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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통계 조작

NHK에 의하면 5월 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는 91명으로 감염자 누계가 4,568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145명이다(사망률 3.18%). 일본 전국의 신규 감염자 201명으로 요코하마 크루즈선을 포함한 감염자 누계는 15,790명이고, 사망자 누계가 549명이다(사망률 3.48%). 같은 날 한국의 신규 감염자는 13명으로 그중 10명이 해외유입, 3명은 대구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감염자 누계는 10,793명이고, 사망자 누계는 어제와 같은 250명이다(사망률 2.32%). 사실, 일본의 신규 감염자는 PCR 검사가 많으면 늘고 검사가 적으면 주는 것이라, 신규 감염자의 증감으로 전체적인 경향을 읽기가 어렵다. 일본에서 PCR 검사 자체를 억제하고 있어서 검사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경우 폐렴으로 간주되는 케이스도 꽤 있다고 해서 사망자수에도 바이어스가 걸려있다.

 

일본에서 코로나 19 감염자를 추정하는 데이터가 몇 개 있다. 거기에는 언제, 어떤 조사를 했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적은 것은 1%에서 3-6%, 많은 것은 12-13%까지 보고 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7wnArffyX-Q).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6%라고 했다. 4월 7일까지 고베 시민병원 외래환자 항체검사 결과 코로나 19에 이미 감염했었다고 보는 비율이 3%였다. 나는 일본이 얼마나 많은 코로나 19 감염자가 있는지, 숫자가 많고 적은 것이 그다지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일본의 시스템이 코로나 19를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만약에 가장 적은 수치로 본다고 해도 일본 총인구의 1%로 본다면 126만 명이 된다. 거기에서 무증상자, 경증자나 중증이 되는 비율도 있겠지만, 일본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코로나 19 감염자를 예상하고 제대로 대처할 준비를 했는지 정말로 궁금하다.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자체와 협력해서 대처하지 않으면 인구의 몇 % 라는 숫자가 아니라, 훨씬 더 적어도 언제까지나 잡을 수 없다. 코로나 19와 끝이 없는 술래잡기를 하는 실질적인 집단면역이 될 것 같다. 

 

오늘 뉴스에 아베 총리가 비상사태를 5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했다. 비상사태 기한을 연장하고 외출 자제나 휴업을 요청하는 것만으로 코로나 19가 잡힐 것 같지는 않다. 일본 국민은 대체적으로 협조적이다. 일본이 다른 나라와 다른 독자적인 노선을 택했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그에 따른 희생이 너무 크지 않을까? 일본 정부의 선택은 당연히 희생을 감안한 것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경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감염자가 많은 순으로 열 군데 통계를 보고 PCR 검사에서 양성률과 사망률을 계산해봤다. 필요한 사항이 다 나오지 않아서 두 군데서 통계를 가져왔다. 감염자와 사망자는 도쿄신문 5월 3일 조간에서 가져온 5월 2일 현재 통계이다. PCR 검사와 퇴원자는 도요게자인 온라인에서 5월 2일 12시 현재 통계이다(https://toyokeizai.net/sp/visual/tko/covid19/ ). 일본의 코로나 19에 대한 통계는 기준에 따라 좀 다르다. 같은 날이라도 시간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던 크루즈선을 포함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나가사키항 크루즈 통계는 행방불명이다. 내가 가져온 통계도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 잘 모른다. 도요게자이는 한눈에 알기 쉽게 나와서 자주 본다. 도쿄신문은 수치가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서 빌려왔다. 도쿄신문 통계는 평소에 참고로 하고 있는 NHK 통계와 합계 인원이 같았다. 원래는 후생노동성의 통계를 쓰고 싶었는데, 웃기지도 않는 '통계 조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꼼수가 보여서 도저히 쓰고 싶지 않았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통계여야 하는데, 한심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PCR 검사     감염자 (양성률)     퇴원자(비율)    사망자(사망률)

1. 동경도                 11,691        4,477(38.3%)        1,518(34%)       141(3.15%)   

2. 오사카부              12,492        1,656(13.3%)         555(33.5%)       46(2.78%)

3. 가나가와현             6,002        1,074(17.9%)         172(16%)         39(3.6%)

4. 사이타마현             8,050          885(11%)             52(5.9%)          37(4.19%)

5. 치바현                   6,374          850(13.3%)          105(12.4%)        34(4%)

6. 홋카이도                7,054          818(11.6%)          248(30.3%)        40(4.89%)

7. 효고현                   7,621           655(8.6%)            83(12.7%)         28(4.28%)

8. 후쿠오카현             9,400            646(6.9%)           170(26.3%)       22(3.42%)

9. 아이치현                7,403            486(6.6%)            75(15.4%)        34(7%)

10. 교토부                 4,343             329(7.6%)           159(48.3%)       12(3.65%)

PCR 검사에 대해 양성률이 높은 것은 PCR 검사를 받기가 어려워서 높아진다고 본다. 양성률이 높을수록 나쁜 징조다. 퇴원자 비율은 어느 정도 기간이 경과된 걸 볼 수 있다. 퇴원자가 많으면 그만큼 기간이 경과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망률이 일본 전체로 하면 좀 더 낮아지지만 감염자가 많은 지역 사망률이라고 해서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제와 오늘 사이에 전국적으로 사망자가 많이 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동경도보다 오사카부 PCR 검사가 많은 것은 놀랍다. 동경도에 많은 게 집중되어 있을 텐데, 왜 PCR 검사가 적어서 다른 지자체보다 양성률이 몇 배나 높게 나오는지 모르겠다. 한국의 코로나 19가 주로 대구와 경북이었다면 일본은 동경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 가장 크고 다음은 오사카와 효고의 관서지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동경도가 풀리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사망률이 높은 지자체는 다음과 같다. 5월 3일 12시 현재 통계로 위에서 쓴 도요게자이 온라인에서 가져왔다. 

1. 군마현       10.3%

2. 아이치현     7%

3. 후쿠이현     6.5%

4. 에히메현     6.3%

5. 나가사키현   5.9%

감염자에 대한 사망자의 비율이라서 나가사키현은 사망자 1명이지만 감염자 17명이라서 높은 걸로 보인다. 아, 나가사키항 크루즈선은 나가사키항에 정박해 있고 감염자가 148명으로 중증자는 시내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통계에는 없다. 나가사키 병원에서는 큰일이 났는데, 통계로 보면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경향은 2월에 요코하마항 크루즈선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부터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 정부 통계를 왜 쓰지 않았나? 실은 어제 자기 전에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가서 전국 지역별 코로나 19 감염자 통계를 봤다. 나는 그동안 동경도와 일본 전체 통계에 한국 전체 통계를 봐왔다. 일본 통계는 일찍 업데이트하는 NHK를 보고, 한국은 질본을 봤다. NHK도 요즘은 업데이트가 늦거나 자주 하지 않는다. 업데이트를 담당하는 부서가 우울증에 걸렸거나 아니면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본다. 일본 매스컴에 '의료 붕괴'라는 용어를 쓰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일본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실린 동경도의 사망자가 적어도 너무 적었다. 5월 1일 현재 동경도 사망자가 19명으로 사망률이 0.4%가 아닌가? 통계를 매일 보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황당한 수치였다. 후생노동성에서 "퇴원자 중 1,683명, 사망자 중 14명은, 양성자와 개별 조회 작업 중이라서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동경도에서 '현재 입원 등'의 수치가 많은 것은 병증 확인 중인 사람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중략- 동경도의 홈페이지에는 사망자 126명으로 되어있다(5월 1일 20시 현재)."라고 한다. 도대체 19명과 126명의 갭을 어떻게 하라고 통계를 이모냥으로 냈는지, 후생노동성이 미친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동경도의 사망자를 적게 사망률을 낮게 '조작'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한편, PCR 검사 통계에 가면 반대다. "동경도의 검사수에는, 의료기관에 의해 보험적용으로 검사, 전세기 귀국자, 크루즈선 승객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라고 한다. 뭐냐, 동경도 사망자 수는 100명 이상이나 팍 줄이면서, PCR 검사는 실제로는 훨얼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통계에는 적게 잡혔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크루즈선 통계나 전세기 귀국자는 감염자에서 배제해놓고 여기서는 포함시키지 못했다고 애석한가? 돌았구먼, 통계가 뭔데? 대놓고 '조작'하면서 이런 걸 어떻게 신뢰하라는 말인가? 이전부터 후생노동성 통계를 보면 머리가 아파왔다. 한눈에 보고 파악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맞추다가 머리가 아파서 제대로 파악하는 걸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렇지 이런 장난을 치고 있는 줄 몰랐다. 어제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서 통계를 '조작'하는 걸 보고 열 받아서 머리가 돌 것 같았다. 도대체 뭔 짓을 하는 건가? 이게 코로나 19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일본 정부, 후생노동성의 민낯이다. 후생노동성 공무원들 자괴감이 들지 않을까?

 

결국, 아베 정권이 '혐한' 정권이라고 불릴 정도지만 '혐한'에 집착한 나머지 이렇게까지 망가질 줄 몰랐다. 일본에서 코로나 19 대처가 늦어진 것은 '혐한'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혐중'으로 대응했다. 중국 정부를 비웃고 중국을 비웃었다. 다음은 한국 정부와 질본에서 코로나 19 대책을 하는 걸 보고 일본에서는 정부와 매스컴이 한마음 한뜻으로 대동 단결해서 한국을 계속 비난하며 조롱했다. 후생노동성이 주말에 특근하면서 수상 관저의 지시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비난하는 트윗을 날렸다. 그러면서 자국의 대처는 준비하지 않았다. 정작, 일본에서도 대처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만 자존심상 그동안 욕하던 한국의 방식을 따를 수가 없다. 그래서 대처가 석 달이나 늦어졌다는 리테라의 기사가 있다(https://lite-ra.com/2020/04/post-5393.html ). '혐한'이고 '혐중'이고 좋다. 그런데, 정권 차원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로 자국민과 자국 경제를 희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혐오'로 나라를 망하게 하는 사례로 일본을 보면 되겠다. 

 

일본 정부, 후생노동성에서는 코로나 19에서 한국에 지고 싶지 않아서 수치를 '조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뉴스위크 일본어판에 실린 흥미로운 기사다( https://headlines.yahoo.co.jp/article?a=20200502-00010003-newsweek-int). 뉴스위크는 근래에 발행처가 바뀌어 극우적 경향이 강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넷우익' 레벨의 특집을 했을 때는 충격을 받았다. 최근에는 특집 테마에 따라 외부 기고를 받는 식으로 너무 극우적으로 편향되어 보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동경대 교수의 기고 기사로 일본 정부가 옛날 일본군이 전쟁을 할 때 했던 것과 같은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도 똑 같이 보고 있었다. 거기에 후생노동성이 한국을 의식해서 사망자수에서 한국을 넘고 싶지 않아 개별적으로 조회한다는 이유로 시간을 끌면서 통계에 사망자 수가 적게 보이게 '조작'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WHO에도 그대로 보고해서 한국보다 사망자 수가 적은 걸로 되어 있었는데 4월 21일 NHK에서 먼저 사망자가 한국을 넘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다음날은 통계상 사망자가 한꺼번에 91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위에 동경도의 사망자수와 마찬가지다.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에는 승객과 승무원을 합치면 감염자 8할이 일본인이었다고 하는데, WHO에 기부해서 일본 통계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일본인이 국내에서 코로나 19에 감염했는데 통계에서 배제되고 말았다. 통계에서도 크루즈선을 타고 떠돌고 있나? 일본의 코로나 19 감염자 수를 줄여야 해서인지 나가사키항 크루즈선도 별도로 했다고 한다. 이렇게 창의적인(?) 방식으로 통계를 잡은 나라는 오직 일본뿐이라고 한다. 같은 기사에 한국인 입국 금지에 관한 것도 한국만 감염이 확산되기 전에 일찌감치 입국 금지를 했다고 나온다. 다른 나라에는 감염 대폭발이 일어난 후에 뒤늦게 미적미적 입국 금지를 취했다고 한다. 역시, 그렇구나. '혐한'이기에 한국을 콕 집어서 일찌감치 입국 금지할 수 있어서 좋았겠다. 

 

일본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무리 '혐한'을 말해도 설마 그럴 리가 없다. 아무리 죽기 살기로 '혐한'을 하겠느냐고 한다. 오히려 '혐한'을 지적하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만다. 나는 일본에서 '혐한'이 대두되기 시작할 때부터 계속 관찰하고 있는 연구자이다. 일본에서도 '혐한'의 실태를, 코로나 19의 실태나, PCR 검사를 할 수 없는 이유처럼 잘 모른다. 나도 일본의 코로나 19 사태를 처음부터 쭉 보고 있기 때문에 파악하고 있는 것이지 띄엄띄엄 보고 있었다면 어떻게 된 것인지 잘 몰랐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 19에 대한 안내문이 내각관방과 후생노동성에서 나왔다. 일본어, 중국어, 영어로만 나왔다. 일본에서 재일 외국인은 역사적인 관계와 옛날부터 살아온 재일동포를 뜻했고 한국인을 뜻했다. 일본 정부가 아무리 밉고 싫다고 '차별'해도 가장 중요한 외국인이 아닐까? 현재 인구로는 중국인이 가장 많아졌지만 재일동포처럼 옛날부터 일본에 살던 중국인이 아니라 요 몇십 년 사이에 온 사람들이다. 한국인은 두 번째로 많은 외국인이다. 일본에서 외국어 안내는 영어, 한국어, 중국어가 보통이다. 그런데, 이제 일본 정부가 코로나 19라는 세계적인 전염병에 대한 안내문에 한국어를 넣지 않았다. 나는 거기서부터 '혐한'이 공식적으로 아예 정부의 기본방침이 되었다는 걸 느꼈다. 정부차원에서 '혐한'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라도 서슴지 않을 것 같다. 

 

일본 정부에서 중요한 일의 순서로 코로나 19의 방역보다 '혐한'이 더 우위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 국민이 힘을 합해야 코로나 19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데, 엉뚱하게 '혐한'으로 한국과 싸우느라고 힘이 분산되고 말았다. 그런 식으로 가면 코로나 19를 잡기가 힘들다. 일본 정부에서는 잠시, 코로나 19를 잡을 때까지만이라도 '혐한'을 잊고 코로나 19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혐한'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혐한'의 에너지를 코로나 19 '전쟁'으로 동원했으면 좋겠다. 정부가 코로나 19처럼 중요한 사안에 대해 통계를 '조작'하면 어떻게 하려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