 하느냐? 역시 한국인이 일본에서 활동하니까, '돈벌이'라고 하는 건가 하고 물었다. 일본에서는 다른 나라 출신 아티스트가 와서 공연해도 '돈벌이'하러 왔다는 취급을 하느냐? 아마,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취급을 하지 않을 거다. 오직 일본에서만 한국 아티스트에게 그런 말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번 BTS가 미국에서 공연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일본이었다면 다시 발칵 뒤집혀서 무슨 말을 들었을지 모른다. 미국에서는 그런 BTS에게 많은 영향력을 줬다고 감사해하고 있다. 

 

이번 일본 연말 시상식이나 NHK 홍백 가합전에 한국 아이돌이 나오지 않는다고 일본에서 기뻐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정말, 다행이다. 완전히 순수한 일본인만 나오면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속이 편하고 기쁘겠나? 가능하면 앞으로도 쭉 일본인만 나오는 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오지 않으니 정말로 아무런 잡음도 없고 모두가 평안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한 남학생이 일본에서는 원래 한국 아이돌 따위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나도 일본 사람들이 한국 아이돌 따위에 관심이 없을 거라고 본다고 돌려주고 싶다.

 

그런데 BTS가 일본에서 2021년 오리콘 차트 연간 앨범 판매 1위를 기록해서 BTS, The Best가 99만 3천 장 팔렸다고 한다. 해외 아티스트가 이런 기록을 세운 것은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이후로 37년 만의 쾌거라고 일본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이런 건 일본에서 관심이 없다는 한국 아이돌 따위가 세울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그전에는 1971년 엘비스 프레슬리가 있었다고 한다. 엘비스 프레슬리나 마이클 잭슨 둘 다 전설적인 가수다. BTS도 그 반열에 올랐고 이번 그걸 일본 오리콘 차트 연간 1위라는 걸로 증명하지 않았나? 이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부정하고 싶은 목소리가 크다. 아니, 자신들이 부정하면 없는 일이 된다고 믿고 싶은 모양이다.

 

 

지난주에 한 남학생이 질문을 했다. 트위터에서 '페미'들이 난리치고 있는데 나에게 그걸 보고 의견을 들려달라는 거다. VTuber가 치바현 경찰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통규칙 계발 동영상이 '성적' 이미지와 결부된다는 비판을 받아 삭제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46f29efe92150dd9342e93fb1eda20161b238f6d). 학생은 나에게 그걸 보고 자신은 절대로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한번 봐달라고 해서 봤다. 그래서 나는 학생에게 피드백을 했다. 이런 것이 개인이 선택해서 소비하는 대상이라면 비판을 받지 않겠지만 경찰서가 공적인 홍보물로 쓰는 것은 문제가 된다. 공적인 홍보물은 연령에 상관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강요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건 일본에서는 너무 많기에 익숙해서 '성적' 이미지와 결부시키면 그런 사람이 이상하다고 할지 몰라도 외국이라면 어린이를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롤리타 컴플랙스 '로리콘'에 해당한다. 경찰에서는 '로리콘'으로 소비되는 걸 단속해야 하는 입장인데 이런 걸 교통규칙 계발 동영상으로 사용한다는 건 문제가 된다고 본다고 했다. 그에 대해 다른 남학생이 자신이 애니메이션과 VTuber을 좋아하는데 내가 '로리콘'이라고 해서 상처 받았다고 한다. 나는 다른 학생이 질문해서 피드백을 한 것이다. 또 다른 남학생이 좋아하는 대상을 비판한 것은 아니다. 상처 받았다는 남학생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VTuber를 알지도 못한다. 나는 결코 애니메이션과 VTuber 전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군가 지적해야 한다면 나는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그 질문을 한 남학생은 전혀 다른 걸 들고 나와서 난리를 치고 있다. 여성 전용차량이 있다면 남녀평등을 위해서 남성 전용차량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일본에 여성 전용차량이 만들어진 건 '치한 대책'이다. 그리고, 출근 시간에 전철을 타보면 거의 압도적으로 남성이다. 남성도 여성이 여성 전용차량에 타면 더 편하지 않냐? 가장 앞 차량이나 뒷 차량으로 출근 시간에만 한정적으로 여성 전용차량이 되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말이 없다가 왜 이제야 이런 것이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 그건 '치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가? 여성들이 사회에서 일을 하려면 전철에서 '치한'을 당하는 건 감수해야 하나? 내 후배는 딸을 보내고 싶은 학교가 있는데 통학에 1시간 걸린다고 했다. 내가 그 학교로 보내라고 했더니 그냥 가까운 학교에 보낸다고 했다. 거기에는 딸이 통학하면서 '치한 피해'를 입을 걸 방지하고 싶은 것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일본의 남녀평등을 위해서라도 과도하게 여성을 옹호하는 건 문제라고 한다. 남녀 불평등 지수가 선진국에서 가장 낮은 일본, 여성 혐오가 강한 나라 일본에서 여성을 옹호하는 자체가 드문데 과도하게 여성을 옹호하다니 그런 실태가 어디에 있나? 묻고 싶을 정도다. 왜 이렇게 그렇지 않아도 힘든 입장에 있는 여성들을 잡아먹지 못해서 난리인가? 이렇게 나오는 것도 다 여성 혐오에 기반한 것이다. 그런 걸 인정하지 않고 길길이 날뛸 것 같다. 더 이상은 내가 할 말이 없다.

 

내가 보기에 이런 남학생은 젠더 이슈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여학생과 말도 제대로 못 할 것 같다. 여학생들이 그런 문제를 논할 때는 근거를 가지고 자료를 제시하면서 말한다. 이런 남학생의 경우는 자신들의 '장난감'이랄까,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비판했다는 감정이 앞선다. 여학생들이 가장 상대하고 싶지 않은 존재가 된다. 이렇게 남학생과 여학생은 건널 수 없는 강을 더 넓혀가는 느낌이 든다. 남학생들의 여성 혐오가 더욱 심화될 것 같다.

 

 

 

 

 

 

 

 

 

NHK에 따르면 12월 2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82,67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근 3,173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295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31,27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398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오늘 발표한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9.2%, 2차 인구의 77.7%, 추가접종 인구의 0.3%이다.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서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105명, +55.3%이다. 

 

동경도에서도 지난주보다 코로나로 입원환자가 배로 늘었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pickup/6413282). 요즘 다시 구급차 소리가 시끄럽게 나기 시작하는데 수치상으로 신규 확진자는 그다지 늘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6,91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589,97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5,015명으로 사망률 0.85%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85.3%, 2차 인구의 82.2%, 추가접종은 인구의 26.7%이다. 반가운 소식은 추가접종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사망자가 109명이나 발생했고, 중증자도 다시 1,083명으로 올라갔다. 지난주에 비해 신규 확진자 -703명, -9.2%로 조금씩 줄고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