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4 일본의 대학 무상화?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가랑비가 오는 기온도 낮은 날씨였다. 요새, 동경은 매일 비가 와서 고온다습이라기 보다 다습해서 집에서 버섯이 날 것 같다. 축축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월요일,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아침을 먹고 천천히 준비해서 도서관에 가는 길에 농가 마당에 들렀더니 토마토가 세 봉지에 방울토마토가 한 봉지 있어서 다 샀다. 좀 더 돌아가서 야채 무인판매에 들렀지만, 살 것이 없었다. 도서관에 가서 읽던 책을 마저 읽고 반납하고 새로 온 책을 빌려왔다. 5시가 넘으면 도서관에서 나온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콩을 한 봉지, 야채 무인판매에 다시 들렀더니 수박이 있어서 수박을 여섯 개나 샀다. 사실은 참외를 기다렸는데, 올해는 참외가 안 나올지도 모르겠다. 마트에서 수박을 사고 싶었지만, 큰 수박을 사면 들고 올 수가 없다. 그렇다고 잘라서 파는 수박을 사진 않는다. 배낭에는 책이 다섯 권에 토마토와 오이, 콩이 들었고 양손에 작은 수박을 세 개씩 넣고 왔다. 비가 오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다. 우산이 있었지만, 손이 모자라서 우산을 들 수가 없으니까.
뉴스에 일본에서 '고등교육 무상화'가 적극적인 이슈로 다시 다루어지고 있다. 이건 원래부터 말이 있었지만, 다시 급부상한 것이다. 일본의 '고등교육'에는 대학, 대학원, 단기대학, 고등전문학교, 전문(대)를 말하는 것이다. 단기대학은 4년제 대학이 되면서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있다. 고등전문학교는 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이 합쳐진 형태이다. 직업훈련을 위해서는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대학보다 아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는다는 것은 고등교육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좁은 의미에서 (4년제) 대학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고등교육 무상화'를 실시하려면, 뒷받침할 재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대학 때 학비를 빌려줬다가 졸업해서 어느 정도 수입을 얻으면 갚는 방식( '대학 수업료 출세 지불')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호주의 시스템을 본받는 것이라고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정권연장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인상이다. 이 뉴스를 보면서 대학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복잡한 마음이 든다.
기본적으로 '고등교육 무상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고등교육 무상화'에서 재원확보는 별도로 많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지금 급부상하고 있다는 '대학 수업료 출세 지불'은 현재 '장학금'이라는 명칭으로 학비를 빌려주는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 '장학금'은 주로 돈을 빌리는 걸 뜻한다. 거기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 것과 이자가 붙는 것으로 나뉜다. 전에는 '장학금'을 빌리는 학생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장학금'을 빌린 학생이 공무원이 되면 안 갚아도 되는 케이스도 있었다. 지금은 없어졌다고 한다. 문제는 일본 경제가 침체되면서 빌린 '장학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다. 이자가 붙는 '장학금'은 좀 더 많이 빌릴 수 있어서 부담이 더욱 크다. 본인이 갚지 못하면 '보증인'에게 갚으라고 빚을 받는 전문업자가 찾아간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장학금'이라는 명칭의 '금융업'이 된다. 요새 '장학금'을 빌리는 학생이 40%가 넘는다고 한다.
'장학금'을 빌리는 학생은 많지만, 학생들이 졸업해서 취직해도 임금이 낮기 때문에 갚기가 어렵다.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바뀌면 생활하기도 어려우니까. 그래서 빌려준 '장학금'을 돌려받기가 어려우니까, '고등교육 무상화'로 하는 게 낮지 않느냐는 측면도 있다. 실은 '고교 무상화'가 실시된 것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일본에서 공립을 기준으로 말하면 고등학교까지 수업료는 그렇게 비싸지 않다. 그래서 '고교 무상화'를 실시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일본 사회의 '빈곤화'로 인해 그렇게 비싸지 않은 고등학교 수업료가 부담스러운 계층이 많아진 것이다. '고교 무상화'가 전면 실시될 때, 일부 대학 선생들은 반갑지 않았다. '학력저하'를 우려한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빈곤'을 말하는 것은 단지 경제적인 것 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상상력, 의욕, 정보력, 관계성, 공동체의 '빈곤', 즉 모든 것의 '빈곤'을 뜻한다. 그 '빈곤'은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대물림한다. 그렇기에 단지 '고교 무상화'가 전면 실시된다고 해서 '빈곤'계층에게 교육의 기회평등이 되지 않는다. 좀 더 적극적인 교육의 기회평등을 도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교 무상화'로 인해 대학 진학이 늘었다고 본다. 전에 문제가 되었던 '유토리 세대'는 정책이 바뀌었지만, 학생들이 큰 변화는 느끼기가 어렵다. 거기에는 일본의 공교육이 많이 무너져서 '학급 붕괘'가 특별한 일이 아닌 상태가 있다. 거기에 '학력저하'에 대한 대책이 없이 '고등교육 무상화'가 실시된다면 전체적인 '학력저하'가 될 것이다. '학급 붕괘'가 대학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하는 훈련이 안된 학생이 대학에 들어와도 강의를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런 학생들 비율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데 '고등교육 무상화'가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학급 붕괘'가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정상적인 학생들이다. 호주대학처럼 대학에 들어가기는 쉽지만, 졸업하기가 어려운 시스템이 되던지 아니면, 대학에서 처음부터 공부하는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실질적으로 대학에서 어릴 때부터 해야 할 공부하는 훈련을 시키기는 어렵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성급한 '고등교육 무상화'는 전체적인 '학력저하'가 되어 더 복잡한 문제를 만들 것으로 본다. 제발 '교육'을 정권연장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았으면 한다. 일본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를 생각한 '인재양성'과 노력에 따라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전체적인 '학력저하'는 다 같이 '빈곤'으로 가는 망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