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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일본, 대학생의 학력저하와 전철 분위기

NHK에 따르면 10월 1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7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76,97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057명으로 사망률 0.81%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731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13,07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036명으로 사망률 1.05%이다. 오늘 발표한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94,051,403건으로 인구의 74.3%이고, 2차 82,829,761건으로 인구의 65.4%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동경도 신규 확진자 -77명, -51.7%이다. 일본 전국에서도 -395명, -35.1%이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은 동경도 13명, 오사카 8명, 오키나와 5명 등으로 합계 33명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584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35,74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605명으로 사망률 0.78%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40,125,204건으로 인구의 78.1%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0.9%이다. 2차 31,208,900건으로 인구의 60.8%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70.7%이다. 

 

 

이번 주 어제 처음으로 대면 수업을 하느라고 두 달 반 만에 학교에 갔다. 캠퍼스를 이전해서 그 주변에 토지 감이 없어서 전날 밤에 검색해서 가까운 역과 전철 시간도 다 적어 놨다. 가까운 전철을 탔더니 대학생이 좀 있다. 소인수 수업으로 학교에 가는 모양이다. 다치카와에서 다음 전철을 갈아탔더니 사람들이 피로에 지친 모습으로 어둡다. 거기에 사람들 옷차림이 허름하다. 이 전철 노선은 중산층에서 좋은 편에 있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다. 계속 가서 학교와 가까운 곳이 되면서 네팔 사람들이나 겉모습으로 외국인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마지막 전철에서 손잡이를 잡았더니 끈적끈적해서 다른 곳을 잡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 손이 끈적거리는 줄 알았더니 전철 안에서 다른 칸으로 가는 손잡이는 끈적이지 않았다. 끈적임은 하루 이틀 묵은 때가 아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철 손잡이가 더럽다고 느껴졌다. 도심에 갔더니 전철 분위기에 조금 활기가 보일 정도로 달라졌다. 

 

그런데 전철을 내렸더니 학교로 가는 역이 아니었다. 검색해서 가깝다고 나온 역에 내렸는데 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돈을 더 내고 시간도 더 걸리는 불편한 선택이라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전에 역에 내려서 서두느라고 20분이나 헤매면서 식은땀이 흘렀다. 개찰구를 나갔더니 방범이라는 완장을 찬 경찰 아저씨가 비스듬히 서서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경찰이니까, 길을 물어봤다. 참 두리뭉실하게 알 수 없게 안내를 한다. 출구가 반대쪽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이번에는 젊은 순경에게 물어봤다. 젊은 순경이 자기가 여기에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른다. 그러니, 역에서 좀 나가면 파출소가 있다. 거기에 가서 물어보라고 한다. 파출소 사람들이 거기에 세 명이나 나왔으면서 나에게 파출소로 가서 물어보라고 한다. 안 되겠다 싶어서 밖에 나갔더니 대학에 가는 버스가 있다. 우선은 수업 시간이 있으니까, 버스를 탔다. 운전사에게 길을 물었더니, 이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다. 전에는 버스를 타지 않고 도보로 갔다고 했더니 다음 역이라고 알려준다. 역에서 몇 명에게나 물었지만 이런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일본에서는 간단한 걸 알려고 해도 일이 어렵다.

 

학교까지 버스로 가는데 20분 정도 걸렸다. 그래도 다행히 수업시간에 늦지 않았다. 예정대로면 수업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서 일을 좀 하고 싶었다. 학생들에게도 사정을 말하고 오늘은 우선 학교에 무사히 도착해서 수업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두자고 했다. 올해부터 이 학교 학생들 수준이 확 달라졌다. 봄학기부터 그걸 알고 몹시 당황했다. 내가 보기에는 정상적으로 대학생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이 적다. 학부에 따라 다른 점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학생이 학습하는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로 대학에 왔다. 이전에 소수였던 학생들이 대다수가 되고 말았다. 예를 들어 단순히 과제에 대한 지시를 해도 못 알아듣는다. 아무리 지시해도 하지 않는다. 그런 과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입이 아프게 설명해도 말만 듣고 끝이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얻으려고 한다. 학습하는 훈련을 한 적이 있으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안다. 알기 쉽게 비유하면 영어 공부를 해서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고 싶다고 학생이 희망한다. 나는 우선 철자를 외워야 한다고 같이 연습하고 외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하지만 학생들이 철자를 외우지 않으면 그 이상 진도를 아무리 나가도 읽지도 못하게 된다. 그런 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학에서는 학생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거나 방법을 알려준다. 그걸 듣고도 학생이 하지 않으면 어쩔 수가 없다. 거의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가르치는 정도로 알려줘도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처음 대면 수업을 해서 학생들이 그동안 입이 아프게 지시한 과제를 한 학생이 거의 없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이런 식이면 수업은 그냥 했다는 기분만 맛보고 끝날 것 같다. 돈과 시간이 아깝다. 

 

이건 동경에서 중간 정도 레벨 대학으로 그래도 나쁘지 않은 편으로 장래 교사를 희망하는 학생도 꽤 있다. 같은 학교라도 학부에 따라서 확 다르지만 여기에서 13년 정도 가르쳤는데 캠퍼스를 이전해서 입학하는 학생들이 달라진 모양이다. 일본은 올해 대학 반이 정원 미달이었다고 한다. 대학에서는 입학하겠다는 사람은 다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초등학생은 초등학생이고 대학생은 대학생이다. 초등학생 능력도 없는 대학생을 가르쳐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예정이다. 아는 사람은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급이라고 할까, 학습장애가 있는 아이들 학습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솔직히 이 정도 레벨이면 대학 수업을 알아듣지 못할 걸로 본다. 그래도 대학을 졸업할 것이다. 말귀를 알아듣는 건 아예 유학생이 더 낫다. 일본어 능력보다 기본적인 자질의 문제이다. 

 

대학에서는 이렇게 기본적인 학습 능력도 없는 학생들을 받아들였다면 학생들에게 기초부터 다시 가르쳐서 수업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내 친구와 일본어 능력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친구는 중학생 정도의 국어 실력이면 대학 강의를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정도의 기초까지 대학에서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대학에서 그런 걸 알아서 할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나는 봄학기에 평가할 때 정말 곤란했다. 일주일에 3시간 수업을 해서 15주나 하고도 영어 철자도 외우지 못한 학생에게 기초 영어 단위를 줘도 되는 걸까? 영어 선생에게 물어봐야겠다. 중국어 선생에게도 물어봐야지. 이게 보통인 세상이 된 모양이다.

 

학생들에게 코로나가 끝날 것 같냐고 물어봤다. 약 30% 학생들이 이대로 끝날 것 같다고 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신중하다. 오랜만에 장시간 여러 전철을 타서 본 분위기로 보면 코로나가 종식될 것 같다는 기대감 같은 걸 볼 수가 없었다. 선생들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으니 인사라도 하지만 그런 말도 없다. 지금까지도 침체된 동경을 경험했지만 대단히 심각한 상태인 모양이다. 학교에서 돌아올 때는 아침에 본 우울한 전철 풍경을 보기 싫어서 도심, 번화가를 지나는 노선을 타고 왔다. 한동안 가지 않았던 마트에 들렀더니 나름 활기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동경에서도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로 마치 딴 세상인 것 같은 양극화가 진행된 것 같다. 사람들이 점점 더 활기가 있는 곳에만 가고 활기가 적은 곳은 살아남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