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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일본, 학생이 배우는 길

NHK에 따르면 10월 2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8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9,70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45명으로 사망률 1.49%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748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96,70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723명으로 사망률 1.78%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55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138명이고 해외유입이 17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5,698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55명으로 사망률 1.77%이다.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이번 주는 오늘이 피크일지도 모르겠다. 어제 신규 확진자가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증가 추세에 있다는데 증가한 수치로 나오지 않았다. 피크가 하루 뒤로 미루어진 모양으로 오늘 750명 가까이 나왔다. 9월 초부터 현재까지 경향을 보면 목요일이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고 금요일이 그다음으로 많거나 금요일이 많아졌다. 이번 주는 금요일이 더 많아졌다. 내일 토요일 신규 확진자를 보면 늘고 있는 경향이 확실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오늘 동경도 신규 확진자 60%가 감염경로 불명이다.

 

오늘 강의에서 현재 유럽의 코로나 상황을 보니까, 앞으로 세계는 코로나 전과 후로 나뉠 것 같다. 코로나가 안정된 이후 어떤 세계가 될지 전혀 상상이 되질 않고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학생들은 일본의 코로나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라서 유럽의 상황은 전혀 모른다. 일본의 코로나가 안정되는 게 선결이지만 내년 올림픽 개최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지금 유럽의 코로나 상황을 보면 만약 일본이 안정된다고 해도 선수들이 안심해서 올 수 있을지 올림픽을 개최할 상황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자세히 몰라도 일본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짐작한다.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취직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불안하다. 오늘 교무에서 학생 한 명이 강의 이수를 취소한다는 연락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퇴학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강의를 해도 이렇게 학기 중에 퇴학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왜 퇴학을 하게 되었을까? 코로나 영향은 아닌지? 학생이 도서관에서 빌려다 본 한국 관련 책 서명을 알려줬다. 검색해서 확인할 시간이 없어서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제목을 보니 '혐한 서적'인 것 같다. '지금이야 말로 한국에 사과하자'는 제목이다. 제목을 보기만 해도 일본 사람이라면 화가 날 것이다. 한국 사람인 내가 봐도 역사문제에 대한 책임이나 사죄는 일본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 일본 사람에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검색해 봤더니 저자가 햐쿠타 나오키라고 유명 소설가로 아베 총리와 친한 베스트셀러 '혐한 서적' 저자이며 '혐한' 인사 중 톱클라스로 봐야 하는 인물이다. 첫 작품이 '영원의 제로'라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썼는데, 그 주인공이 제로선에 탄 가미카제 특공대에 관한 것이다. 나중에 영화가 되어 다시 히트를 친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햐쿠타 나오키처럼 저명한 베스트 셀러 작가가 '혐한 서적'을 집필해서 더 많은 부의 축척을 하거나, '혐한 서적'을 쓴 것이 베스트 셀러가 되어 부를 축척하고 정권의 비호를 받는 켄트 길버트 같은 인물이 있다. 두 부류 다 친아베로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정권을 찬양한 사이다. 햐쿠타 나오키를 검색했더니 나무위키에 따르면 "혐한 극우 논객이자 혐한 비지니스의 최대 수혜자"라고 한다(namu.wiki/w/%ED%96%90%EC%BF%A0%ED%83%80%20%EB%82%98%EC%98%A4%ED%82%A4). 다음 주에 피드백을 할 생각이지만 이런 걸 보면 독서를 하라고 권했더니 도서관에 가서 빌려온 책이 '혐한 서적'이라니, 웃픈 상황으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학생들이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스가 정권이 한국 정부나 한국에 대해 공격하는 걸 전혀 모르고 있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검색해서 관련 기사를 읽고 생각해서 판단하라고 재료를 던져 준다. 학생들이 몰라서 그렇지 검색해서 기사를 읽고 스스로 생각하면 일본 정부가 터무니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번 과제에서 강제징용 피해 판결과 관련해서 일본 기업 자산을 현금화하면 일본이 한국 대사관과 삼성전자 일본지사를 압류한다는 건에 대해서 학생이 기사를 읽었다. 만약 일본이 그런 일을 하면 국제적으로 신용이 떨어질 텐데 일본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다른 남학생은 삼성전자 휴대폰을 쓰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무관한데 왜 일본 정부가 삼성전자에 화풀이를 하려고 하느냐고 한다. 방사능 오염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언론에서는 한국만 트집을 잡는 것처럼 보도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반대가 많은 사안으로 만약 일방적으로 해양 방출을 했다가 일본은 세계적으로 왕따를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내가 유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검색해서 기사를 읽고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그런 결론이 나온다. 한국에서 하는 말이 일방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가 있다. 참고로 해양 방출 결정을 10월 내로 하는 걸 단념하고 다음 달 이후에 결정하기로 연기했다(news.yahoo.co.jp/pickup/6374503). 

 

내가 강의에서 피드백을 하는 걸 들으면 학생들이 지금까지 전혀 듣지 못했던 정보를 접하는 모양이다. 오늘 코로나 학생 한 명이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 상황에 대해 검색해서 짧은 리포트를 써서 냈다. 한국과 일본에서 자국 정부의 코로나 대처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포함해서 봤더니 일본에서는 자국의 성과에 비해 정부 대책에 아주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실제 성적은 일본에 비해 아주 훌륭한데도 불구하고 자국 정부 대책에 대해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생들도 자신들이 검색해서 기사를 읽고 생각하면 '혐한'으로 편중된 생각이 아닌 상식적인 결론을 내게 된다. 나는 학생들에게 자주 말하는 것은 "스스로 검색해서 관련 기사를 읽고 생각해서 과제를 작성해라" 그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을 밟으면서 지식을 얻고 고찰하면서 성장하는 거다. 내 생각과 맞지 않아도 그런 걸 평가한다. 학생들이 검색해서 기사를 읽다 보면 자신이 모르던 걸 알게 된다. 그런 과정이 재미있어서 궁금한 것은 검색해서 관련 기사를 읽고 확인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조금씩이라도 성장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오해가 없길 바란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초등학생이 아니라, 일본 동경에서 중간 정도 레벨의 대학생들이다. 그나마 시키는 말을 듣는 괜찮은 학생들이다.  

 

'혐한'으로 충만한 일본이라는 세상에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그 영향이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서 K-POP을 좋아하거나 한국 드라마를 봐도 편향된 사고를 하는 상태이다. 일본이 건전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 자신들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야 하는데 그 길은 요원한 것 같다. 학생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알고 스스로 자신들이 나갈 길을 모색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