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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미소지니와 제노포비아

흔하디 흔한 '성폭행'

2017/12/10 흔하디 흔한 '성폭행'

 

오늘 동경은 맑고 기온도 높은 따뜻한 날씨였다. 저녁이 되면서 기온이 내려가서 밤에는 추워졌다. 최고기온이 14도에 최저기온이 영하 2도다. 동경에서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아주 드문 일로 추운 날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늦잠을 자서 느긋하게 일어났다. 어젯밤에 늦게 잤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번 밥을 하는데, 오늘도 밥을 했다. 어젯밤에 물을 뺀 소금 절인 무로 피클을 담았다. 쌀뜨물로 배추 된장국도 끓이고 연어도 구웠다. 배추를 쌈을 싸서 늦은 아침을 거하게 먹었다.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면서 보냈다. 낮에는 야콘을 깎아서 먹고 저녁은 일찍 다시 생선을 굽고 쌈을 싸서 먹었다. 평소에는 밥을 하지도 않지만, 대충 한가지를 간단히 먹는다. 밥과 국에 반찬을 챙겨서 먹으면 아주 성찬을 먹는 느낌이 든다. 주말에는 밥과 국에 반찬을 만들어서 챙겨 먹는 날이다. 청소를 평소 보다 좀 더 신경을 써서 구석구석까지 걸레질을 했다. 창문도 닦고 현관문까지 걸레질을 했다.

 

오늘 낮에 인터넷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다시 보기로 봤다. '한샘 성폭행'에 관한 것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서 '한샘 성폭행' 사건이 아주 전형적인 '성폭행' 사건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경찰이나, 회사 측의 일처리도 어쩌면 그림에 그린 듯이 불성실한지, 예상은 했지만, 예상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 전혀 기쁘지 않았다. '성폭행'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곤란한 입장에 처한다. '가해자'가 뻔뻔스럽게 더 당당하다는 특징이 있다. '가해자' '피해자'에게는 항상 '권력'관계가 수반되어 있기에 그런 양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성폭행' 사건의 성격을 잘 모르면 '피해자'가 오해받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행' 사실을 고발한 여성은 참 용기가 있다. 주변에서 살펴준 동료나, 친구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어제 강의에서 지난 주 강의 토픽이었던 '페미니스트의 도전'에 대한 참고 자료로 요즘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MeToo에 관한 자료를 학생에게 나눠줬다. 학생들 중에서 지지난 주에 한 여학생이 유럽에 유학을 갔을 때 택시 운전사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한다. 너무 놀라서 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되는 줄 알고 고민하다가 호스트 마더에게 털어놨단다. 호스트 마더가 이해해줬고 경찰에도 연락했단다. 결과적으로 호스트 마더에게 말해서 좋았다는 것이다. 강의에서 피드백을 할 때 해당 학생이 특정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다른 학생에게도 알리고 공유한다. 피드백으로 "외국에 나갔을 때 그런 일을 당해서 얼마나 놀랐냐고, 앞으로 그런 일이 있으면 신뢰할 수 있는 주위 사람에게 말해서 도움을 받으라"라고 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오히려 2차 피해를 입게 되니 주의하라고도 했다. 특히 일본 여성들은 딱 부러지게 예스나 노를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오해받기가 쉽다. 오해가 아니라, 그런 나쁜 놈들이 자신의 뜻대로 몰아간다. 그러니까, 주의를 해야 한다.

 

이 내용을 피드백 할 때 한 무리 여학생들이 난리가 나서 소동을 피우고 있었다. 여학생들 태도가 웃고 난리가 난 것이었다. 지금 이 교실에 앉아 있는 여학생이 당한 심각한 내용을 듣고 있으니, 좀 조용하라고 주의했다.

 

한무리 여학생들이 수업 중에 난리가 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성폭행' 사건이 났기 때문이었다.

 

지난주 한 무리 여학생에게서 올라온 것은 "자신의 친구의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의 친구에게 '성폭행'을 했단다. 그 사실을 '가해자'의 여자 친구인 친구는 모르고 있다고, 자신이 친구로서 '가해자'의 여자 친구인 친구에게 알려야 할까요?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제는 피드백을 하면서 "친구에게 '성폭행'을 했다는 '가해자'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니까, 여자 친구의 친구라면 알려주는 것이 맞다"라고" 했다. 더불어서 혹시 '그런 남자 친구'와' 사귀는 여학생이 있다면 그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왜냐하면 '성폭행'은 엄연히 여성에게 '영혼의 살인'이라는 파렴치한 범죄이다. 더군다나, 여자 친구가 있으면서 행하는 그런 범죄행위는 여자 친구에게도 상처를 주는 일이다. 내가 알기로 '성폭행'을 하는 사람은 반성하지 않기에 '갱생'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가끔 여성 중에는 그런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는 남성을 불쌍하게 여겨서 자신의 사랑으로 '갱생'을 시키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몇 십년을 지켜본 결과, 영화나 소설처럼 '갱생'하는 경우는 보질 못 했다.

 

여학생이 알려 온 '성폭행'도 아주 전형적인 타입 중 하나다. '성폭행'을 하는 남자에게 여자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부인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여친이 있고, 부인도 있으며, '피해자' 또래의 딸을 가진 경우도 있다.

 

'성폭행'을 하는 남자는 단지 친구의 친구만을 '성폭행'이라는 폭력으로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도 상처를 입혀 파괴한다. '성폭행'하는 대상은 친구의 친구만이 아니라, 여친이나, 부인의 친자매에게도 손을 뻗친다. 그렇기에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면 주변의 인간관계가 초토화된다. 주변의 인간관계까지 배려하는 것은 오히려 '피해자'. 착한 '피해자'는 주변의 인간관계까지 배려하기에 자신만 상처를 입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된다고 괴로워한다. '가해자'는 그런 것을 노린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으면 그 사실이 '피해자'에게 최대의 약점이 된다. '가해자'는 거꾸로 '피해자'가 꼬리를 쳤다고 주위에 알린다고 협박을 하면서 '성폭행'을 계속한다.

 

'성폭행'이나, '이지메'도 '가해자' '피해자'에게 상처를 줘서 '고립'시킨다. '가해자'에게 두려운 것은 '피해자'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연대해서 '피해자' '고립'시키지 말아야 한다. '피해자' '고립'되면 '가해자' '피해자'에게 다른 폭력을 가하기 쉬운 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피해자'라는 사실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가해'를 받기 쉬운 입장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대학생들에게 '성폭행'은 주위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범죄이다. 흔하게 일어난다고 해서 결코 그 죄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성폭행'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가해자'의 행동을 용인하는 것으로 '성폭행'을 조장한다고 본다.

 

 

사진은 낙엽을 찍은 것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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