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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후배 이야기

후배 이야기

영화/책 소개 2013/02/04 23:59 huiya


오늘도 동경은 춥지만 맑은 날씨였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수요일은 기온이 뚝 떨어지고 눈이 온다고 한다. 다음날은 평년기온으로 돌아온다고,  눈은 안와도 좋은데


어젯밤에 책을 늦게까지 책을 읽었다. 의학 미스테리 책을 읽기 시작해서 끝까지 읽느라고 잠을 못잤다. 그 전에 어제 헌책방에서 사 온 강상중선생이 쓴 재일을 침대에서 읽기 시작했더니, 눈물이 좔좔 흐른다. , 이책은 자기전에 읽으면 위험한 책이다. 눈물이 좔좔 흐르면 이튿날 몸이 팅팅 붓는다. 읽고 싶은 걸 참고 의학 미스테리 책을 읽기 시작했더니, 의외로 재미있어서 완독을 하느라고 잠을 못잤다. 침실에는 난방을 안해서 목욕을 한 뒤에 책을 오래 읽으면 어깨가 시리다. 그래서 잠옷위에 다운 패딩 베스트를 입으니 어깨가 안시리고 언제까지나 책을 읽을 수 있다.


위사진 요새 읽은 책들, 두번째 사진, 강상중선생이 가슴을 쓴 '재일' 눈물없이 못 읽는다.

아래 사진 오늘 빌려온 '어머니'  강상중선생이 학자로서가 아니라, 막내아들로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 하며 가슴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머니에 관해 쓴 사모곡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위험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다시 눈물이 좔좔 흐른다. 이건 아침에 읽는 책으로도 위험하다. 아침부터 눈물을 펑펑 흘리면 몸도 뻣뻣해지고 머리가 몽롱하며
, 목소리도 이상해진다. 학교에 전화할 일이 있었는 데, 아침부터 이상한 목소리를 내면 수상한 사람이 될거라, 시간이 지나길 기다려서 전화를 했다. 머리로 피가 쏠렸는지, 몸이 너무 굳어져서 아침에 하는 스트레칭을 안했다. 학교 도서관에 가려고 아침을 많이 먹었다. 이번에는 배로만 피가 쏠렸는지 무게 중심이 이상해졌다. 채점 자료를 가방에 쑤셔넣어 짊어지고, 무거운 배로 앞뒤로 무게 중심을 잡으며 학교로 갔다. 아침부터 울어제꼈으니 눈도 잘 안보이고 꼬락서니가 영 수상하다. 오늘 만은 아는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다. 도서관 사람들이야, , 내 꼬락서니에 주목을 안하니까

이층 입구에서 항상 사용하는 사층으로 올라가려는 데, 뒤에서 선배 하고 부른다. , 챙피해, 왜 오늘 같은 날 이런 꼬락서니를 하고 있을 때, 만나냐고 후배가 또 이상하다. 후배가 거두절미 본론으로 들어간다.  
제가 전에 사귀였던 여친이 결혼한다고 해서 마음이 복잡해요 
그 말을 듣고 내가 무슨 말을 하냐고 내가 어제 헌책방에서 강상중선생 책을 재일이라는 걸 샀거든, 그래서 잠자기 전에 읽으려니까, 마구 눈물이 쏟아져서 안되겠더라고, 오늘 아침에 읽으려니까, 또 눈물의 홍수가 되는 거야, 그래서 오늘 내가 좀 이상하지, 요전날 머리를 잘랐는데, 아직 정리를 못했거든. 이상하지?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딱 걸렸네 완전, 동문서답이다. 후배야, 어떻게 내 얼굴을 보자마자 스트라이크로 볼을 던지냐고…  후배 눈에는 내 꼬락서니가  전혀 보이질 않는 모양이다. 
제가요, 작년 12
월에 그전에 사귀던 여친이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고, 이생각 저생각을 했어요”.
, 안되겠다. 
여기서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니까 밖에 나가서 말을 하자고. 후배와 둘이서 도서관 앞에 양지바른 곳에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허둥거렸는지 나는 짐을 등에 계속 메고 있었다. 
, 근데, 
너 파트너가 있고 행복하게 지내는 거 아니니? , 그 전에 사귀던 여친이 결혼한다니, 섭섭하다는 심정은 뭐냐? 정리가 안된거야? 아니면, 그사람과 앞으로 다른 전개가 있길 바란거니? 나는 내가 만났던 사람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주는 게, 심정적으로 편하지, 잘 못산다면, 내가 해줄 것이 없어도 신경이 쓰이잖아. 
, 그러게 말이에요. 
지금 파트너와 전혀 문제가 없고요. 그전 여친과 다른 전개도 없어요. 우리가 헤어진게 내가 미숙해서 헤어졌거든요. 만약 내가 그렇지 않았다면, 둘이 잘살았을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이건 논리적이고 뭐고 그런게 아니예요. 그냥, 마음이  그렇다는 거죠”. “그친구가 중학 때부터 알던 친구였는데, 사귄건  대학원생, 대학원이 끝나고였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연애만 하다 헤어진 사이도 아니네, 그냥 연애만 했던 사이면 헤어지고 다시 안보면 되는 데, 
중학 때부터 친구였다면 같이 어른이 되었을 거고 단순하지 않겠다, 시간도 길고, 이것 저것 생각하겠네...
글쎄, 말이에요, 제 인생에 긴시간 동안 이일저일 많았고, 중요한  
부분이기도 해서 그런가 봐요.” 
글쎄, 
인생이라는 게 드라마가 아니니까, 어떤  결말이 좋은 건지  모르잖아. 자기네 사랑이 성취된 게 좋은 건지, 헤어진 게 좋은 건지, 그러면서 사는 것 같아. 
제가 마흔이 넘었잖아요, 그래도 이렇게 흔들리고 고민을 하는 거 보면, 언제 성숙해지죠? “ 
그렇게 흔들리고 고민할 게 있다는 거 아니겠어, 나이가 아닌 것 같아, 내가 어젯밤도 오늘 아침도 책을 읽고 울었다고 했잖아, 근데, 
어떤책을 읽고 왜 울게 되는 지, 나이를 먹어도 모를 것 같아. 내몸 어디에 어떤 '지뢰'가 묻혀있는지 모르잖아, 어쩌다가 '지뢰'가 폭발해서 감정을 주체 못해서 울고 그러지 

이거 중년 대학선생들의 대화다. , 청춘남녀와 그다지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에 부끄러울 바람을 피운다 불륜 이런 거 아니다. 그냥, 마음이 이렇게 저렇게 움직였고, 고민과 생각을 했었다는 거다 둘이서 두 시간이 눈깜짝 할 사이에 지나갈 만큼 말을 했다. 후배가 아주 편한 얼굴이 된다. 마치 나를 만나서 수다를 떨어서 뭔가가 해결이 된 것 처럼...

나는 당연히 일을 많이 못했다. 책을 한 권 읽고, 두 권을 빌리고, 레포트는 읽어서 채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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