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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알릴레오를 봤다

오늘 동경은 흐려서 추운 날씨였다. 날씨가 맑으면 기온이 낮아도 햇볕이 들어와 집이 따뜻한데 흐리면 기온이 높아도 볕이 들어오지 않아 집이 춥다. 오후에 들어서 햇볕이 났지만 오후의 볕으로 집이 따뜻해지기는 어렵다. 오늘은 일요일 청소하는 날이지만, 날씨가 흐리고 추워서 청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도 겨울방학 중이라, 다른 날 청소를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특히 요즘처럼 뜨개질을 하고 있을 때는 알게 모르게 먼지가 많이 난다. 날씨가 좋을 때 먼지도 팡팡 털고 이불도 널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는 것이 훨씬 기분이 좋으니까, 맑은 날 청소하기로 미뤘다.


어제는 유시민 작가가 '알릴레오'를 시작한다고 해서 봤다. 나는 외국에 오래 살아서 정치가로서나 작가로서 유시민 씨를 잘 모른다. 정치가로서 일을 할 때는 전혀 본 적이 없고 작가로서도 쓴 책을 읽지 않았으니 모르는 것이다. 근래 몇년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에서 방송한 프로그램을 보고 알 정도다. 그렇기에 유시민 작가에 대해서 특별히 좋다거나 나쁜 인상이 없다. '썰전'이라는 프로그램도 좀 보던 시기가 있었는데 전원책 변호사가 나가면서 출연자가 바뀌고는 보는 일이 없어졌다. 참고로 전원책 변호사를 보기 위해서 본 것은 아니었다. 원래 TV를 잘 보지 않는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찾아서 본다.


그런데, 어제는 '알릴레오'를 일부러 찾아서 봤다. 왜냐하면 지난 12월 홍준표 씨가 유튜브를 시작한다고 매스컴을 통한 홍보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호기심에서라도 홍준표 씨 유튜브를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가능하면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 24일 크리스마스 색감 의상을 입을 홍준표 씨 사진이 큼지막하게 한겨레의 메인뉴스로 걸려 있는 걸 보고 한겨레에서도 홍준표 씨 유튜브를 어지간히 띄우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다. 홍준표 씨만이 아니라, 우파 아니면 보수 진영에서 하는 유튜브에 그렇게 시청자가 많다는 걸 신문기사를 몇번이나 읽은 것 같다. 홍준표 씨가 유튜브를 시작하는 기사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보고 싶지 않지만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솔직히 매스컴에서 그렇게까지 선전하며 띄워주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에 비해 '알릴레오'는 유시민 작가의 인기에 비해 기사가 그리 많지 않았다. 유시민 작가의 옷도 아주 수수해서 눈에 띄는 그림이 아니었다. 즉, 홍준표 씨의 유튜브처럼 매스컴에서 기사를 쏟아지듯 나온 것이 아니다. 참 이상하다. 진보경향이라는 신문밖에 보지 않는데도 이런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유시민 작가 팬으로서가 아니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알릴레오'를 봐야 밸런스가 잡힐 것 같아서 일부러 찾아서 보고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는지 확인했다. 어제 12시가 되기 전에 100만이 넘는 걸 확인했다. 그러면 그렇지! 보고 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튜브에 로그인 해서 '좋아요'를 눌렀다. 보수 진영에서 그렇게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많다니까, 밸런스를 잡아야 할 것이 아닌가. 


매스컴에서는 홍준표 씨의 '티브이 홍카콜라'와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를 경쟁이나 대결 구도로 보도하고 있다. 오죽하면, 신재민을 위한 호소문에서도 "전 사무관과 정부의 대결 구도"라는 말이 나왔을까. 문재인정부를 만만하게 봐도 유분수지 이게 말이나 된다는 말인가. 너무 억지스럽다. 오늘도 읽은 기사에서 홍준표 씨 얼굴을 크게 확대한 사진과 유튜브를 상단에 올리고 하단에 수수한 어느 옛날 유시민 작가의 사진과 '알릴레오'가 실려 있었다. 그 기사에서도 뉴스성이 있는 유시민 작가가 아닌 홍준표 씨 유튜브를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편파적이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홍준표 씨의 유튜브와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는 경쟁하거나 대결하지 않는다.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를 보는 사람들이 홍준표 씨의 유튜브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에는 일부러 '싫어요'를 누르기 위해 온 사람이 2만도 넘은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이 아주 공격적이다. 거꾸로 진보 진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홍준표 씨 유튜브에 가서 단체로 '싫어요'를 누르는 일이 있었다면 매스컴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홍준표 씨가 "좌파들은 잘 모인다"고 했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좌파들은 잘 모이지 않는다. 잘 모이는 것은 보수 진영이다. '태극기 집회'도 2년을 넘게 매주 집회를 한다는 걸 읽었다. 


기본적으로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를 본 사람들이 '좌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공국가' 한국에서 '좌파'가 생겨나 '좌파'로 살아 남는 그 자체가 힘들다. 예를 들어 다른 나라, 일본에도 있는 '공산당'이 한국에 정당으로서 존재 조차 없다. 함부로 '좌파'라고 하지 말길 바란다. 


나는 '알릴레오'를 보고 '안심'했다. 문정인 교수님과 유시민 작가의 대담을 듣고 무엇보다도 '안심감'을 얻었다. '알릴레오'를 보고 싶었던 사람들은 매스컴의 이상하게 치우친 '비정상적인' 보도를 보면서 불안했을 것이다. 생활하면서 보고 느끼는 것이 있는데 매스컴에서 나오는 기사를 보면 내가 느끼는 것과 많이 다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아리송해 하다가, 매스컴 기사를 믿어야 하는게 아닌가? 설마, 매스컴이 '가짜뉴스'를 실겠어? 하는 심정이 될 것이다. '알릴레오'를 보고 싶었던 사람들은 '정상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섣달 그믐날에 있었던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임종석 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나와서 답변하는 걸 보고 '안심'했다. 자유한국당이 하는 것이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서로 말을 하고 듣는 것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일방적인 주장만 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세력을 향해서 말을 한 것이다. TV로 생중계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행동을 하니 국민들의 눈이 없는 곳에서는 어떨까? TV로 보는 국민들을 뭘로 아는 것인지? 안하무인이었다. 그날도 국회운영위원회를 보고 기사를 읽었더니 내가 본 것과는 내용이 판이하게 달랐다. 국회운영위원회를 보지 않았다면 자유한국당과 청와대가 비등한 것으로, 민주당이 청와대를 비호했다는 식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아예 눈감은 기사가 많았다. 나중에 내가 느꼈던 것과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나왔지만, 적었다. 당일에 내가 느끼는 것과 비슷하거나 같은 감정은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 볼 수가 있었다. 아마 '다음'이라서 그럴 것이다. 아무리 봐도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이 '판정패'가 아니었다. 아예, 싸움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았다. 일방적인 허위사실을 주장했으니까, 자신들이 정한 프레임을 씌우기에 급급했다. 오히려, 말이 통하지 않는 자유한국당의 실태를 잘 보여준 기회였다고 본다. 



'알릴레오'로 돌아가자. 조명을 잘 조정하시고 배경도 밝고 부드럽게 바꾸세요. 카메라 각도도 보는 사람들이 친근하고 편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유시민 작가의 의상과 헤어스타일도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노무현재단 이사장님이시지만, 딱딱한 인상은 피하시고 '친근감과 귀여운' 부분을 극대화 하셨으면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준비가 부족하신 것 같습니다. 긴급히 개선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 유튜브를 즐겨 보는 사람들 눈높이에 맞게 아니면 더 영상 퀄리티를 높이셔야 할 겁니다. 내용이 좋아도 다른 면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면 안 보게 됩니다. 


부디, '알릴레오'가 다양한 사람들이 친근감을 가지고 즐겨 볼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가능하면 어린이들이 좋아 할 정도의 '알릴레오'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알릴레오'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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