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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미소지니와 제노포비아

일본 관광 활성화 어렵다

오늘도 동경은 최고기온 32도, 최저기온 22도로 더운 날씨였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내일까지 3일 연속 최고기온 32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오늘도 날씨가 아주 변덕스러워서 아침부터 맑은 가운데 비가 왔다. 흐리다가 맑아지면서 기온이 팍팍 올라갔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후 늦게까지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서 산책을 나가지 않았다. 오늘은 아예 집 밖에 나가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 

 

요새는 주변에서 환경미화 작업을 하느라고 매일 아침부터 작업이 끝나는 시간까지 시끄럽다. 며칠은 풀을 베더니 다음날은 나무를 자르는 작업을 한다. 바로 보이던 벚꽃나무는 이번 기회에 아예 밑동부터 잘라내고 말았다. 그래서 베란다에서 마주하고 있던 벚꽃나무 두 그루가 완전히 잘려나가서 벚꽃나무가 있었는지 조차 모를 지경으로 변했다. 이상하게도 단지 내 벚꽃나무가 올해는 꽃도 잘 피지 않았다. 이상한 것은 벚꽃나무만이 아니다. 올해 주변을 보면 말라죽은 나무들이 꽤 눈에 띈다. 벌레의 공격을 받아서 나무가 말라죽는 모양이다. 그런 나무 옆을 지나면 쉰 냄새가 나고 나무에서 거품이 흐르고 있다. 말벌로 보이는 벌이 나무에 달라붙어 있는 걸 예전보다 자주 본다. 말벌의 공격을 받으면 그 나무는 고사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말벌이 사람 다니는 길에 날아다니면 무섭다. 그래서 주변에서 벌에 주의하라는 종이를 붙이기도 한다. 말벌을 퇴치하기는 어려운 모양으로 공격받는 나무를 비닐로 감싸서 테이프를 붙여 놓았다. 그래도 좀 지났더니 말벌이 공격했던 부분은 비닐을 뚫고 다시 공격하는지 그 부분만 비닐이 뜯겨서 다시 말벌이 모여있다. 내가 사는 주변만 봐도 자연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걸 실감한다. 

 

 

일본에서는 코로나가 피크에 달했을 때 기시다 총리가 입국 완화를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가 코로나에 감염해서 재택근무를 할 때라서 매일 온라인으로 일방적인 많은 발표를 했다. 9월 7일부터 일본 입국 시 72시간 이내에 검사한 코로나 음성 증명서를 3회 백신 접종 증명이 있으면 면제한다고 한다. 거기에 하루 2만 명으로 입국 제한했던 걸 5만 명으로 늘렸다(https://news.yahoo.co.jp/articles/efa685ea4ac66a62785400f1552c68b5e2172500). 내일부터는 일본인 안내원 없이 단체관광도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비자가 필요하고 개인여행을 할 수가 없다. 일본에서 입국 완화를 한 것은 외국인이 입국하기 쉽게 하기 위한 것으로 첫째는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등이 있다. 다음은 뭐니 뭐니 해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에서 타깃으로 하는 관광객은 다름 아닌 한국인이다. 왜냐하면 중국에서는 아직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많기로 1,2위를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 매스컴에서 이번과 같은 입국 완화를 발표하기 전부터 코로나로 입국 금지했던 외국인 신규 입국이 가능하게 되자 마치 한국에서 관광객이 물밀듯이 몰려오는 걸로 보도를 했다. 사실상, 관광객이 일본에 오기 어려운 조건이라서 관광객이 올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그런 보도를 했다. 그래서 친한 이웃이 한국인이 막 일본에 오는 모양이라고 해서 일본에 그렇게 올 수가 없다. 우선 비행기도 많이 뜨지 않고 있다. 6월에 비행기 편을 조사하고 승객 수를 계산해서 일본 주요 공항 전부를 합쳐도 일주일에 최대한 많게 봐서 1만 명이 될 수가 없다. 그중에 일본 관광비자를 받고 오는 일본인 가이드를 동반하는 단체관광객이 얼마나 될까, 아무리 계산해도 한국인이 물밀듯 일본에 올 수가 없다. 하네다 검역에서 일하는 후배에게도 물었더니 입국자를 보면 관광객은 없고 유학생과 외국인 노동자가 주라고 한다. 

 

또 하나 일본 매스컴에서 자주 보도했던 기사는 한국에서 일본 관광 상품이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쇄도해서 여행사가 펑크가 날 지경이라는 보도도 몇 번이나 본 것 같다. 재미있게도 이런 보도를 하는 매체가 가장 '혐한'에 적극적인 곳이기도 하다. 오늘도 석간 후지에 한국에서 일본 여행 예약이 쇄도하는 '진풍경'이라는 기사가 났다(https://news.yahoo.co.jp/articles/8bdc0f8502c885bbd8b6d7605d2199e93c45e4e0). 그 기사에 달린 '좋아요'가 가장 많은 댓글을 소개하면 "동경하는 일본에 가고 싶은 것이겠죠. 반일 교육은 수업의 하나로 실제로는 일본을 아주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한국 국내에서는 크게 말하지 못하는 것뿐.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인기가 있을 리가 없지요. 젊은 사람들은 정치는 정치, 자기는 자기겠지요. 일본인이 보기에는 복잡한 심정이지만"이다. 한국에서 일본을 '동경한다'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자신들이 '혐한'을 하는 건 일본인으로서 '우월감'에서 우러나온 정당한 행위지만 한국에서는 일본을 좋아하길 바란다. 한국에서 일본은 싼 맛에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외국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1980년대 버블경기 시절 일본과 아시아의 격차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다수 일본인은 해외에 나갈 기회도 없고 관심도 없기 때문에 자신들의 객관적인 모습을 알 수도 없지만 알고 싶지도 않다. 가능하다면 언제까지나 일본이 세계 최고라는 환상에 젖어 지내고 싶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세계 사람들이 일본을 동경하고 일본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다는 보도가 먹힌다. 거기에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일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세계'는 서양을 뜻한다. 실제로 일본에 관광 오는 사람들은 일본과 가까운 중국이나 한국, 대만, 홍콩, 아시아 지역에서다. 일본에서 생각하거나 보도하는 것과 실제는 전혀 다르다. 

 

요새 한국에서도 환율이 올라가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환율이 엔저로 140엔대까지 갔지만 그저 그런가 할 뿐이다. 왜냐하면 일본 정부에서는 "엄중하게 지켜본다"는 하나마나한 말을 할 뿐이다(https://news.yahoo.co.jp/articles/5415cadf8bec98d01f959259dddf0cef8e924b99). 환율이 "엄중하게 지켜본다"고 뭔 일이 생길 리가 만무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한국에서도 물가가 올라서 힘들다고 하지만 일본도 물가가 엄청 올랐다. 일본 정부나 정치가는 사람들 생활이 힘든 것에 대해 '민생'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엔저가 이런 수준이 되면 많은 걸 수입하는 일본에서 물가가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단지 그 물가가 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에서는 급료가 오르기는커녕 내렸는데 각종 세금 등은 올라서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이 많이 줄어서 생활하기가 힘들다(https://news.yahoo.co.jp/articles/be12e4da4d598221c701d678228a5185fc8c4d41). 그래도 한국에서는 가까운 외국으로 해외여행을 할 여유가 있을지 몰라도 일본에서는 그런 여유가 있는 사람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하기가 힘든 것은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해외여행은커녕 가족이 외식도 하기가 힘들다. 

 

 

다시 한국과 일본의 입국 완화, 관광으로 돌아가자. 한국에서도 일본보다 먼저 8월부터 10월까지 노비자로 입국 완화를 했다. 코로나 검역에 대해서도 9월 3일부터 코로나 음성 증명서가 면제되고 입국 후 24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해야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d96229adb67b49e3bb6b599ce4565618a4b95552). 일본에서는 마치 일본을 의식해서 입국 완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좋아요'가 가장 많은 댓글이 한국과는 단교하자는 내용이다. 이게 일본 사람들의 속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동안 일본에서 한국 가는 비자를 받기 위해 줄 서는 걸 뉴스에서 많이 보도했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일본에서 한국에 많이 가는 것도 아니다. 극히 일부에서 일어난 일시적으로 과도한 현상을 일반화해서 보도했다고 본다. 

 

한국과 일본 항공노선이 운항 재개가 늦어지거나 운항을 재개했지만 손님이 없어서 휴항하거나 차타편만 운항하고 있다는 기사가 났다(https://news.yahoo.co.jp/articles/78e0228a691174dbebf4ef91dc79bd56853b25cf). 다른 매체에서 한국인이  일본 관광에 환장해서 물밀듯 들어온다는 것과 다르게 현실적인 내용이다. 기사에서는 운항 재개가 늦어지는 건 일본의 입국규제 때문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다고만 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 2019년 여름, 수출규제 이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수출규제 이후 그동안 몰랐던 일본의 실체를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사에 실린 2019년 여름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 각지를 운항했던 비행기 편수를 보고 놀랐다. 그야말로 한국에서 일본 방방곡곡으로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일본 지방에서 외국에 나가기 힘든 사람들도 한국 비행기를 이용하면 인천공항을 통해서 다른 나라로 쉽게 갈 수가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솔직히 일본에서는 나리타나 하네다, 간사이, 나고야, 후쿠오카 등 주요 공항을 빼면 국제선이 있다는 자체를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거기에 한국 비행기가 운항을 했으니 일본에서 보면 정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곳에 한국 비행기가 없다면 관광객은커녕 일본 지방 사람들이 외국 나가기도 매우 힘들다.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미치고 환장해서 입국 완화만 하면 물밀듯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은 언제까지나 '혐한'을 견지할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이 좋아서 미치고 환장해서 온다니까, 일본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준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속내는 쇼핑을 많이 하던 중국 사람들 발이 묶여 있는 판국에 한국 관광객이 와주지 않으면 일본 경제 활성화가 되기 힘들다. 코로나로 완전히 초토화된 일본 관광지가 한국 관광객이 와서 흥청망청 소비를 해주지 않으면 살아날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오사카에 외국인 관광객이 없으니 조용해서 좋다. 교토에 갔더니 사람들이 없어서 정말 좋더라고 한다. 나도 외국인 관광객, 아니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혐한'이 기본이며 적대적인 나라에 와서 어떤 꼴을 당하려고 오는지 모르겠다. 나도 외국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일본처럼 '혐한'이라면 절대로 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 돈과 소중한 시간을 쓰면서 '한국인이 싫다'는 나라에 가서 좋을 일이 없을 걸로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행을 하다 보면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닌데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을 '싫다'고 '혐오'한다는 곳에 간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에 안전을 위해서도 가면 안 된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어떤 대접을 받든, 짓밟히든 상관없이 일본이 좋다는 사람들은 일본에서 환영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이 아닌 일본에서 소비하는 돈을 환영한다. 자기 돈을 쓰면서 그런 대접을 받아도 좋다는 사람에게는 그럴 자유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