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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미소지니와 제노포비아

마녀사냥 2- 미즈하라 기코

2017/09/23 마녀사냥 2- 미즈하라 기코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계속 흐린 날씨다. 어제도 비가 오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더니 밤에는 비가 왔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직 비가 그치지 않은 것처럼 흐렸다. 낮이 되면서 조금 개었지만 화창하게 개인 것은 아니다. 늦은 오후가 지금도 살짝 비가 오는 같이 흐린 날씨다. 날씨가 화창하지 않아도 아침에 빨래를 했다. 밖에 빨래를 널었지만 날씨가 흐려서 마르질 않는다. 지금까지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어도 날씨가 더웠는데, 어젯밤 비로 인해 날씨가 가을로 바뀐 같다. 여름이 끝난 같다.

 

이번 주에 한 과목을 빼고 다 개강해서 긴장한 일주일이었다. 사실 처음 개강하는 주에는 강의 과목의 내용을 안내하는 것으로 그쳐서 그다지 힘든 것이 아니다. 개강을 하면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기에 긴장한다. 생활 패턴도 방학 사이에 잊다가 강의하고 출퇴근하는 생활로 바뀌는 것이다. 시간에 맞게 대학에 가고 강의 시간에 맞춰서 자료를 준비해서 교실에 간다. 새로운 학생들을 맞아 수업을 소개한다. 이번 학기부터 수업태도가 나쁜 학생에게 엄하게 대처한다고 했다. 작년에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다른 과목을 수강하러 몰려왔다. 작년에 단위를 못 받았던 학생을 포함해서 아주 친숙하게 행동한다. 이 학생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업이 달라질 수도 있다. 우선은 협력한다는 걸로 받아들이자.

 

어제는 방학이 끝났다고 미국 친구와도 만났다. 둘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화제로 절대로 전쟁이 나면 안 되니까, 문 대통령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수적인 친구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할 수가 없고 아베 총리도 못 믿는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한반도에 전쟁이 나는 걸 불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문 대통령에 믿음이 간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없었다면 큰일이 날 뻔했다고 의견이 정해졌다. 문 대통령은 전쟁을 반대하는 미국 사람과 일본 사람들에게도 신뢰를 받고 있다.

 

 

요새 일본에서 화제가 된 것이 인기 모델 미즈하라 기코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혐오 공격을 한 것이었다. 나에게는 '마녀사냥'으로 보인다. 여혐이다.

 

지난번에 '마녀사냥'으로 렌호 씨에 대해서 썼다. 일본의 제 일 야당인 민진당 당수였던 렌호 씨가 국적을 빌미로 혐오 공격을 받았다. 그 공격에 앞장선 사람들이 같은 당에 소속한 의원들이었다. 정작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같은 당의 당수를 공격한다는 걸 몰랐겠지. 렌호 씨는 결국 일본 국적이라는 걸 확실히 증명한다는 의미로 호적등본을 공개하진 않았다. 그러나, 결국은 같은 당내의 의원들이 앞장서서 일본인이라는 걸 증명하라는 혐오 공격으로 인해 민진당 당수를 물러났다. 그녀가 당수를 사퇴했더니 그렇게 난리 치던 일본인이라는 걸 밝히라는 소동도 거짓말처럼 끝이 났다. 그러므로 렌호 씨 국적이 일본인지 아닌지가 아닌 대만계인 그녀가 당수로서 활동하는 것이 꼴 보기 싫어 혐오 공격을 했다는 게 명백해지고 말았다. 렌호 씨는 여성으로서 수상의 좌에 가장 가까웠던 인물이었다. 이로서 일본에서 여성이, 외국계 정치가가 수상이 된다는 걸 먼 미래의 일로 만들고 말았다. 그 후 민진당의 행보를 보면 당수였던 렌호 씨를 혐오 공격했다는 것이 당수만이 아닌 자신들의 당을 공격해서 자멸하고 말았다는 걸 보여준다. 민진당 소속 의원들이 빠져나가고 현재 민진당은 제 일 야당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혐오 공격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 같지만, 공격을 하는 자신들도 같이 파괴된다는 걸 증명했다.

 

 

미즈하라 기코는 일본에서 잘 나가는 인기 모델이다. 이번에 소동이 나서 알게 된 것은 그녀가 미국인 아버지와 재일동포 어머니를 둔 사람이라는 것이다. 문제가 된 것은 그녀 자신이 아닌 재일동포 어머니를 뒀다는 출신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다. 미즈하라 기코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베스트셀러 소설 노르웨이의 숲의 영화에서 주인공의 친구인 미도리로 비중 있는 역으로 데뷔했다는 걸로 보면 처음부터 유망주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번에 공격의 타깃이 된 것은 표면적으로 인터넷에서 문제가 된 것에 대한 사과를 한 영상을 둘러싼 것이다. 그 사과는 주로 중국에 대한 것이었다. 거기에서 자신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출생을 밝히며 세계시민으로서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추구한다는 가치관을 피력했다. 야스쿠니 신사에서 사진과 욱일기에 관해 나돌고 있는 사진 두 장에 관해서 자신이 아니라고 밝히고 세 번째로 중국인 아티스트의 페북에 올린 천안문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1시간 후에 취소했다면서 자신이 경솔했다고 한 것이다. 그 사죄로 인해서 중국 네티즌의 오해가 풀리고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번에 그 걸 자신이 일본인이 아니라고 했다는 등 미즈하라가 거론하지 않은 것을 말한 것처럼 일본에서 문제 삼았다. 문제가 과열해지자, 2 채널(일베에 상당) 창설자가 나와서 "정치적이나 사상적인 걸 호소하고 싶은 나머지 말하지도 않은 걸 날조해서 말하는 사람들을 본다"고까지 했다. 다르게 말하자면 사실이 아닌 것에 근거해서 인종 차별적인 혐오발언(헤이트 스피치)을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진화에 나선 것이다.  

 

혐오 공격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실의 진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공격하는 타깃에 대해 공격할 재료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사실이던 아니던 빌미를 잡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 소동에 대학교수까지 참전을 했다. 헤이트(혐오) 소동에는 (공격하는 사람들이 가진) 차별이나 편견만이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언동에 문제가 있다는 식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식인 것이다. 본인의 언동(실은 출신)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혐오 공격을 받아도 된다는 논리가 된다. 항상 이런 식이다. 언뜻 보면 일리가 있고 공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이지메도 본인이 이지메 당할 만하니까 당한다고 한다. 인종차별이나 혐오가 아니라 본인이 잘못 했기 때문이라고 피해자를 공격하면서 가해자를 두둔한다. 그렇다면 성추행을 당하는 여자는 그럴만하니까 당한 것이고, 살해당하는 사람은 죽일 만하니까 죽인 것이라는 논리가 된다. 성추행범을 두둔하고 살인범을 두둔하게 되는 논리이다. 

 

한 여자를 놓고 '마녀사냥'을 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혐오 공격하는 쪽이 찌질해진다는 걸 모르나? 지금 일본에서 죽어라고 두드리는 혐오 공격은 언제 막을 내릴까? 갈 때까지 가야 하는 것 같다. 혐오 공격은 자신들 스스로를 공격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이런 혐오 공격으로 일본 사회가 풍비박산이 되어 엉망진창이 되어 가고 있다. 하긴, 주요 매스컴을 비롯해서 정부가 솔선해서 왜곡하고 혐오 공격을 주도하는 분위기가 있으니 보통사람들도 애국하는 심정으로 일치단결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다.

 

 

사진은 전철에서 찍은 미즈하라 키코의 광고와 사마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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