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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자민당의 체질

오늘 동경은 갑자기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서 2월 초순이 아니라, 4월 중순의 기온이 되었다. 아침에는 비가 온 모양으로 지면이 젖어 있었다. 오늘은 월요일 도서관에 새로 온 책이 진열되는 날이라,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가면서 옷을 얇게 입고 갔지만, 더웠다. 도서관 안도 온실 같이 더워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도서관에 들어 가면 입구 가까이에 신문이 놓여 있다. 나는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을 보고 항상 앉는 자리가 있는 4층으로 올라간다. 오늘은 아사히신문을 읽는 사람이 있어 그 부근에 있던 요미우리신문 1면을 슬쩍 봤다. 요미우리신문에서 역대 총리 중 가장 평가가 높은 사람에 대해 조사를 한 모양이다. 자민당 당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현 총리인 아베 씨가 24%로 톱이고 다음으로 아베총리의 스승격인 고이즈미 씨와 서민적이었던 다나카 씨가 각 18%로 공동 2위였다. 4위가 나카소네 씨로 5%, 5위가 사토우 씨로 4%라고 한다. 한편, 자민당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씨가 27%로 톱이었고, 아베 씨가 14%로 2위, 다나카 씨가 11%로 3위, 나카소네 씨가 3%, 사토 씨가 2%의 순위였다고 한다. 참고로 사토 씨는 아베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의 친동생이다. 


재미있었던 것은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는 고이즈미 씨가 27%로 아베 씨의 14%와 큰 차이로 1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진과 기사내용이 아베총리가 역대 총리 중 가장 평가를 높게 받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당원만 본다면) 아베총리가 가장 평가가 높다고 추켜세우고 싶은 모양이다. 일본 주류 매스컴에서 아베총리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를 찾아 보기가 어렵다. 매스컴의 보도만 본다면 아베총리는 실수나 조작도 있지만, 그래도 잘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체적인 성과나 무엇을 어떻게 잘하는지는 모르지만, 아베총리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보면, 1월에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베총리에 대한 지지율과 호감도를 조사했다. 아베총리를 좋아하는 사람 손들라고 했더니, 단 한명도 없었다. 학생들에게 현직 총리에 지지율도 낮지 않은데 한명도 없다는 것은 이상하다. '샤이 아베'하지 말고, 손을 들라고 했지만 끝내 한명도 없었다. 그러면 아베총리가 싫은 사람 했더니, 재빨리 손을 드는 용감한 학생이 있고 몇명 손을 든다. 좋다는 사람이 없다고 치고, 싫다는 사람도 몇명이 없는데 대다수는 뭐냐고 물었더니, 학생들이 하는 말이 걸작이다. "우리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솔직히, 좋다, 싫다 할 정도로 모릅니다" 라는 것이다.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을 보면 여성 대학교수를 중심으로 근래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먼저 밝히는 경향이 있다. "나는 아베를 싫어 합니다"라는 것이다. 그런 걸 묻지도 않는데 먼저 밝힌다. 지금까지 아베총리를 좋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높다고 했더니 '자민당 당원'이 봤을 때는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어떤 의미에서 역대 최고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진다.


토요일에 만난 오래된 지인으로 출판사에 근무하는 사람도 뜬금없이 하는 말이 "내 주위 사람들은 아베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그런데 왜 저렇게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거야, 지지율을 믿을 수가 없어" 나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아마, 보통사람들은 아베총리를 지지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오늘 신문기사를 읽고 '자민당 당원'이 평가하는 역대 총리를 보면 '자민당' 체질이 보인다. 공통점은 재임기간이 비교적 길었다. 다나카 씨는 2년이라, 짧았지만 아주 인기가 있는 인물이었다. '자민당'에는 여러 파벌이 있어서 현 총리인 아베 씨처럼 '우익적' 성향이 꼭 강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기사를 봤더니 평가가 높은 총리의 공통점을 봤더니 '우익적' 성향이 강한 인물들이었다. 


그렇구나, '자민당 당원'이 평가하는 사람은 주변국가와 역사적 관계를 고려하는 인물이 아닌, 주변국가와 마찰과 갈등을 일으켜도 일본의 제국주의적 성향, 즉 주변국가를 침략하고 식민지 지배를 영광으로 여기는 인물을 평가한다는 걸 알았다. 예를 들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인물이 된다. 현재 '자민당 당원'이 바라는 총리상은 아베 씨를 보면 '우익'인 것이 된다. 물론, 요미우리신문이라는 점도 있다고 쳐도 이 조사 결과를 받아 들이면 앞으로 일본이 나갈 방향이 보인다. 왜냐하면 당분간 '자민당' 외 야당이 정권을 잡는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총리에 대한 평가를 정책이나, 실적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강력한 일본'을 주장하는 이미지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나카소네 씨가 '국수주의'로 방향을 틀었고 고이즈미 씨 시대에 '신자유주의'를 도입해 많은 '민영화'를 함으로 '비정규직'이 양산되었고 '양극화'를 이끌어 낸 공신이다. 일반사람들과는 달리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화가 나는 인물이 고이즈미 씨인 것이다. '극장형' 정치로 일반사람들에게 인기를 끈 것은 사실이다. 아베총리는 고이즈미 씨를 스승으로 여기고 많은 점을 본받고 있다. 고이즈미 씨 시대부터 급격한 '우경화' 했으며, '우경화'를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아베정권에서는 완전히 '우경화'로 기울어지고 말았다. 좀 더 말하자면 '우경화'를 문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을 위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느냐가 본질적인 문제다. 아베정권이 일본을 얼마나 망가뜨리고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라, 알고 싶지 않다. '자민당'이 아니라, 이대로 가면 '자멸당'이 되는 것이 아닐까? 설사, '자멸당'이 되더라도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 일본이 망가지지 않기를 원한다.


아베정권에서는 이전이라면 '우익 양아치'나, '조폭'으로 여기던 사람들과 정권을 잡은 사람들과 차이가 없다. '네트우익'이 알기 쉽게 '헤이트스피치'를 한다면 정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간접적인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정도의 차다. '자민당 당원'이 이런 경향을 지지한다면 앞으로도 쭉 그렇게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대외적으로 주변국가와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 내부적으로는 점점 더 엉망진창이 된다는 의미다. 2020년 동경올림픽 이후 일본이 어떻게 될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 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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