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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이야기

봄날?

봄날?

뜨개질이야기 2013/02/02 20:11 huiya



오늘 동경은 무지 따뜻하고 포근한 날이였다.

하늘이 쾌청하게 맑지 않았지만, 봄날 처럼 아주 따뜻한 날이였다. 최고 기온이 18도 였던 모양이다. 습도가 많이 올라갔다. 어제 저녁은 80정도 였는데, 오늘 아침은 70정도였다. 습기도 촉촉하니 기분이 좋다. 나는 아침부터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지내다가 저녁 때 산책을 나가면서 소매가 긴 티셔츠를 껴입었다. 날씨가 따뜻한 게 아까워서 빨래를 했다. 그리고 오늘도 심심하게 채점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제는 아침부터 채점 자료를 가방에 넣어 짊어지고 학교 도서관에 갔다. 오전에 도착해 보니, 전날 시험기간이 끝나서 아직 사람이 별로 없다. 넓은 도서관을 휘젓고 다니면서 보고 싶은 책을 맘대로 골라보고 볼만한 것은 자기 책상위에 갖다 놓는다. 거기서 대충 읽고 제자리에 돌려놓고, 집에 가져올 것만 챙겨놓았다. 책을 찾고 읽다보면 너댓시간을 훌쩍 지난다. 아이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못하면 무겁게시리 학교까지 짊어지고 간 의미가 없다. 

오후가 되야 채점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 두 과목을 끝냈다. 세 과목째 하는데 효율이 안좋다. 레포트를 읽고, 평상점을 집계하는 단순 작업이라, 집중력이 떨어지면 미스가 발생한다. 그리고 장시간 집중을 했더니 어깨가 아파온다. 시계를 보니 밤 8시다. 아침 10시전에 도착해서 10시간이나 집중해서 책을 읽고 일을 한 것이다. 머리가 멍하다. 책을 빌려서 무거운 가방에 책을 여섯권 더 넣고 집으로 향했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오고 가는 것은 도보다. 한참을 걷다보니 땅이 젖어있다. 비가 조금 왔나보다. 공기도 습기를 머금어서 촉촉하다. 도서관에서 비가 오는 걸 몰랐는데, 비가 아주 살짝 왔나보다. 집에 도착하니 너무 피곤하고 배도 고프다. 점심도 안먹은 것이다. 저녁을 먹고 수신메일을 체크, 학생문제를 의논하는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일찌감치 목욕을 하고 잤다. 요새는 문제 해결을 주로 일찍 자는 것으로 한다. 같은 일이라도 자고 일어나면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목욕을 할 때도 책을 읽는다. 어제는 두 권을 가지고 들어갔다. 도서관에서 읽는 책과 목욕탕이나 침대에서 읽는 책은 종류가 다르다. 밤에 자기전에 읽다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다시 그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슬픈 책이나 감동적인 책은 아침부터 울어서 몸이 뻣뻣해진다. 아무래도 감정이 머리로 몰리니까, 몸이 경직되는 것 같다.



오늘 집에서 하는 채점은 어제 처럼 빡세게 집중하지 않고 널널하게 일을 하다보니 영 일이 진도가 안나간다. 급한 것만 해야지. 그런데 왜 채점을 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겠다. 학생들이 그다지 열심히 하지도 않았는데 어쨌든 채점을 할 때는 집중력을 필요로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오후가 되서 머리를 잘랐다. 날씨가 이대로 봄이 될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따뜻해서 머리를 자른 것이다. 이것도 순전히 날씨가 따뜻했기 때문이다. 머리를 자르다가 다 못잘라서 앞에는 조금 남겨놨다. 자기대로 머리를 자르다 보면 자른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튀어서 청소하기 좋게 목욕탕에서 자른다. 목욕탕이 북쪽 볕이 안드는 쪽에 있어서 날씨가 따뜻하고 밝을 때가 머리 자르기에 좋은 타이밍인 것이다. 실은 2월이 가장 춥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부터 평상시로 돌아갈 것 같다.



요전날 키티우표를 사러 우체국 두 군데 갔다. 먼저 멀리있는 본국에 갔더니, 키티우표가 없었다. 작은 우체국에 가면 팔리지 않아서 남아있을 거란다. 집에 돌아와 다시 집근처에 있는 작은 우체국에 갔더니 키티우표가 있었다. 우체국 아저씨는 키티우표 그림이 여름용이라고, 디즈니우표를 권한다. 나는 키티우표가 좋다고, 키티우표를 사러 왔다고 했다. 오블지기님에게 엽서를 써서 보냈다. 봄냄새가 나는 것 같은 꽃(초여름에 피는)그림이 있는 엽서에 키티우표를 붙였다. 우표를 사러갔을 때 창구 옆에 연하장 당첨번호가 있어서 집에 가져와 맞춰봤더니 두 장이 당첨이다. 그래서 받아온 우표다. 아까워서 못쓸것 같다.






옷을 리폼한 것이다. 실크와 울소재로 소재가 아주 좋다. 요새 왠만한 옷을 봐도 소재가 별로 안좋다. 소재가 좋은 옷은 아무래도 입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작아진 옷이 아깝다. 몸이 불어서 잘 안입어 친구에게 주려다가, 밑에 단에 연결해서 스커트를 붙인 것 처럼 길게 짰다. 원래는 파란색을 굵은 벨트 처럼 짜고 다시 검정실로 짜려고 했는데, 그냥 파란색으로 했다. 리폼을 해서 애정을 가지고 입을 것이다.




짧은 산책을 하고 돌아왔다. 공원 공기도 따뜻하면서 습기를 머금어서 눅눅했다. 마치 장마철이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직 2월인데 벌써 봄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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