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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일본, 백신 외교와 BTS 견제

NHK에 따르면 6월 5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43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63,32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103명으로 사망률 1.29%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2,65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761,20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3,548명으로 사망률 1.78%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주말이어서 통계가 새로 올라오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744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43,59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971명으로 사망률 1.37%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9,732,863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은 다음과 같다. 동경도 436명, 홋카이도 276명, 오키나와 261명, 가나가와 224명, 아이치 218명, 오사카 174명, 치바 137명, 사이타마 119명 순이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을 보면 홋카이도 16명, 오사카와 동경도 각 8명, 아이치 7명, 효고와 사이타마, 후쿠시마 각 3명 등으로 합계 64명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가 944명이나 줄었고 사망자도 줄었다. 

 

어제 일본에서는 대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보내서 도착하고 대만에서 감사 표시까지 실시간으로 중계해서 거의 하루 종일 방송으로 내보낸 것처럼 뉴스가 도배되어 있었다. 그 뉴스는 오늘까지 긴 여운을 남기며 전해지고 있다(https://www3.nhk.or.jp/news/html/20210605/k10013068911000.html?utm_int=news-ranking_social_list-items_001). 오늘 오전에는 베트남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제공한다는 뉴스를 봤다. 저녁에 뉴스를 확인해서 링크를 가져오려고 야후 재팬에서 '국제'란을 클릭했더니 한국에 관한 뉴스밖에 없다. 그것도 다 '혐한' 뉴스로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관계가 없는 것도 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쓴다. 거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저주를 퍼붓는 경지의 '혐한'이 발악하는 수준이다. 나도 이제는 익숙해서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지만 일본 사람들이 보기에 어떨지 모르겠다. 그런 뉴스를 믿는 사람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악마'나 다름이 없다. 그들 머릿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반일'을 조장해서 한국을 망하게 하는 원흉이 될 것이다. 아니, '혐한'이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을 망하게 한다면 기뻐해야 할 것이 아닌가? 한국은 일본이 흘리는 국물이나 받아먹고사는 나라 정도로 여긴다. 그러면서 한국에 왜 그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요새 다시 '혐한'이 불타는 모양이다. 일본 뉴스 제목만 보면 마치 한국에서 코로나와 백신 접종으로 사람들이 막 죽어 나가고, 한국 경제는 파탄이 나서 난리가 난 것 같다. 정작 난리가 것은 몇 번이나 비상사태 선언을 하고 연장에 재연장을 해대는 일본이다. 대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보낼 때까지 항상 혈전증을 유발해서 일본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걸 강조했다. 거기에는 한국에서 일본에서는 있어도 쓰지 않는 백신이나 맞고 있다는 숨은 뜻이 있다. 대만에 제공하고 베트남에 제공하면서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 대만에 제공할 때까지 무신경하게 그런 말을 쓰고 있었다. 

 

일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할 수 없는 사정은 '혈전증'이 아니다. 만약, '혈전증'이 문제라면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 승인을 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화이지 백신 하나만으로도 백신 접종 사고가 다발하는 상황에 보관하는 온도가 다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같이 공급했다가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고가 급증할 것이다. 혼란과 사고 방지를 위해서 대규모 접종에는 모더나만 공급하고 메인인 지자체 단체접종과 개별접종에 화이자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대규모 접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백신 접종에 차지하는 비율은 대단히 낮아서 이름도 혼란스럽다. 거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기한이 있어 쓰지 않고 있다가 기한이 오면 그냥 다 폐기해야 한다. 그래서 대만과 베트남에 자신들이 사용하지 않는 백신을 공급하면서 생색을 내고 한국을 견제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치사가 대단하다. 말로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중국이 자국에서 개발하고 생산한 백신을 뿌리는 것과 일본은 견제할 상대가 안된다. 그러는 한편 일본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백신 접종에서 배제하는 기가 막히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다른 나라에 사는 일본인이 외국인이라고 접종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일본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일본이 다른 나라처럼 백신이 부족하다면 그럴 수도 있을지 모른다. 백신이 남아돈다. 외국인이 많다면 또 모른다. 일본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가 되지 않는다. 이건 외국인 '차별'을 넘어 '박해'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이런 사실이 일본에 잘 알려지지 않고 뉴스를 봐도 관심이 없다. 일본에서 '외국인'은 인간에 속하지 않는 모양이다. 내가 백신 접종 난민이 될 줄 몰랐다. 

 

 

작년까지 일본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K-POP에 대해 경쟁의식이 말도 아니었다. 특히, 한국 관련 과목을 듣는 학생들이 가장 심했다. 거기에는 K-POP 팬들이 꽤 있는데 그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K-POP 인기에 대해 '분하다'거나 '억울하다'는 식이었다. 거기에는 K-POP이 각광받는 것은 원래 J-POP의 몫이었다는 의식이 있다. J-POP이 받아야 할 주목과 영광을 한국, K-POP이 훔쳐갔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말을 수 없이 들으면서 도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K-POP을 좋아하면서도 K-POP에 철천지 원수라도 진 것처럼 이를 가는 심정을 어떻게 이해하나? 그렇게 원수처럼 여긴다면 K-POP과 거리를 두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그런 의식은 K-드라마나 영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전부터 한국은 마치 모든 걸 일본의 가르침을 받아서 성장했는데 은혜를 모른다는 식이었다. 이전부터 한국 드라마에 대해서 신랄하게 평가하는 걸 자주 봤다. 마치 모자란 아이들을 가르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평가를 해댔다. 내가 보기에는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 그렇게 모진 평가를 해댈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 평가를 하면서도 자신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니 감사해라 라는 태도였다. 나는 그런 평가를 해댈 드라마를 왜 그렇게 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국인인 나도 그렇게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한국이라서 '만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의 모든 것은 일본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굴었다. 자신들이 인정하지 않으면 K-POP이나 한국 문화가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번 주 강의에서 학생들 반응을 보려고 슬쩍 던졌다. BTS의 신곡 Butter가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도 했겠다 좋은 타이밍이다. 작년까지 K-POP에 대한 견제가 말도 못 했다. 그런데 K-POP과 J-POP은 경쟁상대가 아니라, 각자 가는 길을 가는 게 아닐까? 했다. 문화에는 우열이 없어. 지금 세계적으로 K-POP이 유행이지만 자국의 음악과 비교해서 '이겼다, 졌다'하는 곳은 일본밖에 없다. 거기에 일본이 한국을 가르쳤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K-POP이라고 하겠니? J-POP이라고 하지. 한국은 '비빔밥 문화'여서 K-POP에는 한곡에 여러 장르 음악이 다 섞였어. 그래서 서양에서 K-POP에 대해 근본이 없다고 아주 싫어하고 평가받기도 힘들었지. 그런데 한국에서는 막 비비는 게 아니라, 맛있게 먹으려고 비비는 거야. 맛있으면 좋은 거지, 그런 감각이라고. 이제는 다른 나라에서 K-POP이라는 장르를 인정하고 맛을 알아서 세계적인 유행으로 번졌다고 할 수 있지. 지금 다른 나라에서는 맥도널드에서  BTS 밀을 팔기 시작했다고 화제가 되었어. 그런데 일본에서는 팔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봐. 만약, 일본에서 판매가 되었다면 분명히 큰 문제가 되었을 테니까, 팔지 않으니 문제도 되지 않아서 정말로 다행이야. 

 

학생들 반응은 대부분 내가 말한 걸 무시했다. 이건 일본에서 자신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취하는 전형적인 태도이다. 아주 소수만 거기에 반응했다. K-POP과 J-POP을 비교하면 안 된다고, BTS와 쟈니스를 비교하면 안 된다고 한다. 나는 비교한 적이 없다. 일본에서 공격하고 견제하면서 난리를 쳤다. BTS와 쟈니스라기보다 아라시다. 한국에서는 비교하지 않았는데 아라시가 의식했고 일본에서 비교하고 난리였다. BTS팬이라는 학생은 일본에서도 BTS 밀을 살 수 있는 게 좋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BTS 밀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마치 BTS가 문제를 일으키기라도 한 것처럼 일본 언론에서 그런 뉴스를 전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해설을 했다. 나도 맥도널드에 가는 사람이 아니라서 일본에서 판다고 해도 사는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BTS 밀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맥도널드에서 소란을 피우면 바로 경찰이 출동한다. BTS 밀이 싫으면 사지 않으면 된다. 그걸 이유로 맥도널드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 범죄가 된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캠페인을 벌이는 건 맥도널드 본사에서 결정하는 것이지 모든 소비자에게 허가를 받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학생이 받아친다. 한국에 일본 아이돌이나 쟈니스 팬이 얼마나 있느냐고 한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도 일본 아이돌이나 쟈니스 팬이 있을 것이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한국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지금 사는 세상은 인터넷으로 열린 세상이라서 관심이 있으면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볼 수 있으니까, 좋아하는 사람은 팬이 되겠지. 항상 이런 질문을 한다. 일본이 한국 문화를 소비하니까, 한국에서도 소비해야 한다는 식이다. 한국에서 일본 문화를 소비하는 건 너무나 흔한 일이라서 일본이라고 의식하지 않을 정도다. 일본에서 김치를 먹거나 한국 김을 먹을 때마다 한국을 의식하느냐? 스파게티를 먹을 때마다 이탈리아를 의식하느냐? 김치와 쓰케모노가 경쟁하거나 일본 소바와 스파게티가 경쟁하는 건 아니지 않나? 자신들이 먹고 싶을 때 선택하는 것이다. 먹는 음식이나 소비하는 문화를 국가와 연결시켜 의식하는 건 일본에서 아주 강하지만 터무니없는 비약을 많이 본다. 마치, K-POP을 좋아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몰아간다. 한국에서 일본 아이돌 팬이면 스가 총리를 지지한다면 말이 될까? 학생들이 고개를 젓는다. 자신들이 생각해도 스가 총리를 지지한다는 상상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은 학생들이 내심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BTS의 신곡 Butter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BTS 밀에 대해서 쓴 학생도 딱 1명이었다. 마치 이 세상에 BTS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시하고 싶은 모양이다. K-POP 인기를 인정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신경이 쓰여서 어쩔 줄 모른다. 그러면서도 애써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무시하면서 자존심을 지키는 걸까? 참 어렵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나는 그렇게 짓눌린 처지에서 사는 학생들이 안타깝다. 사회적 환경에 의해 일본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서 좋아하는 것도 표현하면 안 되는 비밀처럼 숨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