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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일본 여성

일본 여성의 빈곤 3

2018/09/01 일본 여성의 빈곤 3

 

오늘 동경은 흐리고 습도가 높으며 최고기온이 30도로 비교적 선선한 날씨다. 어제와 그저께 최고기온이 35도와 37도로 더웠다. 더위가 마지막 발악을 하는 올여름 마지막 폭염이길 바랬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태풍 21호가 발생해서 천천히 일본으로 오고 있다고 한다. 태풍으로 인해 잠시 선선하겠지만 태풍이 지나면 더위가 다시 올거라고 한다. 오늘로 9월에 접어 들었다. 아침 저녁으로 해가 짧아지고 주변 풍경을 보면 가을로 향했다는 알겠는데, 여전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늘은 선선해서 집에서 글을 쓰며 지내려고 늦게 일어나서 아침 먹고 오전 산책을 겸해서 야채를 사러 다녀왔다. 멀리 가지 않아도 밖에 나가려면 샤워하고 머리감고 옷을 챙겨 입는다. 밖에서 돌아와 다시 샤워하고 옷을 갈아 입는다. 두 밖에 나가면 같은 일을 반복해서 빨래감이 많이 생긴다.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양산없이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팔에는 토시를 꼈다. 중무장이다.

 

오전에 야채 사러 가서 올여름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참외 하나에 오이를 한 봉지 샀다. 마당에서 김을 매는 주인에게 인사했다. 날씨가 선선해져서 정말 다행이네요. 글쎄, 올여름을 잘 견뎌낸 것 같아요. 서로가 올여름을 잘 견뎌냈다는 인사를 건네는 것이 요새 인사가 되고 말았다. 도서관을 다니는 길이라, 오며 가는 길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 집에는 항상 사람이 있어서 잔돈이 없으면 사람을 부를 수 있어서 좋다. 지난 이틀 동안 학부 도서관 앞에서 지내면서 학생들이 모여서 토론하는 걸 듣곤 했다. 오늘부터 그동안 닫았던 도서관이 열린다. 나는 월요일에 갈 예정이다. 9월이 되었으니 슬슬 정상적인 생활모드로 돌아와야지. 방학이 남은 것도 보름 남짓하다..

 

 

일본 여성의 빈곤 3으로 '가출하는 소녀'에 대해 쓰기로 하자. 두 번에 걸쳐 빈곤한 여성, '싱글맘'에 대해 썼다. 일본의 '아동 빈곤'이 근래 문제시되어 조금이나마 개선되는 중이다. '싱글맘' '아동 빈곤'은 세트로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싱글맘'은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일을 해도 저임금, 비정규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싱글맘'이 놓여 있는 상황이 취약해서 혼자서 일을 하며 아이들을 돌본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무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다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져서 병이 날 확률이 높다. 이런 것은 '싱글맘'이라서 문제가 아니라, '싱글맘'이어도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복지정책의 미비와 남녀차별적인 사회구조에 의한 것이다.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면 '남성'도 똑 같이 될 것이다.

 

'가출하는 소녀'도 빈곤한 가정에서 '학대'를 받아 아이들이 안전할 수가 없는 위험한 노상으로 가출(피난, 탈출)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스트리트 칠드런'이라는 표현을 하는 사람도 있다. '빈곤' '학대'가 아이들을 가출하게 만드니 '가출하는 소녀' '싱글맘'의 자녀다. '가출하는 소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성매매'. '가출하는 소녀' '미성년'이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성매매' 밖에 없다는 표현이 맞다.

 

어른들의 스트레스는 상대적 약자에게 화풀이는 하는 식으로 전가된다. 예를 들어 남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인이나 아이를 때리는 '가정폭력'으로 나타난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를 '학대'하는 식으로 '폭력' '연쇄'되는 것이다. 물론, '가정폭력' 중에는 아들이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형태도 있다. 딸들은 '가출'하거나 '자해'하는 형태로 나타나기 쉽다고 한다예를 들어 여성들의 '리스트 컷'이나 '거식증'은 일본에서 가족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나타나는 증후라고 한다. '가출하는 소녀'들이받는'들이 받는 '학대' 중 가장 무서운 것이 의부나, 엄마의 남자 친구, 아빠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것이다. 엄마가 딸이 '성폭행'을 당하는 걸 알고도 묵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성폭행'을 당한 딸은 자신을 '성폭행'한 상대를 '죽이고 싶다'라고' 한다. 하지만, 힘으로는 못 당하기에 '분노'는 자신을 보호하지 않은 엄마를 향한다. 가장 미운 것은 엄마라는 것이다. '성폭행'을 당한 연령을 보면 성장한 어른에 가까운 '소녀'가 아니라, '어린아이'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성폭행' 상처가 가장 깊고 큰 것은 '친부'에게 당한 경우로 가장 드러나기 힘들다. '성폭행'을 당한 아이들은 '자학적'이 된다. 자신이 더럽혀졌다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더럽혀진 자신을 더 짓밟는 행위로써 '성매매'등을 선택한다.

 

그렇기에 '가출하는 소녀'의 행동은 오랜 기간 '폭력(정신적, 육체적인 학대나 방치)에 놓였던 상황에서 '피난, 탈출'하는 적극적이고 용감한 것이라고 한다. 단지, 세상에는 그런 '소녀'들을 기다리는 '함정'이 가득해서 '성매매'의 늪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아이'들에게 '가정'이 안전하지 않다면 '양호시설' 외에 도망갈 곳이 없다. 오랜 '폭력'적인 상황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양호시설'에 들어가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아이' '학대'를 받더라도 가족과 함께 지내길 원한다. 가족이 '양호시설'로 보내면 자신을 버렸다고 느낀다. 부모도 '학대'하면서도 아이에게 집착해서  '양호시설'로 보내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들도 성장하면 '양호시설'에서는 밥 세끼 먹을 수가 있고 학교에도 다닐 수 있는 집보다 안전하다는 걸 알지만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양호시설'에서 뛰쳐나오길 거듭하는 '아이'들도 있다.

 

'소녀'들은 '가출'하기 전에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지낼 곳을 찾는다. 예를 들면 '가출소녀'를 재워주는 사람, 그중에는 성적으로 착취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는다. 운이 좋으면 성적으로 착취를 당하지 않고 잠시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출소녀'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경찰에 잡혀서 가족에게 보내지는 것이다. 노상에는 '가출소녀'를 기다리는 그녀들의 입장을 가장 잘 알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기다린다. 캐치라고 여성에게 말을 걸어서 섹스산업으로 인도하는 남성들(이들도 '학대'에 견디다 가출한 경우가 많다) 이 있다. '가출소녀' '가게'에 넘기기도 하지만, 단속이 심한 걸 알리고 안전한 곳으로 가라고 알려주기도 하는 공생관계도 있다. '소녀'들은 '조폭'에게 잡혀서 '감금당해 '성폭행'을 당하고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이런 경우도 '소녀'가 경찰서에 갈 수 없다는 약점을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가출소녀'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 '가출소녀'를 이해하고 돕는 것은 같은 입장의 '가출소녀' 선배다. 비록 '성매매'라고 해도 '지옥'같은 집보다 심리적으로 자유롭고 안전한 것이다. 살아가기 위해 '성매매'를 하지만 결코 자신이 원한 일이 아니라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 통증을 완화하는 약을 먹어 가면서 '성매매'에 종사하며 산다. 독립적으로 '성매매'를 할 때, '미성년'이라, 상대가 폭력을 휘두른다든지 위험한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위험을 배제하기 위해 조직적인 '성매매'를 택할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이 다 '불법'이다. '불법'이라고 하지만 '가출소녀'를 지켜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미성년'이기에 모든 것이 부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가출소녀' '성매매' 하다가 '임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출산'은 꿈도 못 꾸고, 안전하게 '중절'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성매매' 하다가 '임신'하는 것은 상대방이 피임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피임을 못하는 면도 있다. '임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피임약 살 돈이 없는 경우다. 피임약을 살 돈이 없는 '소녀' '중절'할 비용을 마련하기는 힘들다. '미성년자' '보호자'의 동의 없이 '중절'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건강보험도 없다. 그대로 시간이 지나 '출산'에 이르러 동료와 아니면 혼자서 아기를 낳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는 아기를 낳았지만 키울 수가 없으니까, 아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곳에 버린다. 나중에 발각해서 '범죄자'가 된다.

 

지난번 글에 소개했듯이 '싱글맘' 중에는 정상적인 범주에 놓여있지 않은 경우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도 못하고 '성매매'를 하며 자식을 키우는 사람도 있다. 약한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엄마가 '성매매' '임신'해서 아이가 태어난다. 아이가 성장해서 동생들을 돌보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성매매'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녀' '가출'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그래도 다행이라는 표현을 한다. 자신이 돌봐야 할 가족이 있어 '가출'조차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빈곤' '싱글맘' 그리고 '아동빈곤'은 세트다. 그 옆에 '가출한 소녀'가 있고 '성매매'가 다 연결되어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중대한 문제라고 한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젊은이를 다그치고 여성들에게 아이를 더 낳으라고 온갖 협박을 해도 소용이 없다. 결혼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젊은이나 여성에게 기대하기 이전에 이미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과 사람들을 잘 돌봐야 하는 게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동빈곤'이 '싱글맘' 탓이 아니다. '빈곤'한 것도 '싱글맘' 잘못이 아니다. '싱글맘'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을 버린 수많은 '남성'은 어디에 있나? 그리고 '가출한 소녀' '싱글맘' '성매매'에 종사하는 것도 그녀들의 잘못이 아닌 것 같다. 그녀들을 이용하는 '남성'들은 안전한 곳에 숨겨져 있다. 누군가의 '잘못'을 찾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회가,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싱글맘' '빈곤'한 상태에 두면 안 된다. 세상에서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이 '고령화와 저출산'을 해결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령화와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같은 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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