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6 요즘 읽은 책 『アイヌ民族否定論に抗する』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1도나 되는 뜨거운 날이었다. 아직, 아침저녁은 서늘해서 한낮의 뜨거움은 저녁이 되면 가라앉는다.
오늘도 월요일이라서 아침을 먹고 도서관에 갔었다. 수확은 그다지 나쁘지 않아 책을 열 권쯤 자세히 보고 빌려온 것은 두 권이다.
그중에 한권은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 2-30%가 정신적인 후유증으로 자살을 하거나 더 이상 평온한 일상을 보내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읽기 시작했더니 도대체 손을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전쟁은 전쟁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참가했던 병사와 가족에게는 일생 전쟁의 후유증으로 자살하거나, 후유증을 끌어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전쟁에 관해 숨겨진 부분이 노출된 것 같다. 눈에 보이는 육체적인 부상은 사람들이 알기 쉽지만, 정신적인 손상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런데, 기가 막힌 것은 초점이 오로지 자신들, 자기와 동료에게만 있을 뿐, 자신들이 싸우거나 죽였던 상대에게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기가 막혀서 눈물이 났다. 이런 식 논법에는 익숙하지만, 거부감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전쟁을 했던 상대가 당시는 적이었을지 몰라도 사람들인 것이다. 거기에다 자신들이 먼저 침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에 관한 시점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직 자신들을 위해서 세상이 존재하고 돌아간다는 사고방식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지난주에 읽은 책을 소개한다. 친구가 공동으로 편집한 책『アイヌ民族否定論に抗する』이다. 헤이트스피치가 재일동포를 주된 타깃으로 했었는 데, 작년에 홋카이도 한 시의회의원이 “아이누 민족은 없다”는 발언으로 시작해, 헤이트아이누가 전개된 것이다. 아이누의 유골을 훼손시키는 일도 일어났다. 아이누는 홋카이도에서 살았던 일본의 선주민족이다. 일본이 영토확장으로 아이누들이 살고 있던 땅을 침략, 점령하고 아이누의 문화를 말살하고 차별 박해한 역사적인 경위가 있다. 헤이트아이누에 대한 카운터로 항의도 했지만, 저항한다는 의미에서 책을 만든 것이다. 책 내용도 충실하고 아주 좋다.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서 헤이트 아이누를 보고 있었다. 재일동포에 대한 헤이트스피치와 같은 구조다. 터무니없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비방을 하고, 폭력적인 언행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그걸 보면서 기가 막히고, 아프고 눈물이 났다. 재일동포나 아이누 그리고 나도 왜 그들에게 폭력적인 차별의 대상이 되는지. 그저 아이누로 태어났을 뿐이고, 재일동포이며 한국인인 것이 죄가 되는지, 차별이라는 화살이 사정없이 나를 쏘았다. 아이누를 차별하는 걸 봐도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아니라, 재일동포나 나에게 날아오는 화살이기도 했다. 그것에 대항하는 친구가 나처럼 고독한 싸움을 하 는 줄 알고 가슴을 조리고 걱정했었다. 그건 아닌 모양이다.
책 내용은 헤이트 아이누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를 논거 하는 것이었다. 많은 필진이 아이누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참가했고 같은 내용이라도 다양한 관점으로 찬찬히 전개하고 있다. 친구는 보람있는 일을 해냈다. 설사 학술적으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힘든 일을 했다. 그리고 헤이트스피치의 타깃이 되어 힘든 나에게도 책을 읽는 동안 위로가 되었고 좋은 자극으로 힘을 주었다. 헤이트스피치에 대해서, 미친듯한 세상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들이 아이누에게 보이는 애정은 재일동포나 나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도, 적어도 아이누에 대한 폭력과 차별에 저항한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다행이다.
한편으로 너무 부러웠다. 헤이트 스피치의 대상이 되어 폭력적인 차별을 받고 있는 재일동포에 대해, 아이누처럼 많은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다양한 시점으로 뭔가를 쓸 것 같지 않아서 너무 부러웠다. 결국, 재일동포는 이땅에서 백 년을 넘게 살아도 결국 ‘친구’조차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는 ‘민족’이라는 것에 속박되는 걸 싫어하고, ‘국가’라는 것에 기대하지 않는다. ‘국적’도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렇지만, ‘친구’는 아주 중요하다.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그러나, ‘민족’이나, ‘국적’에 따라 ‘친구’가 되거나 안된다면 그런 ‘친구’따위는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