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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구급차 소리(7월 26일 835명!)

7월 26일 NHK에 따르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3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1,21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28명으로 사망률 2.92%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835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31,37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011명으로 사망률 3.22%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58명으로 내역을 보면 해외유입이 46명, 지역감염이 12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14,150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가 298명, 사망률 2.11%이다. 

 

오늘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는 239명으로 유지하는 상태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오사카 141명, 후쿠오카 90명, 아이치 80명, 효고 49명, 사이타마와 가나가와 각 33명, 시즈오카 25명의 순이다. 후쿠오카와 효고는 하루 최다를 경신했다고 한다. 지금 일본은 4 연휴 중으로 오늘이 연휴 마지막 날이다. 동경도에 홈페이지에 가서 봤더니 연휴에는 PCR 검사가 적어서 23일 852건, 24일 553건으로 나온다. PCR 검사 수를 보면 연휴가 끝나면 신규 확진자가 확 줄게 될 것 같다. 

 

일본 전체로 보면 22일 795명, 23일 981명, 24일 777명, 25일 803명, 26일 835명으로 연휴 중임에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지 않아서 5일 사이에 4,191명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을 보면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다.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언론과 정치가는 여유가 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반대로 되는 것이 맞을 듯한데 일본이라서 그런가? 보통은 정부와 정치가, 언론에 전문가가 나와서 위기를 호소하고 일반 시민에게 위기감을 느끼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데, 일본은 거꾸로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아무리 위기감을 느껴도 정부에서 나서지 않고, 아니 정부에서는 여행을 권장하고 외식을 권장하면서 보조금까지 주고 있다. 

 

그래도 일본 정부에서 그냥 있을 수 없었는지 니시무라 코로나 담당 장관이 기자회견을 했다( https://news.yahoo.co.jp/pickup/6366557). 기업에 대해 70% 재택근무를 요청한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과 회식을 '자숙'해달라고 한다. 거기에 더해서 1. 감염 방지 가이드라인 철저, 2. 시간차 출근 추진, 3. 건강 이상자 자택 대기, 4. 접촉 앱 도입 촉진을 요청할 모양이다. 항상 느끼지만 왜 일본 정부나 지자체는 사람들에게 요구만 하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지? 같은 정부에서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권하고 회식을 하지 말라면서, 여행을 권장하고 음식을 먹으러 나가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에 내가 느끼는 것과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빌려온다.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다. 재택근무를 요청하는 한편 동경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장려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이지 말라고 하면서 각료, 재무상은 이 코로나 소용돌이에도 대규모 정치자금 파티를 개최하고 있다. 민간기업에 재택근무를 요청한다면 정부가 모범을 보여라. G7이라고 좋아라 해외에 갔다가 귀국 후 2주간 자가격리 면제를 검토하기 전에 각국에 대해 영상 회담은 제안하고 있나? 말과 행동이 다른 정부의 요청을 국민이 예! 알았습니다 하고 따를 줄 알고 있다면 국민을 너무 바보 취급하고 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구나.

 

오늘은 일요일, 주말 행사인 청소를 못했다. 시간이 부족하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못했다. 아침에 너무 늦게 일어나서 일어나 보니 12시 가까웠다. 왜 그렇게 늦잠을 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어제 채점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아니면 한 달 이상 매일 같이 비가 오는 장마철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일어났을 때 햇볕이 나고 있어서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밀린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말았다. 그중에는 두껍고 큰 수건과 침대 시트도 있었다. 빨래를 하는 도중부터 갑자기 날씨가 흐리더니 빨래가 끝났다는 신호와 동시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주변을 봤더니 젖었던 지면도 마르지 않았는데 내가 하도 햇볕을 보지 못해서 맑은 햇볕을 보고 홀린 것처럼 빨래를 하고 말았다. 빨래를 밖에 널었다가 집안에 넣었다가를 반복해서 그렇지 않아도 눅눅했던 집안이 더 눅눅해지고 말았다. 정말로 올해 장마는 너무 길다. 

 

비가 오는 가운데, 조용히 순찰차가 돌고 있었다. 큰길에서 순찰차가 돌고 있는 걸 보지만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인 내 집 앞을 순찰차가 도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그런 드문 일이 요새는 자주 생긴다. 왜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 순찰차가 돌고 있는 것일까? 

 

지난 금요일에는 온라인 강의를 하는 도중 집 주변에서 구급차 소리가 들려서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나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난 후부터 구급차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구급차 소리에 공포감을 느끼고 너무 싫다. 한적하다 못해 적막한 내가 사는 곳에 새벽 3시에 조용히 구급차가 눈 앞에서 맞은편 타운하우스로 향했을 때는 귀신을 본 것처럼 놀라서 가슴이 벌렁거렸다. 살인사건이라도 목격한 것처럼 뒤숭숭했다. 온갖 상상을 다하고 만다. 금요일에는 오전에 구급차가 바로 주변에 오더니, 오후에는 같은 아파트 단지 바로 뒷동 앞에서 조용히 빠져나간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올 때는 소리도 없이 왔나 보다. 나갈 때도 소리도 없이 라이트만 반짝거리면서 나가서 곁길에 차를 세우고 연락을 하는지 있다가 병원을 향할 때 소리가 났다. 아파트 뒷동에서 구급차가 빠져나가는 걸 보고 놀라서 주저앉을 뻔했다. 같은 아파트 단지, 그것도 바로 뒷동에서 코로나 감염자라도 발생했나 싶어서다. 구급차를 운전하는 사람들 복장이 방호복이 아니라, 평상시와 같아서 코로나가 아니겠지, 하고 마음을 달랬다. 사실은 어떤 환자가 실려 갔는지 모른다. 물어볼 사람도 없다. 길에서 구급차 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것 같은데 하루에 오전과 오후 바로 코앞에 구급차가 두 대나 오다니, 어떤 세상에 내가 살고 있나? 기가 막히다.

 

내가 사는 주변에도 고령자가 많아서 아파트 같은 동에 구급차가 와서 구급대원이 들것을 가지고 있어도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작은 아파트 단지인데도 구급차를 몇 번 봤는지 모를 정도이다. 단지, 들것에 실린 환자가 나오는 걸 보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구급차에 익숙한 사람도 코로나 사태를 맞아 구급차 소리가 빈번히 들리는 것 같고 아주 거슬린다. 그런 말조차 할 수도 없지만 말이다. 온라인 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말을 할 뿐이다.

 

동경도에서 연휴 중에 '외출자제'하라는 요청이 있어서 인지 아니면 신규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인지 몰라도 주변에 다니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나도 금요일 강의가 끝나고 마트에 가서 큰 수박을 두 통 사고 어제와 오늘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일을 하면서 지냈다. 수강생이 많은 아시아 사회론을 내일까지 채점을 마치고 입력해야 해서 할 일이 많다. 종강을 한 것이 지난주인데 학기말 리포트를 받아서 일주일 사이에 채점하고 평가를 내야 하는 것은 너무 시간 여유가 없다. 그래도 정해진 기한에 맞추지 않으면 귀찮게 되니까, 기한에 맞추려고 한다. 계속 비가 와서 기온이 높지 않은 것은 좋지만 습도가 말도 못 하게 높다. 글을 쓰다가 일기예보를 봤더니 장마가 8월 초까지 갈 모양이다. 

 

일본의 코로나 19는 연휴 중에도 쉬지 않고 감염 확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연휴라서 그런지 언론이 조용하다. 댓글에 보이는 민심은 부글부글 들끓고 있다. 지금은 확실히 정부의 대처에 대해 사람들이 화를 내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국민의 마음 같은 걸 개무시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 19를 개무시해서 상황을 여기까지 끌고 오더니 국민을 개무시하면 어떻게 될까? 내가 보기에는 코로나가 일본 정부보다 훨씬 더 영리하고 사악한 바이러스로 보인다. 코로나와 일본 정부의 대결에서 처음부터 일본 정부는 졌다. 국민들이 열심히 노력해도 일본 정부는 처음부터 코로나를 방치하더니 끝까지 일관성 있게 방치할 작정인 모양이다. 아니, 일본 정부가 있는지 코로나 국면에서는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겠다. 일본이 코로나로 표류하는 난파선 같은 느낌이다. 선장은 도망을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