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NHK에 의하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95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0,97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28명으로 사망률 2.98%이다. 일본 전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803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30,54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009명으로 사망률 3.3%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13명으로 내역을 보면 해외유입이 86명, 지역감염이 27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14,092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가 298명, 사망률 2.11%이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가 295명인 것을 두고 일본 언론에서는 200명 이상이라는 표현을 쓴다. 300명에 가까운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200명이라는 걸 강조하는 것에 그들의 심리가 보이는 듯하다. 일본 정부나 지자체, 언론도 확진자 수를 적게 보고 싶다는 심리를 공유하고 있는 모양이다. 동경도의 경우 여전히 감염경로를 모르는 확진자가 반을 넘는다.
다른 지역의 신규 확진자를 보면 오사카 132명, 아이치 78명, 사이타마 35명, 시즈오카 30명, 효고 24명 등이다. 오키나와는 14명으로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군에서도 64명 발생해서 미군의 확진자 누계가 229명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미군의 통계는 일본에 반영되지 않는다. 설사, 오키나와의 요양시설을 빌려서 요양을 하거나 치료를 받고 있더라도 말이다.
일본 정부나 지자체, 언론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별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동안 동경도나 오사카에서는 '밤거리'의 '유흥업소' 탓을 하더니 동경도에서는 '유흥업소'를 단속한다고 나왔다. 나는 '파칭코'가 재일동포 산업이어서 때렸듯이 '밤거리'의 '유흥업소'도 만만하게 약한 입장이기 때문에 '타깃'으로 잡아서 때리는 걸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가게를 닫고 일을 못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나름 방역에 신경을 쓰면서 영업을 하지 않았을까? 사람들이 불안하고 화가 났는데, 때릴 상대가 있으면 때려서 분이 풀리게 '타깃'을 정해주고 있다. 때릴 '타깃'이 있으면 지자체가 적극적인 방역을 하지 않고 PCR 검사를 늘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관심이 덜 간다. 자신들의 실책을 감추기에 안성맞춤인 대상이 대신 맞아줄 '유흥업소'에 근무하는 사람들, '사회적 약자'가 된다. '사회적 약자' 때리기에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같이 나서서 언론이 동조하는 패턴을 다시 보게 생겼다.
그동안 '젊은이'가 문제다. 다음은 '밤거리'의 '유흥업소'가 문제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 19가 아닌 '확진자'를 문제시한다. 신규 확진자가 는 것은 PCR 검사를 대량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니 오늘부터 신규 확진자 대부분은 '무증상'이라고 한다. 항상 문제의 포인트가 달라지고 말을 바꾼다. 마치 '무증상'이면 문제가 없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무증상'이면 본인의 자각 없이 다녀서 다른 사람들에게 옮길 것이라서 더 무섭지 않나?
일본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도산하고 휴/폐업하는 기업이 늘었다( https://news.yahoo.co.jp/pickup/6366460 ). 동경상공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처럼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5만 건을 넘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19년은 43,338건이었는데, 20년에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휴/폐업과는 별도로 도산 건수도 20년에는 7년 만에 1만 건에 달하는 걸로 보고 있다.
가족이 코로나에 감염했다고 자신이 경영하는 사업에서 물러나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https://news.yahoo.co.jp/articles/8550661129056eef2c52947e79783f135335b0a2). 오키나와에서 외지에서 대학을 다니던 아들이 돌아와서 감염 증상을 보였지만 PCR 검사 기준에 맞지 않아 검사를 받는 게 늦어졌다. 일주일이 지나서 병원에서 검사했더니 양성반응이 나왔다. 본인은 밀접접촉자가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수주를 받는 관청 담당자에게 문의했더니 자신의 판단에 맡긴다고 했다가 회사 직원들이 그만둔다고 경영에서 물러나 후임을 정하라고 했단다. 주위에서는 사실과 다른 소문이 돌고 "당신 코로나로 중태라며?" "아직도 환자가 출근하고 있나?" 등 발신자 불명의 문자가 왔다. 같은 시기에 외지에 살던 부인의 부친이 사망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장례식에 갈 수 없었다고 한다.
아오모리현에서 감염자가 경험했던 주위의 편견에 대한 기사를 소개 한다( https://news.yahoo.co.jp/articles/031c870e6dba5098e2629c7d76a7f9ba8712bd41). "감염했던 내가 이런저런 말을 듣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범인 찾기'로 전혀 관계없는 사람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그만 두길 바란다. 감염자를 특정해서 해결되는 일이 없다"라고 했다. 취재에 응한 감염자의 경우, 인터넷 게시판에 알려지고 직접 전화가 오고, 편지로 비난을 받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전혀 관계가 없는 회사나 단체에 본인과 관계를 묻는 전화를 했다. 나와 관계가 있는 회사는 전화가 많이 걸려와서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라고 한다". 입원 중에 직장에는 감염자인지 확인하거나 비난하는 전화, 무언 전화가 30건이나 걸려왔다. "시민에게 사죄하라"라고 적힌 엽서도 받았다. 인터넷에는 본인에 관한 잘못된 정보와 인격을 부정하는 내용의 투고가 계속되었다. "어쩔 수 없다"라고 받아들였지만, "비방이나 중상은 이지메와 같다. 멘털이 약한 사람은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자살할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지자체에 따라서 감염자의 연령대, 성별도 공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최저한의 정보는 알릴 필요가 있지만, 연령대, 직업, 가족 구성을 발표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내용에서 감염자를 특정하려는 사람이 있다"라고 하면서 "본인의 의견을 존중해달라"라고 한다. 그는 퇴원 후 한 달간 외출을 삼가고 건강 관찰을 한 후 직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직장 외에 소속 단체의 활동은 "오지 말라는 사람이 있다"는 이유로 지금도 참가를 삼가고 있다. 거리에서 만난 지인은 직장에 복귀했다니까 "믿기지 않는다"라고 놀라워했다. "감염자가 사회 복귀하면 편견에 시달린다. 누구나 감염할지도 모르니, 감염 후 복귀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위 기사 내용은 지방 출신 학생이 써서 낸 것과 거의 같다. 지방은 고령자가 많이 살고 있고 폐쇄적이어서 만약에 '감염'하는 날에는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과 관계자 등을 포함해서 공동체의 '사회적 제재'를 받게 된다는 두려움이 있다. 일본 정부는 자신들이 내린 '외출 자제'나 '휴업 요청'에 강제성이 없었다고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지 않아도 주위에서 아는 사람들이 나서서 감시하고 가혹한 '사회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주위에서 아는 사람들과 공동체에 '제재' 당하는 것이기에 더욱더 상처가 크다. 일본에서는 '무라 하치부'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서 의미를 확인하면 "에도시대 이후, 마을사람이 규약 위반 등이 있을 경우, 마을 전체에서 뜻을 합해 그 집과 교제나 모든 걸 금지하는 (공동체에 의한) 사적 제재"라고 한다. '사적 제재'가 아니다. 옛날에는 마을에서 태어나 마을에서 죽었기에 마을이 세상의 전부였다. '무라 하치부'를 당하면 그 마을에서 살아갈 수가 없게 된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이동의 자유가 있는 세상도 아니었다. 지금도 일본 사회를 '무라 사회'라고 한다. '무라 하치부'라는 '사회적 제재' 방식은 여전히 강한 힘을 가지고 사회와 사람을 통제하고 있다. 일본의 '이지메'와 '무라 하치부'는 같은 맥락으로 그야말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섬에서는 한정된 의료기관에서 '집단감염'이 생기면 금방 '의료 붕괴'가 일어날 수가 있다( https://news.yahoo.co.jp/articles/60b2c564fe40f3fa8c7301868cb5da74ec418132). 가고시마와 오키나와 사이에 있는 요론섬에서는 '의료붕괴'가 일어나지 않게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종사자는 자택에서 나와 공공주택에서 거주하며 출근하고 지역 공무원은 외부 출장을 당분간 금지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외부에서 관광객이 와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관광객은 섬이라서 확진자가 없을 걸로 알아서 해방감을 느끼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손님이 왔으면 하지만, 섬의 상황을 고려하면 손님을 받지도 못한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코로나 19에 대한 방역과 PCR 검사를 하는 등 방향성을 제시하고 대책을 실행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덜 불안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실효성이 없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도 없는 걸 '하는 척'만 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을 하고 있다. 때로는 자신과 공동체를 지킨다는 미명 하에 정의감마저 갖고 있으면 어떤 일을 하든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언론도 자신들의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사람들의 혼란과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비상사태 선언을 할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비상사태 선언으로 보상을 할 경제적인 문제로 생각했더니 아니었다. 만약 비상사태 선언을 하게 되면 내년으로 연기한 '동경올림픽'이 영원히 물 건너가기 때문에 '동경올림픽' 개최를 위해서 비상사태 선언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아마, '동경올림픽'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베 총리와 고이케 지사가 일심동체일 것이다. 비상사태를 선언하지 않아도 좋으니 내년에 '동경올림픽'을 열기 위해서라도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오늘 뉴스 중에서 반가웠던 것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될 가능성에 대비한 보복 조치로 한국인 대상 비자 발급 규제와 주한 일본 대사 일시 귀국조치를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https://news.yahoo.co.jp/pickup/6366462). 나는 이 뉴스를 보고 박수를 치고 말았다. 이틀 전인가, 하필이면 코로나가 창궐한 시기에 맞춰서 한국과 중국, 대만 등에 입국규제 완화한다고 해서 걱정이었다. 이런 시기에 맞춰서 입국규제를 완화하는 일본 정부의 심보도 고약하기 짝이 없다. 일본 국민의 울분을 한국이나 중국으로 돌리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의심할 지경이다. 한국에는 일본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사람들이 있어서 일본에 와서 감염되어 돌아가는 일이 생길 텐데, 어쩌다가 한국에서 온 사람이 확진자로 알려졌다가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시국에 일본에서 비자를 엄격화해준다면 한국으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다행이다.
일본은 코로나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았던 사회분위기가 점점 흉흉해지고 피폐해가고 있다. 일본 정부의 위기 대처 방식은 옛날부터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자신들의 무대책과 무능은 감추고 '사회적 약자'를 타깃으로 정해서 공격 대상으로 삼아 사람들의 관심과 울분을 향하게 하는 방식이다. 자신들 사회의 저변과 '사회적 약자'를 때리면 자신들 사회가 더 파괴되고 약해지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항상 '약자'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희생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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