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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아베총리는 기억상실?

오늘 동경은 맑고 건조한 날씨였다. 이번 겨울 동경은 유난히 건조하다. 가까운 동네에서 화재가 나서 집이 다 탔는데, 한달 이상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리 겨울이라도 이렇게까지 건조한 것은 좀 심각하다. 


요새는 매일 채점과 성적입력, 내년도 시라바스를 입력하고 있다. 오늘로 거진 끝내고 내일까지 채점 성적을 입력하면 대충 끝날 것 같다. 매일 숫자를 보고 또 보는 일을 반복하는데 집중력이 필요하다. 집중력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학생들 학적번호라는 이상하게 길고 긴 숫자를 계속 보고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져 내가 뭔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게 된다. 내일 할 것은 수강생이 200명이나 되는 가장 큰 건이다. 매 강의에 받은 감상문을 평가한 것을 집계하는데 스트레스 줄이기 위해서 준비작업을 했다. 준비작업을 했더니, 학생수가 많아도 별로 스트레스가 없이 집계가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실은 그전에 학생이 많게 되는 걸 원천봉쇄하는 방법으로 학생수를 정하기도 했다. 인기강의랍시고 학생들이 강의를 들을 수가 없다고 불만이 많이 들어온다. 가을학기는 제한 하지 않았더니 200명이 되고 말았다. 매일 집중력을 동원해서 숫자를 다루다 보면 등짝이 뻐근해 온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집에 왔더니,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서 웃겼다. 왜, 힘들면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날까?



요즘 일본이 돌아 가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으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 가능하면 모른척하고 싶다. '비정상적'인 것도 한계가 있는데 일본은 어디까지 갈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베정권과 매스컴은 '징용공 재판'과 '초계기'문제를 걸고 넘어져 한국정부만이 아니라, 한국사람들까지도 '이상하다'면서 지상파에서 공공연히 '헤이트스피치'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북한은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에 대해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것은 '헤이트스피치'가 아니라, '상식'이고 '애국'이 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베'와 자유한국당 지지자가 미친듯이 '헤이트스피치'를 하면서 문재인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유한국당과 주류 언론이 합동작전으로 자신들 정부를 공격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에서는 정부와 주류 언론과 대부분 국민이 같이 '혐한'으로 똘똘 뭉쳐서 한국을 공격하고 있다. 아주 재미있는 것은 일본 아베정권과 매스컴에서 들고 나서는 '혐한'이 자유한국당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말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일부에 먹히지만, 일본에서는 널리 아주 잘 먹힌다는 점이 다르다. 나는 '토착 왜구'라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가만히 관찰해 보니, '토착 왜구'라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 걸 느낀다. 


어제 아베총리가 국회에서 정부의 기본방침을 알리는 시정방침 연설을 했다. 거기에서 마치 전쟁시대로 돌아간 듯한 군국주의를 긍정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한국을 무시하고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지금 일본 분위기에 아주 잘 맞는 작전이다. 그런데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자기네가 한국을 무시해놓고 한국이 일본을 무시한다고 덮어 씌운다. 항상 그렇지만, 일본은 자기네가 한국에 싸움을 걸어서 치고 빠진다. 일본에서는 항상 한국이 싸움을 걸어 오는 걸로 되어 있다. 호전적인 것은 자신인데 마치 한국이 호전적인양, 호도한다. 국민들은 항상 매스컴의 보도에 휘둘려 완전히 세뇌가 된 것 같다. 


항상 보고 있는 '진보적'이라는 언론에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혐한'일색일 정도로 운동장이 기울었다. 어제 읽은 기사는 JETRO, 한국의 KOTRA와 같은 곳으로 일본 무역진흥기강이 한국에서 철수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과 관계가 나빠서 더 이상 한국에서 일을 하면 안된다고 한다. 그대신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나왔다. 나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악화로 인해 JETRO가 한국에서 철수하겠다고 일본정부가 결정해도 좋다. 그 대신에 한국에서 전개하고 있는 일본기업 전체가 철수할 정도로 단단히 각오를 했으면 좋겠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그만큼 리스키한 상대가 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가능하냐면 일본기업의 철수는 불가능하다. 우선 일본기업들이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다. JETRO를 철수하겠다고 하면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북한과는 대화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한반도를 분단해서 한국에게 일본이 원하는 대로 하면 귀여워 해줄게 라는 식이다. 한국에게 어쨌든 '굴복'해서 잘못했다고 빌라는 것이다.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걸 내세우면서 한국을 약올리고 있는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한국이 약올라 하지 않는다. 나는 JETRO가 한국에서 철수해도 좋다. 손해 보는 것은 일본인데도 불구하고 철수하겠다니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실은 일본에서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신경을 엄청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정권이 어떤 사람들인가? 지금까지 일본 입맛에 맞춰서 알아서 기던 '친일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예를 들어 '위안부'문제를 다시 일본에서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못 받아 들이겠다고 항의 하고 있다. 하필이면 절묘한 타이밍으로  28일 밤에 김복동할머니가 돌아가신 다음날 일본에서 항의를 한 것이다. 오늘 문재인대통령은 조문을 가서 큰절을 올림으로 입장표명을 분명히 했다. 한국에서는 그야말로 일본과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할말을 다 하지 않고 참고 또 참고 있는 데, 일본이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는 걸 모를리가 없다. 아니다, 그들은 모를 것이다. 주류언론에서 '혐한'을 부추기는 '헤이트스피치'를 하면서도 사실이니까, 뭐 어떠냐고 할 정도니까. 그들은 '위안부'할머니를 얼마나 짓밟고 있는지, 한국사람들을 깔아 뭉개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특히, 아베총리는 '위안부'와 '혐한', 북한 때리기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전문분야다. 다 같은 문맥으로 지지율을 올려준다. 


이런 문맥을 북한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나? 북한을 너무 우습게 봤다. 한국을 깔아 뭉개는 걸 보고 북한에서는 좋다고 일본과 손을 잡을 걸로 봤다면 잘못 본 것이다. 북한 때리기를 얼마나 했으면 지금도 일본에서 보이지 않게 북한 때리기를 진행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니 북한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마치, 지금까지 일본이 가장 앞장서서 북한을 '이지메'하는 선봉에 섰으면서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한국을 같이 '이지메'하자는 식으로 나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북한은 그런 얍삽한 잔꾀에 넘어 가지 않을 것이다. 일본이 북한과 대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일본이 해온 북한 때리기와 '이지메'를 해온 것,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동포를 '차별'한 것이 부메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일동포들은 그동안 일본에서 당하고 또 당해서 그야말로 '지옥' 같은 세월을 견뎌서 맷집이 생기고 말았다. 이제와서 그다지 아쉬울 것도 없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한다면, 참고 견딜만 하다. 한반도 평화정착이야 말로 희망인 것이다. 일본에서는 자신들이 손짓하면 북한이 그동안 당해온 걸 다 잊고 웃으면서 달려올 것으로 보고 있지만, 착각이다. 자신들이 뭘 했는지 모르는 척 하고 싶다. 


북한을 우습게 보지 말길 바란다. 그야말로 '자존심'과 '깡다구'로 버텨 온 나라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깔아 뭉개듯 돈을 보이면서 유혹하고 있다. 돈은 일본만 있는게 아니다. 북한에 투자하려고 미국과 중국, 한국을 비롯해서 많은 나라에서 북한에 투자할 수 있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불행히도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관계로 지금도 한국정부가 아닌 일본 아베총리에게 충성 하는 무리들이 미친듯이 들고 일어나기 때문에 일본에 대해 단호하게 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북한은 그런 '친일파'가 없다. 다행히도 자유한국당이나 '토착 왜구'가 없다. 북한과 일본은 전후처리도 못한 사이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항상 약속을 어긴 것은 일본이었다. 아베총리는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평양선언을 하는 현장에 있었으면서 입을 싹 닦은 것이 자신이라는 걸 모르나? 기억상실? 아니면, 그런 과거는 '조작'된 것이라고 할건가? '조작' 또한 주특기니까, 뭐든 못하겠나? 그런데 좀 웃긴다. 관계를 쳐부순 당사자가 나서서 관계를 수복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아베총리가 북한과 관계를 쳐부수고 북한 때리기에 앞장 섰다는 것도 일본사람들도 모르고, 아니면 기억상실이겠지. 이렇게 정신없이 극과 극을 왔다 갔다 하니 일본이 어디를 향해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솔직히 일본에서 양심이라는게 있다면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일본을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 통하지 않을 정도라, 양심을 잃어 버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지금 일본은 북한에 대해서나, 한국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피해자'인양 설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대화를 할 수가 없는 상대라고 한다. 한국이나 북한에서 보면 일본이야 말로 대화가 불가능한 상대다. 제발, 자신을 알라. 기억상실 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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