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엇갈리는 사인

NHK에 의하면 4월 30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는 46명으로 감염자 누계가 4,152명, 사망자 누계는 120명이다(사망률 2.9%). 일본 전국에서 신규 감염자는 188명으로 요코하마 크루즈선을 포함한 감염자 누계가 15,017명, 사망자 누계는 468명이다(사망률 3.11%). 같은 날 한국에서 신규 감염자 4명, 감염자 누계가 10,765명, 사망자 누계는 247명이다(사망률 2.3%). 신규 감염자는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람으로 국내 신규 감염자가 0명, 2월 18일 31번 환자 신천지 교인 확진 판정 이후 72일 만이라고 한다. 너무나 반가운 기적과 같은 소식이다. 일본 뉴스에서도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한국을 보고 자신들도 신규 감염자가 0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싶은 걸로 보인다. 한국의 국내 신규 감염자가 0였다는 것은 현재 힘겹게 코로나 19와 사투를 하고 있는 많은 나라에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다.

 

참고로, 현재 사망률을 계산해 봤더니 동경도가 높은 인상이었는데, 일본 전체가 3.11%로 가장 높고, 동경도가 2.9%로 두 번째, 한국이 2.3%로 낮다는 걸로 나온다. 일본의 지역별 사망률은 다음 기회에 검토해 보기로 하자.

 

요 며칠 한국에서 일본 코로나 19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일본 매스컴의 보도가 요즘에는 코로나 19 관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많은 코로나 19 관련 뉴스 가운데서 한국에서 기사화하는 것이 주로 일본이 잘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많아진 느낌이다. 일본 정부가 국내용으로 언론 플레이하는 걸 한국에서도 그대로 기사화하는 형태다. 아니면, 일본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일본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한국 언론의 눈물겨운 노력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움직임은 총선전까지 한국의 코로나 19 대처를 까기만 했던 국내 언론의 행태와 결을 같이 한다. 같은 언론인데 일본에 대해서는 우호적이고 한국에 대해서는 적대적이라는 게 너무 이상하다. 반대로 일본 언론은 한국에 대해 까기만 했는데 요 며칠 한국의 코로나 19 대처를 있는 그대로 방송하는 프로그램도 볼 수가 있다.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 일본의 입맛대로 적당히 왜곡하는 부분이 빠지면 섭섭할 정도로 들어간다. 예를 들면, 오늘 한국에서 국내 신규 감염자가 0명이라는 걸 전하면서 부럽다. 이런 비상시국에는 한국처럼 앱을 이용해 자가격리를 강력하게 관리하는 게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나라라서 그러지 못한다. 마치 한국은 코로나 19를 이용해서 인권침해나 프라이버시 침해하는 걸로 매도하고 있다. 우선순위가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잠시 바뀌는 것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전국적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외출 자제에 휴업 요청으로 난리가 난리도 아니다. 의료현장은 많은 집단감염에 의료장비 부족, 해결되지 않는 마스크 대란, 걸핏하면 사재기 광풍, 열거하려면 끝이 없는데 한국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집 밖에도 못 나가게 하면서 뭔 프라이버시를 지킨다고 할까. 일본에서는 한국은 주민번호가 있으니까, 그걸 이용해서 감염자 신상을 까면서 관리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관리할 때는 감염자 번호와 확진자 동선을 알리는 것이지, 신상을 까지 않는다. 감염자 신상에 대해 알 필요가 없다.

 

일본에도 마이넘버라고 주민에게 고유의 번호가 다 있다. 하지만, 마이넘버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게 15% 정도라고 한다. 마이넘버를 도입해서 보급할 때, 별 이상한 선전을 다했다. 마이넘버가 있으면 자연재해를 당했을 때 구출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약장사 같은 그 말을 듣고 황당해서 어떻게 가능한데?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마이넘버 자체가 인간을 구출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것도 아니고, SF라면 몰라도 황당한 이유까지 들먹이면서 사람들을 홀렸다. 마이넘버가 있으면 천지가 개벽할 것처럼 난리를 치면서 도입했다. 그 과정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잊기로 하자. 보급률이 낮은 이유는 분실 위험성 때문이다. 마이넘버 통지서가 나오면 카드를 만들라, 그 카드는 개인적인 정보 모든 것이 들어 있기 때문에 분실하면 큰일 난다. 절대로 분실하거나 남의 손에 넘어가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겁을 줬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그렇게 대단한 물건을 집에 두거나 가지고 다니면 안 된다. 절대로 분실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 그렇다, 처음부터 만들지 않아서 없으면 분실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 그게 좋겠다. 분실하는 게 무서워서 마이넘버 카드를 만들지 않았다. 그래도 살아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세금신고를 할 때 묻는데, 세금 신고하는 번호가 있어서 없어도 된다. 사실 일본에서 모든 사람에게 통일된 ID카드나 고유번호 같은 게 없었다. 이전에는 건강보험증이나 운전면허를 ID카드 대신 썼다. 건강보험증에는 사진이 없지만 운전면허에는 사진이 있다. 예전에는 본인인증을 할 때 사진이 없는 걸로도 가능했는데, 점점 세상이 복잡해져서 사진이 있는 운전면허가 ID카드 구실을 했다. 그래서 운전하지 않아도 운전면허를 따는 장롱면허 전문이 꽤 많았다. 나는 ID카드를 몇 개나 갖고 있지만 운전면허는 운전을 하지 않아서 장롱면허다. 

 

일본에서 감염자에 대해 정보제공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감염자를 찾아내서 집에 돌을 던지고 차별하고 외부차량에 대해 해코지를 하는 난리가 나서 한국도 으레 그럴 것이라는 지레짐작이 있는 모양이다. 일본에서 의료진과 그 가족에 대한 차별, 자녀에게도 차별하는 뉴스가 얼마나 나오고 차별을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모를 정도다. 그러면서 외부를 향해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본만 시민의식이 높다는 듯 잘난 척한다. 자신들의 치부는 없는 것처럼 타인을 비난하고 공격한다. 타인을 공격하는 에너지가 내부를 좋게 하는 쪽으로 전환되면 일본은 좀 더 좋은 사회가 될 것 같은데, 오랫동안 해와서 인이 박혀 아마 어려울 것 같다.

 

29일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한국계 의원 하쿠 씨와 질의응답이라고 할까, 아베 총리의 희망사항을 알리는 장면이 있었다. 한국 언론에는 아베 총리가 한국에 코로나 19 대처 협력을 요청한 것처럼 보도가 되었다. 요청하지 않았다. 일본어판 기사 제목에는 '아베 총리가 한국 코로나 19 방역에 협력하고 싶다'는 걸로 붙었다. 정말로 웃기는 말도 안 되는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이것도 한국 언론이 일본 정부나 일본 극우, 아니면 아베 총리의 뜻에 따라 한국에 압력을 행사하고 싶어서 이런 보도를 하나? 모두가 각본이 짜여 있어 그에 맞춰서 연극이라도 하는 듯이 흘러가고 있다. 아베 총리가 하는 걸 보면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아나운서가 미리 정해진 내용을 읽은 것처럼, 총리 역할을 연기하는 것처럼 연설을 하고 기자회견을 한다. 그걸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영혼이 1도 느껴지지 않는 인간이 아니라 AI가 아닌가 할 정도의 느낌이 든다. 허긴, 한국에서도 천연덕스럽게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연기하던 지도자도 있었으니까. 

 

아베 총리가 말한 내용을 다시 한번 들어 봤다. 한국에 대해 요청한 것은 없다. 외교적인 수사로 간주되는 말 뿐이었다. 이전에 주한 일본대사가 말했던 것처럼 3.1절에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을 일부 따다가 자신들 입맛에 맞게 적당히 편집해서 자신들의 원하는 희망사항을 넣었다. 마치, 어쩔래, 나 잘했지? 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 부탁한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해주면 일본에서 도움이 된다. 동경올림픽도 잘 치를 수 있다. 한국에 도움이 되는 것은 1도 없지만 일본을 위해서, 아베 정권의 정권 연장을 위해서, 동경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게 이웃 나라니까 도와줘야 되는 게 아니냐는 뉘앙스다. 보통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내가 이런 게 희망사항이야, 애매하게 뜻을 비추면 아랫사람들은 알아서 기어야 한다. 권력이 무섭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얼마나 무시하고 홀대했으며 평창올림픽에 갔을 때 행동거지, 일본 매스컴에서도 평창올림픽을 얼마나 깠는지 모른다. 작년 여름에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규제로 한국 관계부처에서 왔을 때 창고에서 회의, 한국 대사를 불러서 외무장관이 무례한 행동, 그런 것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최근에는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고 한국에 통보도 없이 일방적인 입국 금지 등 일본에서 한국을 향해 얼마나 해댔는지 기억에 없나? 그랬으면서 외교적인 립서비스로 한국은 중요한 나라라고 언급해준 것만으로도 황송해서 한국에서 조공을 바칠 줄 아는 모양이다. 아베 정권에서는 아직도 한국이 '식민지'로 남아 있는 줄 알고 있다. 작년 여름 이후 한국의 불매운동의 성과로 일본 기업이 지불한 대가가 적지 않다. 일본 기업의 자업자득이다. 

 

그런데, 묘한 것은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해 언급했던 내용을 다룬 기사가 하나도 없었다. 딱 하나 본 것이 중앙일보 일본어 판이었다. 그렇구나, 중앙일보가 주고받는 완전 언론 플레이구나. 일본에서는 모르고 한국에서만 알려지게 하는 목적이구나. 한국어 기사와 일본어판은 제목부터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일본을 위해서 기사를 썼구나. 일본을 위해서 기사를 쓰면서 왜 한국이 동원되고 한국 정부를 동원해가면서 아베 정권을 돕게 하려는지 모르겠다. 총선 이후 민주당이 커지니까, 한국 언론 논조가 바뀌었다. 직접적인 문재인 정부 때리기를 하기가 어려워져서 일본에 한 쿠션을 놓고 일본을 빌려서 문재인 정부 흔들기, 여당 지지층을 분열시키는 공작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이 일을 못하게 교란시키고 싶은 모양이다. 

 

아베 총리가 선전하는 아비간에 대해서 일본에서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는 초기에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는데, 일본에서는 사실상 중증이 되지 않으면 검사를 못 받고 입원도 어렵다. 일본에서는 아비간이 효과를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 된다. 앞뒤가 맞지 않아 논리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일본제 치료제가 있다는 게 어디냐. 아비간에 대해서 80개국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기사도 있었다. 그러니까, 일본에는 아비간이 있고 PCR 검사 키트도 대량생산에 들어가니, 전혀 걱정이 없다. 일본은 아주 잘하고 있다. 일본이 말하듯 인구비례로 보면 한국보다 잘하고 있는 거다. 근데, 사망률이 한국보다 높다는 건 어떻게 이유를 붙여야 한국보다 잘하는 게 될까? 어쨌든, 무조건 이유 없이 한국보다 잘하고 있다고 믿으면 된다.

 

29일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하쿠 씨와 한 것은 연극의 한토막이었다. 워낙 코미디 같은 국회니까, 가끔 이상한 연극도 한다. 그것뿐이다.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오늘 뉴스를 보니 동경과 가나가와에서 워크 스루나 드라이브 스루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몇 군데나 생겼다. 한국의 방식을 빌려왔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다. 한국 걸 빌려왔으면서 빌려왔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한국에서 지원해도 지원받았다고 하지 않으면 그뿐이다. 장사 한두 번 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 PCR 검사 키트를 많은 회사에서 생산할 모양이다. 라쿠텐이 법인용으로 판매하던 PCR 검사 키트가 판매 중지했다. 그것은 본인이 검체 해서 지정장소에 놓으면 수거해가서 결과를 알려주는 방법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검체 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고 결과의 정확성도 문제, 거기에 결과가 나와서 의료기관에 문의하면 의료기관에 부담이 가중된다고 한다. 당연한 걸 새삼스럽게 말하는 게 이상하다. 아무나 검체를 할 수 있으면 일본에서 PCR 검사를 못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판매중지를 했다. 일본에서 PCR 검사 키트를 많이 생산해도 PCR 검사를 받게 되기는 쉬울 것 같지 않다. 너무나도 험난한 일본에서 PCR 검사를 받기 위한 여정이다.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해 알송달송한 사인을 보내는 한편, 산케이신문 보도로 한국에서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하면 복수하겠다는 기사가 나왔다. 원래 나쁜 짓을 해놓고 다시 복수하겠다니, 산케이신문 보도가 뜬금없이 일방적으로 나올 리가 만무하다. 즉, 아베 총리가 보내는 사인을 받아서 한국에서는 지원을 해라, 너네가 지원한다고 해서 일본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런 줄 알고 지원을 하라는 사인이다. 아주 재미있다. 부탁을 해도 모자란데 부탁도 못하면서 한편으로 으름짱을 놓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원을 받으려면 뭔가 주고받는 게 당연하다. 날로 거저먹는 것은 강도나 할 짓이다. 그런데, 아베 정권에서는 그렇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하면서 아리송하게 사인을 보낸다. 한국에서 알아서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 하지만 일본이 요청하거나 부탁한 것은 아니다. 한국이 제멋대로 하고 싶어서 한 것이니까, 모든 책임은 한국에 있다. 일본이 고마워하거나 그럴 일도 없다는 모양이다. 이런 복잡한 상대와는 엮이지 않는 게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